한국소설32 고스트라이터즈 - 김호연 고스트라이터즈 / 김호연 예담 / 리디셀렉트 처음에는 종잡을 수 없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장르도 주제도 뭔가 모호해서 '이게 뭐지?'란 느낌으로 읽어 내려갔다. '이게 뭐지?'란 느낌이 증폭된 순간은 연예인 차유나를 만나고 '고스트라이터' 능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이었다. 주인공 김시영은 4년 전 문학상을 받아 책을 출간한 작가이다. 하지만 이후 두 번째 책을 내지 못한 채 이카로스라는 웹소설 작가의 대필 작가를 하고 있다. 인기 웹소설 플랫폼에서 2위를 하고 있는 그가 쓴 작품은 이카로스가 다듬어 맛깔스러운 작품이 되었다. 여자친구와도 헤어졌다. 어려운 생활을 대필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는 것이 그의 현실이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납치되어 간 곳은 연예인 차유나에게였다. 그녀는 시영이 고스트라이.. 2020. 11. 14. 다윈영의 악의 기원 - 박지리 다윈영의 악의 기원 / 박지리 사계절 / 리디북스 여러면에서 굉장한 이야기임에 틀림 없다. 반전이 많은 소설이다. 스토리 상의 반전이 아니다. 소설 속의 요소들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반전이 많다.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이야기는 가상의 세상에서 펼쳐진다. 한국도 아니고 지구의 어느 곳임에는 분명하지만, 낯설고 묘한 세계이다. 모두 9지구로 나뉘어진 구역이 존재하며 1~9구역간의 환경이 굉장히 다르며 차별이 존재한다. 1구역에서는 모든 행정, 사법, 핵심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2~3지구는 상업지구에 속한다. 9지구는 60년전 일어났던 폭동 사건으로 인해 끔찍한 곳이 되어버렸다. 다윈 영은 소설 속의 주인공이다. 그는 문화부 차관이자 프라임스쿨의 위원장인 뛰어난 아버지 밑에서 수재 소리를.. 2020. 11. 13. 미남당 사건수첩 - 정재한 미남당 사건수첩 / 정재한 CABINET / 리디셀렉트 뭔가 표지나 제목과 소개글이 퍽 흥미로울 것 같아서 고른 책이다. 요즘 이런류의 가벼운 듯 무겁기도 하고 유쾌한 코지 미스터리쪽이 좋다. 특히 우리나라 코지 미스터리 쪽은 유쾌발랄하면서 꽤 즐거웠었다. 살롱드홈즈의 느낌이랄까. 하지만 미남당 사건수첩은 좀 더 묵직하게 사회 문제를 다루면서도 설정된 케릭터들이 무거움을 상쇄시켜준다. 즐겁고 가볍게 읽으면서도 씁쓸함과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한 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었다. 한준은 연남동의 유명한 박수무당이다. 그의 천재 여동생 혜준은 중학생 때 FBI를 해킹해 FBI에서 일도 하게 되었다. 하지만 2년 후 18살에 지장내 프로 게임단을 창단하려다가 잘렸다. 한준이 유명한 무당이 된 것은 바로 이 .. 2020. 11. 12. 검은 개가 온다 - 송시우 검은개가 온다 / 송시우 시공사 / 리디셀렉트 뭔가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의 송시우 소설 월드. 너무 우중충한 느낌이 아닐까 싶어 망설이다가 결국은 읽게 된 소설이다. 생각보다 소설은 담담히 이어진다. 억지스러운 감정적 소요가 없고 객관적이고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저자의 소설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검은개는 우울증을 뜻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정유정의 28처럼 개가 등장하는 끔찍한 이야기인가 싶어서 기피했다. 책 소개를 읽고 나서야 안심하고 읽을 수 있었다. 수줍음이 많고 조용하며 소극적인 성격의 전학수. 하지만 그는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특유의 유머감각을 갖고 있었다. 그는 우울증을 겪고 있었고 건축 설계 사무실을 다니고 있었다. 몸이 좋지 않아 조퇴를 하고 집에 도착했는데 2층과 3층 .. 2020. 9. 23.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 조선희 아홉 소리나무가 물었다 / 조선희 네오픽션 / 리디셀렉트 민담과 토속적인 요소로 공포를 만들어 낸 이야기다. 케릭터나 구성이나 흠 잡을 곳 없이 잘 짜여진 이야기였다. 너무 뻔하고 가볍지 않아서 좋았다. 공포스러운 존재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그것을 놀이로 엮어 개개인에게 다가오는 부분이 재미있었고 추리소설처럼 비밀과 진실에 차근차근 다가가는 방식 또한 흥미로웠다. 다만 아쉬운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우선 공포감이 너무 약하다. 명색이 공포소설인데 초반 정체를 모르는 존재들에 대한 공포스러움이 너무 약했다. 보는 내내 공포 소설인지 미스터리 소설인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단 한 번도 소름끼친 적이 없었단 말씀.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결말. 물론 이런식의 결말이 항상 존재해왔다. 특히 우리 나라 공포물.. 2020. 8. 4. 절망의 구 - 김이환 절망의 구 / 김이환 마카롱 / 리디셀렉트 2009년 멀티문학상 대상을 받은 작품. 책을 읽고 난 후에 시간이 지나간 뒤 표지와 제목을 듣고 스토리가 생생히 기억나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아! 이게 어떤 내용이었지?'하고 기억이 나지 않는 작품이 있다. 이 이야기는 한참 시간이 지나도 제목만으로도 그 독특한 소재가 떠오르는 기억에 오래 남는 작품에 속한다. 스토리 소개를 보고 엄청나게 흥미를 갖게 되었었다. 아포칼립스 스토리라면 무조건 관심을 갖는데 흔한 좀비나 핵전쟁 이후가 아닌 쌩뚱맞은 구가 나타나 세상을 멸망시키다니. 정말이지 흥미진진. 폴리팩스 부인을 다 읽은 뒤 앉은 자리에서 두어 시간만에 완독해 버렸다. 한 번 손에서 잡으면 그만 두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흡입력이 있고 재미있다. 주인공 남.. 2020. 7. 28. 컨설턴트 - 임성순 컨설턴트 / 임성순 은행나무 / 리디북스 세계문학상 수상작품이라 관심을 갖고 봤던 책 같다. 사놓고 역시나 오랫동안 묵혔다가 이번에 읽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술술 읽히고 재미있어서 놀랐다. 문학상 수상작에 대한 기대가 전혀 없다가 깜짝 놀란 작품이었다. 주인공의 직업은 컨설턴트이다. 그가 하는 일은 구조조정이다. 우리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IMF 때의 구조조정이 아니다. 한 사람의 삶을 낱낱이 조사해 죽음으로 몰아 넣는 과정이다. 자의로 죽음을 택하면 좋고 그렇지 않다면 그런 환경을 만들거나 그렇게 보이도록 꾸민다. 추리소설 작가가 꿈이였던 그는 '회사'와 '매니저'를 통해 일을 해내며 엄청난 연봉을 손에 넣는다. 그렇지만 그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죄책감 때문에 일을 그만두지도 않.. 2020. 7. 20. 폭설 외 - 김지원 폭설 외 / 김지원 작가정신 / 리디북스 이상문학상을 받은 저자 김지원. 리디북스에서 이 책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모르던 작가이다. 앞부분만 수번 읽었지만 영 진도가 나가지 않다가 마음을 단단히 잡고 끝까지 읽어나갔다. 폭설과 잠과꿈이라는 두 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는데, 두 소설은 비슷한 느낌이다. 폭설의 연장이 잠과꿈 같은 느낌이랄까. 저자가 미국에 이민 후 쭉 그쪽에서 생활을 해서 그런지 책의 주인공도 대부분 미국 사회에 속한 한인이다. 폭설의 주인공 진주는 이혼을 하고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여자이다. '기'라는 남자에게 끌리지만 그는 굉장히 자유롭고 마치 바람과 같은 남자이다. 결국 기와 결혼해서 함께 살지만 기는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이 주변에 있다. 그리고 진주에게도 연애를 하라고 권한다. 결국.. 2020. 7. 14. 이웃이 같은 사람들 - 김재희 이웃이 같은 사람들 / 김재희 시공사 / 리디북스 #스포일러를 포함하과 있는 리뷰입니다# 프로파일러 김성호의 첫번째 이야기였던 섬,짓하다를 나름 흥미롭게 봤다. 물론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그래도 기대를 갖고 후속작인 이웃이 같은 사람들을 보았는데...아. 이건 정말로 내 취향과는 전혀 맞지 않아서 아쉬웠다. 앞전에 언급했던 '사건'의 비중과 그에 따른 인과관계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로 긴박감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사건이나 전체적인 무게중심이 약간 기우뚱한 느낌이라고 할까. 스릴러 소설을 보는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의 경우는 긴박감과 스릴감, 흥미로움, 재미를 위해서 본다. 하지만 기대하는 것을 주지 않는 컨텐츠를 억지로 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한국 소설이고 경성 탐정.. 2020. 7. 8. 내가 사랑한 캔디, 불쌍한 꼬마 한스 - 백민석 내가 사랑한 캔디, 불쌍한 꼬마 한스 / 백민석 한겨레출판 / 밀리의서재 저자의 장원의 심부름꾼 소년을 읽다가 자전적 소설인 '이 친구들을 보라'를 읽고 몇 번 언급된 불쌍한 꼬마 한스가 궁금해졌다. 꼬마 한스의 이야기는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간 간호사 선애씨로부터 시작한다. 그녀가 이 곳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자 나는 조금 전과 약간 다른 장소, 약간 다른 시간으로 이동하는 전이 상태를 다시금 경험한다. 처음 전이 상태를 겪은 것은 새로 초등학교 저학년, 생긴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창 밖을 바라보았을 때였다. 마치 하늘에 낙서를 해놓은 듯한 '생선가시'를 처음 발견한 날이었다. 사서 선생님에게 물었지만 그녀는 그것이 무엇인지 더 크면 알려주겠다고 한다. 나는 정신과 의사를 만나 전이감에 대해 이야기를 .. 2020. 6. 29. 시트콤 - 배준 시트콤 / 배준 자음과모음 / 리디셀렉트 사실 이 책은 오랜만에 한가한 저녁을 즐기고 운동을 마치고 일찌감치 잠자리에 엎드려 리디페이퍼로 책을 읽다가 본 책이다. 3일 전부터 읽던 100세 노인을 다 읽고, 2일 전에 읽던 올리버 트위스트를 다 읽고, 한국 소설을 읽고 싶어 리디셀렉트의 목록을 쭉쭉 내려가며 (리디 셀렉트에는 한국 소설 수가 굉장히 적다는 것을 깨달았다, 장르 소설 제외하고 순수 문학 소설 말이다) 발견한 소설이다. 그 자리에서 단숨에 두어 시간만에 책을 완독했다. 재미있고 궁금해서 멈출 수 없었다. 오늘 읽은 책 중 가장 재미있었고 조금 과하다 싶은가 하면 기묘하게 뒤통수를 치는 것 같은 풍자와 시트콤 같이 어이없고 웃음이 나오는 상황이 진정으로 유쾌했다. 시작은 아무도 안 쓸 것 같은.. 2020. 6. 22. 소용돌이 - 전건우 소용돌이 / 전건우 엘릭시르 / 리디북스 밤의 이야기꾼들 이후 믿고 보는 작가가 된 전건우의 신작. 게다가 호러라 더더욱 기대 만땅으로 읽기 시작했다. 다 읽고 간략하게 평을 하자면, 기승전결 모두 좋은데 약간 밍밍하고 심심함. 밍밍하고 심심한 이유를 생각해보니 다름 아닌 '공포감'이다. 공포감에 좀 더 집중했다면 훨씬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물론 작가가 서문이고 후기에도 남겼듯이 '세상을 따뜻하게 보는 시선' 그런것들을 항상 글에 남기고 싶다고 한다. 물론 공감하고 좋다. 좋은데, 공포 소설에서 감정의 과잉이란...'공포'외의 감정이 많이 들어가면 아무래도 내용이 흩어지고 집중도가 떨어진다. 밤의 이야기꾼은 감정이 많이 들어가도 적당히 치고 빠지는 액자 소설 형식이라 호흡이 안 딸렸지만 소.. 2020. 6. 19.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