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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32

고시원 기담 - 전건우 고시원 기담 / 전건우 CABINET / 리디셀렉트 처음 제목만 보았을 때는 이전작처럼 공포 소설 단편을 모아 놓은 소설인 줄 알았다. 밤의 이야기꾼처럼. 하지만 의외로 장편 소설이였고 소용돌이와 살롱드홈즈의 중간에 놓인 과도기적 이야기임을 깨달았다. 크게 무겁지 않고 그렇다고 한없이 가벼워 나풀거리지 않으면서도 재미와 적절한 감동이 잘 뒤섞인 이야기가 전건우 작가의 이야기들이다. 고시원 기담도 그런 장점들이 잘 살아 있지만, 이야기면에서는 조금 아쉽다. 홍, 정, 최, 편, 깜 등 고시원에서 살고 있는 여러 인물들의 에피소드가 각각 소개되다가 뱀 사나이(괴물,얼음장)와 함께 맞서게 되며 하나로 모인다. 다소 황당할 수 있고 조금 루즈한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전건우 작가 특유의 흡입력 있는 이야기와 .. 2020. 6. 19.
버핏과의 저녁 식사 - 박민규 버핏과의 저녁 식사 / 박민규 아시아 / 리디북스 워렌 버핏에 대해서는 그저 부자이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투자자이다,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이 책을 읽고서 워렌 버핏과의 식사 자리가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 버핏은 대통령과의 만남을 뒤로 하고 원래 일정이었던 낙찰자와의 점심 약속을 위해 이동한다. 대통령은 버핏에게 '그들이 오고 있다'는 문제를 상의하는데 '그들'이 무엇인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다. 월가 시위와 교통 체증에 의해 약속시간에서 늦게 되는데 그가 만나기로 한 '안'이라는 남자는 평범하지 않다. 버핏이 흔히 알던 172만 달러를 낙찰받을 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28살의 젊은 동양인인데 사업가도 아니고 나이키 트레이닝 복을 입고 있다고 한다. 투자에 관심도 없어서.. 2020. 6. 19.
신을 받으라 - 박해로 신을 받으라 / 박해로 네오픽션 / 리디셀렉트 저자의 전작이 살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전작에 비해 엄청나게, 눈부시게 발전해서 정말이지 놀랐다. 전작이 케릭터와, 스토리, 공포 분위기, 관계 설정 등 전부 공포 소설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은 모든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전부 제거하고 이야기와 공포(무속신앙과 오컬트적인 느낌)에 집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제법 만족스럽게, 지루하지 않게 읽어갈 수 있었다. _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1876년 금생재륜교의 교주 장일손이 현령 김광신의 명령으로 천주교도로 몰려 망나니 석발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하늘이 어두워지고 핏빛 비가 내린다. 장일손의 내린 저주에 의해 목이 잘린 장일손을 계속 보던 석발은 선.. 2020. 6. 12.
고령화 가족 고령화 가족 / 천명관 문학동네 / 리디북스 ​ 천명관님의 고래를 읽고 그 힘있는 문체와 탁월한 이야기에 빠져 그 분의 대표작들을 한꺼번에 구입! 박해일, 윤여정, 공효진이 주연으로 출연했던 고령화가족 영화를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 작품이 천명관 작가님 소설이 원작인 줄은 몰랐었다. 고래랑 비교하자면, 고래에서 보여주었던 그 강력하고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의 강하고 힘있는 이야기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시선을 뗼 수 없는 이야기들과 그 안의 크고 작은 감동과 슬픔과 울림이 좋았던 소설이다. "일찍이 꿈을 안고 떠났지만 그 꿈은 혹독한 세상살이에 견디지 못하고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이 문장이 마음에 걸려 몇 번이나 반복해 읽었다. 그 떄마다 너무나 슬퍼졌다. "지루한 일상과 수많은 시행착오, 어리석은 욕.. 2015. 11. 4.
고래 고래 / 천명관 문학동네 / 리디북스 정유정님의 7년의 밤을 보고 동생과 했던 이야기가 있다. 아무리 문학을 보고 싶어도 도무지 지루해서 읽혀지지 않는다고 했던 이야기. 구입한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어제 밤에 읽기 시작해서 새벽3시까지 눈에 불을 켜게 했으며, 다음날 출근이 야속하도록 재미있고 흡입력 있던 이 이야기. 노파에서 금복으로 춘희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는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느껴졌다. 내용이 재미있다는 점에서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추리 소설을 읽듯이 글자를 따라가기에도 바쁘게 완전 빠져들어서 읽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면, 금복이 고래를 처음 보는 장면이다. 저렇게 거대하고 아름다운 물고기가 있다니. 하지만 죽은 고래를 낱낱이 분해하고 거대한 고래의 몸집이 조각조각 나는 장면을 보면서.. 2015. 11. 4.
낯익은 세상 낯익은 세상 / 황석영 문학동네 / 리디북스 2014.11.29 1. 개밥바라기 별은 사둔지 오래되었는데도 아직 못읽었다. 종이책보다 전자책에 더 익숙해져 간다. 2. 다소 어른같은 16살 소년. 딱부리. 착하고 순수한 아이. 땜통. 빼빼엄마. 만물상 할아범. 김서방네 꼬마. 3. 쓰레기장과 도깨비불. 너무 덤덤해서 더 마음이 쓰리고 먹먹한 기분. 이히-하는 땜통의 웃음이 들리는 것 같다. 4. 낯익은 세상이란... 소비하고 버리는 것이 익숙한, 소비를 위해서 사는 우리 세상인가? 작가의 말처럼 끔찍한 것을 끔찍하다 생각지 못하고 편의와 욕망을 위해 낯설은 세상도 낯익도록 익숙해 지는 것이 낯익은 세상인가...? 2015. 11. 3.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2014.7.2 "고독한 사람에 대해서 사람들은 늘 오해한다. 그들은 강하지도 않고 메마르지도 않았으며 혼자 있기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해도 사람은 늘 자기만의 고독을 갖고 있다. 우리 모두는 코코슈카의 잠 못 드는 연인처럼 서로를 껴안은 채 각기 푸른 파도의 폭풍우 속을 떠내려간다." 신경숙과 더불어 국내작가 중 가장 사랑하는 작가 은희경. 새의 선물을 처음 읽었을 때의 그 충격을 잊지 못하겠다. 하지만 둘 중 하나라면 신경숙쪽이 더 좋다. 잠시 이유를 생각해보니 같은 슬픔과 고독, 상실이라 하더라도 신경숙쪽이 더 따뜻하다. 관심이 서려있다. 여튼, 오랜만에 보는 은희경작가의 신간에 표지가 너무 예뻐서 끌렸는더 오랜만에 가슴을 휘어잡는 글과 아름다운 문장들을 읽고 나니 좋긴 좋.. 2015. 11. 3.
두근두근 내인생 2014.03.03 새벽에 이 소설을 보면서 눈물을 주륵주륵 흘렸다. 아무도 편지하지 않아 이후에 소설 보면서 이렇게 울기는 또 오랜만... 사실 내가 아름이에 대해, 아름이의 병과 삶에 대해 무얼 알 수 있을까. 죽음을 앞에 둔, 그러나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꿈을 꾸며 사랑하며 반짝반짝 빛나는 그들에 대해 감히 무어라 말 할 수 있을까. 우리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셨다. 딱 너 같은 딸 낳아서 키워봐라. 자식을 낳아봐야 진짜 어른이 된다. 가끔은 확인해 보고 싶다. 내가 자식을 낳아 키우게 된다면 다른 훌륭한 엄마들처럼 부족함 없이 사랑을 주며 성실하게 키울 수 있을까. 17살 미라와 대수는 철 없고 세상 모르는 어린 아이들이었지만, 아름을 통해 어른이 되었다. 하지만 눈빛, 두 눈 속에 담긴 기운이.. 2015.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