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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소설15

이반 일리치의 죽음 - 톨스토이 이반 일리치의 죽음 / 레프 톨스토이 펭귄클래식 / 리디북스 읽은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독서 모임으로 다시 읽게 되었다. 다시 읽어도 너무 좋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일반적인 죽음'이라고 느껴진다. 통계청의 통계에 따르면 사고나 자살의 경우를 제외하고 질병으로 죽는 경우가 전체 사망의 70% 이상이 된다고 한다. 그 말은 나의 죽음 또한 질병으로 인한 죽음이 될 가능성이 70% 이상이란 이야기다.(건강 관리에 신경 좀 써야 하겠다) 그만큼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흔한 죽음, 일반적인 죽음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또한 당연하게도 이반 일리치 자신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이반 일리치에게 자기 자신은 언제나 아주 특별한, 일반적인 인간과는 전혀 다른 그런 존재였다. '나'는 가장 특별하고 일반적인 인.. 2022. 10. 12.
우아한 거짓말 - 김려령 우아한 거짓말 / 김려령 창비 / 리디북스 잘 모르겠다. 우울증이 사람의 정신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 어떻게 삶의 의지를 야금야금 갉아먹어 가는지. 그저 책을 읽고 짐작해 본다. 내가 '자살'에 대해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했던 때를 떠올리면, 집으로 가는 길의 높다란 다리가 생각난다. 한탄강의 마른 바닥이 휑하게 들여다보이던 강바닥을 보며 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죽을까? 다리쪽 먼저 떨어지면 상해만 입을 지도 모르겠다, 머리부터 떨어져 바위에 머리를 박는다면 확실하게 죽음에 이를 수 있는가? 그런 생각을 하며 다리를 건넜던 것 같다. 그 당시 나는 내 나이로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의 빚을 지고 있었고, 그것을 가족에게 숨기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매번 다리를 보며 이어졌던 자살충동에 가까운.. 2022. 9. 12.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문학동네 / 리디북스 구입 자체는 꽤 오래전에 (책이 초판 발매된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에) 구입한 것 같은데 이제서야 읽었다. 리디북스 내서재에 있는 한국 소설을 털어내기로 마음 먹고 구입한 순서대로 읽고 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읽게 된 한국 소설이다. 이후 엄청나게 유명해지고 알려져서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원작 영화와 원작 소설이 있을 경우, 무조건 원작 소설부터 읽고 영화를 본다는 내 원칙에 따라 영화를 볼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음에도 꾹꾹 참았다. 이렇게 금방 읽힐줄 알았으면 진작 읽었을걸(앉은 자리에서 완독했다!) 한 편의 완벽한 스릴러 소설을 보는 기분이었다. 읽는 내내 긴장감이 가득하고 알츠하이머 병을 앓는 연쇄살인범(나이가 70이라 25년전에 은퇴(?) 했다)이 .. 2022. 8. 26.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프랑수와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프랑수와즈 사강 민음사 / 동두천시립도서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누가 묻는다면 나는 단번에 대답할 것이다. 아니요. 그리고 덧붙이겠지. 난 라흐마니노프를 좋아해요. 특히 피아노 협주곡 1번의 2악장을 사랑해서 수 백번은 들었답니다. 차갑고 스산하고 러시아 겨울의 쓸쓸한 풍경이 떠오르는 도입부부터 밤하늘의 별이 반짝반짝 거리는 것 같은 후반까지, 아름다운 곡이니 꼭 한 번 들어보세요. 브람스는 교향곡 3번 3악장 정도만 가끔 듣는 정도에요. 소설 속에서 브람스를 좋아하냐고 묻는 것은 시몽이다. 그는 25살의 젊고 매력적이고 눈에 띄게 잘생긴 청년이다. 질문에 대답을 하는 사람은 폴이다. 한 번 결혼했었던 39살의 그녀는 6년이나 만난 로제라는 연인이 있다. 이야기는 단순하다. .. 2022. 8. 2.
지구 끝의 온실 - 김초엽 지구 끝의 온실 / 김초엽 자이언트북스 / 밀리의서재 제목과 표지는 아주 말랑말랑한 이야기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나 이야기의 배경은 끔찍한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더스트라는 먼지가 지구를 뒤덮어 사람과 동물, 식물을 모두 죽여가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돔 시티를 만들어 그곳에서 생존한다. 이야기는 더스트로 인한 아포칼립스가 종식되고 재건이 된 지 70년, 아영이라는 식물학자가 모스바나라는 식물이 기이하게 급증하는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녀는 모스바나를 연구하기 위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학회에 다녀오며 랑가노의 마녀를 만난다. 랑가노의 마녀들은 에티오피아의 재건에 도움이 된 유명한 사람들로 병원과 의약품이 없던 더스트 종식 이후에도 약초를 이용한 민간 치료로 유명했던 자.. 2022. 7. 31.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작별하지 않는다 / 한강 문학동네 / 리디북스 채식주의자. 처음 접한 한강의 책이었다. 뭐랄까. 기괴하고 놀랍고 충격적이었다. 한 여자의 깊숙한 곳에 들어차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공허함 같은 것에 마음이 쓸렸다.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기행을 일삼는 주인공에게 공감이 갔고, 주변 사람들과 이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했다. 독서 모임에서도 채식주의자로 이야기를 나눈적도 있었다. 두번째 접한 한강의 책이다. 분명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면 노멀하게 남.여 주인공이 나올거라 생각했다. 초반에 명료하게 시작한다. 경하의 준비와 유서, 그리고 인선과의 인연, 그녀의 부름. 인선에게 간 경하는 그녀의 손가락이 절단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가 키우고 있는 앵무새 '아마'를 위해 제주도로.. 2022. 4. 27.
분노의 포도2 -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2 / 존 스타인벡 민음사 / 리디북스 고발조차 할 수 없는 범죄가 저질러지고 있다. 울음으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 있다. 다른 모든 성공을 뒤엎어 버리는 실패가 있다. 비옥한 땅, 곧게 자라는 나무들, 튼튼한 줄기, 다 익은 열매. 그런데 펠라그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은 그냥 죽어 갈 수 밖에 없다. 오렌지가 이윤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검시관들은 사망 증명서에 사인을 영양실조로 적어넣을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일부러 식량을 썩히고 있기 때문에(...) 산처럼 쌓인 오렌지가 썩어 문드러지는 것을 지켜본다. 사람들의 눈속에 패배감이 있다. 굶주린 사람들의 눈 속에 점점 커져 가는 분노가 있다. 분노의 포도가 사람들의 영혼을 가득 채우며 점점 익어 간다. 수확기를 향해 점점 익어.. 2021. 9. 29.
분노의 포도1 - 존 스타인벡 분노의 포도1 / 존 스타인벡 민음사 / 리디북스 존 스타인벡은 대표적인 미국의 작가이다. 유명한 미국의 작가로는 피츠제럴드,케루악,샐린저,업다이크,오헨리,포,마크트웨인, 그리고 헤밍웨이가 있다. 미국 작품들은 장르 소설을 주로 읽어와서 문학은 좀 부담스럽다. 사실 '문학' 소설 자체가 조금 부담스러운 느낌이다. 장르 소설은 사건에 집중하지만 문학 소설들은 본질에 집중하며 주변의 세세한 것들을 담아낸다. 주변의 세세한 것들은 그들의 생활, 환경, 역사, 주거지, 습관, 언어 등등 이 모든것들이 담겨 있고 서양의 그것도 미국의 과거 모습은 너무나도 낯설다. 그럼에도 그들의 이야기에는 알 수 없는 매력이 있고 흡입력이 있다. 존 스타인벡의 경우 어느 책에서 존 업다이크와 함께 미국 문학을 찬양하는 글에서 얼.. 2021. 9. 24.
열정 - 산도르 마라이 열정 / 산도르 마라이 솔 / 알라딘 삶에서 만난 책 중 가장 좋았던 것이 무엇이나고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없이 열정을 꼽는다. 재독이 거의 없는 내게 수 번 읽은 단 하나의 책이기도 하다.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선물한 책이기도 하다. 무엇이 이토록 내 마음을 끌었을까. 인생을 살 만큼 살아본 노인의 독백이라는 점이 마음을 끈다. 그의 인생은 다양한 축복, 불행으로 점철되어 있다. 그는 인생을 오래 산 사람의 통찰력이 있고 아직도 타오르는, 불씨가 꺼지지 않은 열정 또한 간직하고 있다. 그의 독백이 뱉어내는 우정과 사랑, 사람들, 음악, 삶 등 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속에 어떠한 깨달음이, 혹은 작은 알음이 생겨난다. 우리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쉽게 넘길 수 없다. 시간이 흐를때마다 그가.. 2021. 3. 30.
달과 6펜스 - 서머싯 몸 달과 6펜스 / 서머싯 몸 민음사 / 리디북스 과거에 이 책을 읽었었다. 이 소설이 고갱의 삶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것과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섬으로 들어가 그림을 그리다 그 곳에서 죽었다는 것, 고갱 그림의 강렬한 색채만 떠올랐다. 굿나잇 독서 모임을 통해 다시 읽게 되었다. 꼭 한 번 다시 읽고 싶은 책이기도 했다. 다시 읽어보니 예전에 느꼈던 것과 비슷한 느낌은 여전히 강렬하게 다가왔고 전혀 색다르게 다가온 것도 있다. '나(화자)'는 젊은 소설가였고 예술가에게 관심이 많던 스트릭랜드 부인을 소개 받고 그녀와 가까워진다. 그녀에게는 증권 중개인인 남편이 있고 두 명의 자식이 있다. '나'는 찰스 스트릭랜드와 식사도 한다. 그는 별 특징없는 매우 평범한 사람이었다. 불현듯 찰스 스트릭랜드가 가족과 .. 2021. 3. 22.
더셜리클럽 - 박서련 더셜리클럽 / 박서련 민음사 / 리디북스(굿나잇독서) 사랑스러운 책이다. 기본적인 포맷은 러브 스토리지만, 해외, 호주를 배경으로 공동체와 자신, 가족, 친구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러브 스토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더셜리클럽에서 매료 되었던 것은 '셜리 클럽'이었다. 이름이 '셜리'이면 가입할 수 있는 클럽이다. 해외에서 '셜리'란 이름이 어떤 느낌을 주는지 알 수 없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셜리는 우리나라의 말자, 숙자 뭐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한다. 젊은이들 보다 중년 이상 노인들이 클럽에 많은 이유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노인, 특히 할머니가 나오는 소설이 좋다. 서양의 할머니가 주는 이미지-뜨개질을 하며 다정하고 사려깊고 차를 내어주고 좋은 충고를 하고 인생의 연륜이 느껴지는-가 참 좋다. 폴리펙스 .. 2021. 1. 17.
다윈영의 악의 기원 - 박지리 다윈영의 악의 기원 / 박지리 사계절 / 리디북스 여러면에서 굉장한 이야기임에 틀림 없다. 반전이 많은 소설이다. 스토리 상의 반전이 아니다. 소설 속의 요소들이 갖고 있는 여러가지 반전이 많다. *스포일러가 포함된 리뷰입니다* 이야기는 가상의 세상에서 펼쳐진다. 한국도 아니고 지구의 어느 곳임에는 분명하지만, 낯설고 묘한 세계이다. 모두 9지구로 나뉘어진 구역이 존재하며 1~9구역간의 환경이 굉장히 다르며 차별이 존재한다. 1구역에서는 모든 행정, 사법, 핵심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2~3지구는 상업지구에 속한다. 9지구는 60년전 일어났던 폭동 사건으로 인해 끔찍한 곳이 되어버렸다. 다윈 영은 소설 속의 주인공이다. 그는 문화부 차관이자 프라임스쿨의 위원장인 뛰어난 아버지 밑에서 수재 소리를.. 2020. 11.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