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셜리클럽 / 박서련
민음사 / 리디북스(굿나잇독서)
사랑스러운 책이다.
기본적인 포맷은 러브 스토리지만, 해외, 호주를 배경으로 공동체와 자신, 가족, 친구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러브 스토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더셜리클럽에서 매료 되었던 것은 '셜리 클럽'이었다.
이름이 '셜리'이면 가입할 수 있는 클럽이다. 해외에서 '셜리'란 이름이 어떤 느낌을 주는지 알 수 없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셜리는 우리나라의 말자, 숙자 뭐 이런 느낌이 아닐까 한다.
젊은이들 보다 중년 이상 노인들이 클럽에 많은 이유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노인, 특히 할머니가 나오는 소설이 좋다.
서양의 할머니가 주는 이미지-뜨개질을 하며 다정하고 사려깊고 차를 내어주고 좋은 충고를 하고 인생의 연륜이 느껴지는-가 참 좋다.
폴리펙스 부인이나 미스 마플 류의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간단히 줄거리를 말하자면,
호주로 워킹비자를 받아 와 있는 설희는 페스티발에서 셜리클럽을 알게 되어 가입했고,
그들을 따라 들어간 스포츠펍에서 S를 만난다.
한국인 할머니를 둬서 한국어를 배우는 독일 사람 S와 호주에 와 있는 한국인 설희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사랑을 키워 나가게되는데, 설희가 공장에서 잘리게 되고, 갑자기 S와 연락이 닿지 않아 수소문하던 중그가 울루루로 향했다는 말을 듣고 그곳으로 떠난다. 울루루로 향한 셜리를 위해 다른 셜리 클럽의 멤버가 도와준다. 셜리와 에밀리 쌍둥이 할머니는 셜리를 자신들이 운영하는 숙박업소에 묵게 해준다. 그곳에서 머물며 S의 친구인 피터와 린다를 만났지만 S는 만날 수 없었다. 결국 쿼카를 보러 간 S를 찾으러 퍼스까자 가게 되는 설희는 그곳에서도 셜리의 도움을 받고 로스네스트 섬에서 S를 다시 만나게 된다. 두 사람은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호주 전역에 있는 셜리 클럽의 멤버들은 주인공 셜리(설희)가 어디를 가든 도움을 준다.
이름이 같을 뿐인데 '셜리 클럽'이 주는 든든함은 어마어마하다.
가족도, 친구도, 연인도 없는 해외다.
함께 일하는 같은 나라 사람은 그녀를 궁지에 몰아 넣는다. 그녀를 따돌린다.
마스터도 룸메이트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도.
'더셜리클럽'의 멤버들은 다르다. 그녀가 어디를 가든 이름이 같은 클럽원이라는 이유로
숙박도 시켜주고, 온갖 도움을 준다. 어디서도 느끼기 힘든 호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 안에서 우리가 된다.
'우리'의 조건은 무엇일까.
더셜리클럽의 조건은 바로 셜리라는 이름이었다.
나는 어떤 '우리'를 만들고 싶나.
'우리'를 만들 수 있는 조건은 무엇일까.
그런 생각을 해 본 시간이었다.
'책리뷰3) 문학소설,에세이,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기여 잘 있거라 - 어니스트 헤밍웨이 (0) | 2021.02.18 |
---|---|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 이길보라 (0) | 2021.02.08 |
난 공포소설가 - 전건우 (2) | 2020.11.17 |
다윈영의 악의 기원 - 박지리 (0) | 2020.11.13 |
죽은 자의 집 청소 - 김완 (0) | 2020.09.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