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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12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문학동네 / 리디북스 구입 자체는 꽤 오래전에 (책이 초판 발매된지 얼마 안 되었을 무렵에) 구입한 것 같은데 이제서야 읽었다. 리디북스 내서재에 있는 한국 소설을 털어내기로 마음 먹고 구입한 순서대로 읽고 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읽게 된 한국 소설이다. 이후 엄청나게 유명해지고 알려져서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원작 영화와 원작 소설이 있을 경우, 무조건 원작 소설부터 읽고 영화를 본다는 내 원칙에 따라 영화를 볼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음에도 꾹꾹 참았다. 이렇게 금방 읽힐줄 알았으면 진작 읽었을걸(앉은 자리에서 완독했다!) 한 편의 완벽한 스릴러 소설을 보는 기분이었다. 읽는 내내 긴장감이 가득하고 알츠하이머 병을 앓는 연쇄살인범(나이가 70이라 25년전에 은퇴(?) 했다)이 .. 2022. 8. 26.
쾌락독서 - 문유석 쾌락독서 / 문유석 문학동네 / 시립도서관 개인주의자로 처음 만나 본 문유석 전판사, 현작가의 책이다. 독서에 관한 책을 읽다가 발견했다. 첫장을 읽는 순간부터, '범상치'않음을 느꼈다. 아, 이거 재미있는 책이겠구나. 재미있는 책이 어떤 책인가. 보통 산문과 에세이는 재미없다. 그럼에도 보는 이유는 뛰어난 사유를 글로 풀어주시는 김훈과 황현산 같은 저자들의 책때문이다. 그것이 아니면 신경숙이나 이슬아 같이 아름답고 뛰어난 문장을 보는 즐거움이다. 하지만 문유석 작가의 책은 두 부류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거기에 위트와 유머가 있다. 예를 들어 신경숙의 아르미안의 네 딸들을 언급하며 '레 마눌'을 말했을 때는 현웃이 확 터졌다. 낄낄낄. (아르미안의 네 딸들을 보지 못했다면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 2022. 8. 22.
여름의 빌라 - 백수린 여름의 빌라 / 백수린 문학동네 / 리디북스 불현듯 그녀는 자신이 지금껏 누구에게도 떼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일찍 철이 든 척 했지만 그녀의 삶은 그저 거대한 체념에 불과했음을. 아직은 집에 가지 않을래요 - 백수린 이 책의 마지막 단편, 아카시아 숲, 첫 입맞춤을 읽으면서 잊고 살았던 초등학교 때 친구가 생각났다. 어린 시절, 모범생이고 반장을 하던 초등학생 시절에 남면에서 전학왔던 통통한 아이. 통통한 얼굴이 붉고 곱슬머리에 눈이 크던 주희. 한 동네에서 오래 알고 지낸 토박이 아이들 틈에 주희는 잘 끼지 못했다. 남자 아이들은 돼지라고 주희를 놀려댔다. 강변에 조립식 집을 지어 살던 주희는 아무리 베풀고 잘해주어도 친구들이 별로 없었다. 주희는 남면의 친구들을 그리워했다. 나도 한 번 주희를 따라.. 2022. 7. 30.
폴링엔젤 - 월리엄 요르츠버그 폴링엔젤 / 월리엄 요르츠버그 문학동네 / 알라딘중고 러스웰에서 추천한 글이다. 특히나 번역자이신 러니님께서 극찬한 소설이고 오컬트 스릴러 중 최고라고 한 소설이다. 초중반에는 내내 쫓아가기만 해서 답답한 기분이 들었는데 중후반에 가서는 책장이 어떻게 넘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빠르게 읽어 내려갔다. 굉장히 흥미롭고 또 놀라웠다. 뒷편에 설명에 하드보일드와 오컬트, 호러, 충격의 결망, 근친 등등의 여러가지 설명들이 하나도 틀린 설명이 없어서 감탄했다. 해리 엔젤은 사립 탐정이다. 그는 사이퍼라는 사람의 의뢰로 자니 페이버릿이라는 전쟁 전 스윙가수를 찾는 일을 맡게 되었다. 그의 본명은 조너선 리블링이고 전쟁에서 부상당해 병원에 입원한 뒤 사라졌다. 사이퍼는 자니 페이버릿과 게약을 했고 그가 사망시 담보를 .. 2021. 4. 29.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 조엘 디케르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 조엘 디케르 문학동네 / 리디북스 1975년 8월 30일. 한 여자애가 뛰어가고 그 뒤를 어떤 남자가 따라간다. 열 다섯살 놀라 켈러건이 사라진 사건이었다. 실종 이후 33년이 지난 2008년 10월. 주인공 골드먼은 두번째 책으로 33년전 사라진 놀라 켈러건과 그에 얽힌 해리 쿼버트 책을 출간한다. 책 출간 8개월전으로 이야기는 돌아간다. 마커스 골드먼은 첫 책을 성공 시킨 뒤 두 번째 책을 집필하지 못해 출판사의 압박을 받는다. 그는 뉴햄프셔의 오로라에서 사는 해리에게 도움을 청한다. 해리는 학생때처럼 그에게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권한다. 해리는 악의 기원이란 책으로 문학상을 수상한 뒤 미국의 자랑인 유명한 작가였다. 그가 교수였을 때 제자였던 마커스는 우연한 계기로.. 2021. 2. 15.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 이길보라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서 / 이길보라 문학동네 / 리디북스 독서모임 책이라 읽게 된 에세이다. 독특한 이력의 저자의 프로필이 인상적이다. 코다(CODA - Children Of Deaf Adult)인 이길보라는 고등학생 때 아시아 8개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고 로드스쿨러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반짝이는 박수소리란 다큐를 제작했고 같은 제목의 책도 냈다. 이 책은 그녀가 네델란드로 유학을 가게 된 계기와 배경, 그리고 유학생활을 통해 느끼는 점들을 담았다. 책에서 몇 번이나 언급되었듯이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이 합법이 된 나라. 총리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나라. 네델란드는 나에게 자유로움과 폭넓음, 가능성이 가득한 나라였다. 만약 이민을 가게 된다면 네델란드로 가고 싶다 생각했고 네델란드도 다른 유럽.. 2021. 2. 8.
안나 카레니나 -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 톨스토이 문학동네 / 리디북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안나 카레니나란 소설에 대한 정보는 이것뿐이었다. '안나 카레니나란 여자가 불륜을 저지른다' 우선 아주 단순한사전 정보만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예상과는 다소 다른 내용에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뭉른 스테판 아르카디이치 오블론스키는 키티의 언니인 돌리의 남편이자 안나 카레니나의 오빠이다. 키티는 돌리의 여동생이며 스테판의 친구인 레빈은 그녀(키티)를 사랑한다. 하지만 키티의 마음은 브론스키라는 장교에게 가 있다. 스테판의 바람으로 인해 돌리를 달래고자 모스크바로 안나가 찾아오고 키티는 그녀에게 반하여 가까이 지내고 싶어하지만 안나는 키티가 사랑하는 브론스.. 2020. 6. 18.
고령화 가족 고령화 가족 / 천명관 문학동네 / 리디북스 ​ 천명관님의 고래를 읽고 그 힘있는 문체와 탁월한 이야기에 빠져 그 분의 대표작들을 한꺼번에 구입! 박해일, 윤여정, 공효진이 주연으로 출연했던 고령화가족 영화를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 작품이 천명관 작가님 소설이 원작인 줄은 몰랐었다. 고래랑 비교하자면, 고래에서 보여주었던 그 강력하고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의 강하고 힘있는 이야기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시선을 뗼 수 없는 이야기들과 그 안의 크고 작은 감동과 슬픔과 울림이 좋았던 소설이다. "일찍이 꿈을 안고 떠났지만 그 꿈은 혹독한 세상살이에 견디지 못하고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이 문장이 마음에 걸려 몇 번이나 반복해 읽었다. 그 떄마다 너무나 슬퍼졌다. "지루한 일상과 수많은 시행착오, 어리석은 욕.. 2015. 11. 4.
고래 고래 / 천명관 문학동네 / 리디북스 정유정님의 7년의 밤을 보고 동생과 했던 이야기가 있다. 아무리 문학을 보고 싶어도 도무지 지루해서 읽혀지지 않는다고 했던 이야기. 구입한지는 꽤 오래되었는데 어제 밤에 읽기 시작해서 새벽3시까지 눈에 불을 켜게 했으며, 다음날 출근이 야속하도록 재미있고 흡입력 있던 이 이야기. 노파에서 금복으로 춘희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는 마치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느껴졌다. 내용이 재미있다는 점에서는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추리 소설을 읽듯이 글자를 따라가기에도 바쁘게 완전 빠져들어서 읽었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면, 금복이 고래를 처음 보는 장면이다. 저렇게 거대하고 아름다운 물고기가 있다니. 하지만 죽은 고래를 낱낱이 분해하고 거대한 고래의 몸집이 조각조각 나는 장면을 보면서.. 2015. 11. 4.
마지막 정육점 마지막 정육점 / 김도연 문학동네 / 리디북스 "생각해보니 스무 살이 넘으면서부터 살아온 날들 대부분이 무엇에 홀려서 끌려다닌 것처럼 느껴졌다." 대체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싶었다. 시작부터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고 시대는 이승만 시절이었다가 디스코텍에서 춤을 추는 젊은이들도 등장한다. 갑작스레 소개 되는 여러 등장인물과 왔다갔다 하는 시대 배경. 이 소설에서는 시간의 흐름대로 진행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초중반까지 이것 때문에 집중을 못하고 지루함을 느꼈지만, 이에 익숙해지자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떠돌아다니는 도식과 옥자를 쫓아 함께 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그들의 삶에 느껴지는 바가 없고 공감가는 부분이 없었다. 아마도 절이 중요한 공간이고 불교적 사상이 배경이 되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 옥자와 .. 2015. 11. 4.
낯익은 세상 낯익은 세상 / 황석영 문학동네 / 리디북스 2014.11.29 1. 개밥바라기 별은 사둔지 오래되었는데도 아직 못읽었다. 종이책보다 전자책에 더 익숙해져 간다. 2. 다소 어른같은 16살 소년. 딱부리. 착하고 순수한 아이. 땜통. 빼빼엄마. 만물상 할아범. 김서방네 꼬마. 3. 쓰레기장과 도깨비불. 너무 덤덤해서 더 마음이 쓰리고 먹먹한 기분. 이히-하는 땜통의 웃음이 들리는 것 같다. 4. 낯익은 세상이란... 소비하고 버리는 것이 익숙한, 소비를 위해서 사는 우리 세상인가? 작가의 말처럼 끔찍한 것을 끔찍하다 생각지 못하고 편의와 욕망을 위해 낯설은 세상도 낯익도록 익숙해 지는 것이 낯익은 세상인가...? 2015. 11. 3.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2014.7.2 "고독한 사람에 대해서 사람들은 늘 오해한다. 그들은 강하지도 않고 메마르지도 않았으며 혼자 있기를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해도 사람은 늘 자기만의 고독을 갖고 있다. 우리 모두는 코코슈카의 잠 못 드는 연인처럼 서로를 껴안은 채 각기 푸른 파도의 폭풍우 속을 떠내려간다." 신경숙과 더불어 국내작가 중 가장 사랑하는 작가 은희경. 새의 선물을 처음 읽었을 때의 그 충격을 잊지 못하겠다. 하지만 둘 중 하나라면 신경숙쪽이 더 좋다. 잠시 이유를 생각해보니 같은 슬픔과 고독, 상실이라 하더라도 신경숙쪽이 더 따뜻하다. 관심이 서려있다. 여튼, 오랜만에 보는 은희경작가의 신간에 표지가 너무 예뻐서 끌렸는더 오랜만에 가슴을 휘어잡는 글과 아름다운 문장들을 읽고 나니 좋긴 좋.. 2015. 11.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