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 톨스토이
문학동네 / 리디북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안나 카레니나란 소설에 대한 정보는 이것뿐이었다. '안나 카레니나란 여자가 불륜을 저지른다' 우선 아주 단순한사전 정보만 갖고 읽기 시작했는데..., 예상과는 다소 다른 내용에 여러 인물이 등장한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인뭉른 스테판 아르카디이치 오블론스키는 키티의 언니인 돌리의 남편이자 안나 카레니나의 오빠이다. 키티는 돌리의 여동생이며 스테판의 친구인 레빈은 그녀(키티)를 사랑한다. 하지만 키티의 마음은 브론스키라는 장교에게 가 있다.
스테판의 바람으로 인해 돌리를 달래고자 모스크바로 안나가 찾아오고 키티는 그녀에게 반하여 가까이 지내고 싶어하지만 안나는 키티가 사랑하는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진다.
브론스키는 안나를 따라 페테르부르크로 향하지만 그녀는 처음에는 그의 사랑을 거절하지만 점차 그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한편 키티는 배신감과 모욕감에 병이 들지만 종교적인 귀의와 바레니카라는 친구를 만나 병도 낫고 삶의 중요한 것을 깨닫지만 그 또한 허상이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여기까지가 대략적으로 줄인 1권의 스토리이다.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의 입장과 사상, 생활들을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꽤 지루하지만 그럭저럭 일권을 다 읽고 나니 과연 키티와 레빈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이며 그녀의 중요한 깨달음은 어떻게 이어질 것이며 과연 안나는 브론스키와의 관계를 어떻게 할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2권은 간단히 말해서 지루했다. 러시아의 이러저러한 상황과 주변의 정치적인 배경등을 설명하는 부분도 많고, 문화와 사회적, 시대적 배경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읽기에는 따분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이야기는 진행된다.
안나는 브론스키의 아이를 임신하고 남편에게서 떠나간다. 레빈은 결국 키티와 만나 그녀와 결혼한다.
안나는 브론스키와의 사이에서 딸을 낳지만 큰 아들에 대한 그리움에 괴로워한다. 그리고 그와의 관계 때문에 서로 많은 것을 잃어가며 그에 대해 괴로워한다.
2권에서 가장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우선 안나 카레니나의 목차에는 부제목이 없는데, 딱 하나 5부에 부제목이 붙어있다.
20. 죽음 챕터는 레빈이 자신의 형인 니콜라이의 죽음을 접하는 부분이다. 그는 키티와 함께 형에게 가는데 처음에는 불만스러웠지만 결국 그녀에게 매우 고마워하고 그녀를 존경하게 된다. 하지만 니콜라이의 죽음은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는 괜찮아졌다가 아파졌다가 반복하고 그 과정에서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치져간다.
이전에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서도 느꼈지만, 톨스토이가 '죽음'을 서술하는 부분은 진심으로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서 너무나도 리얼하다.그리고 항상 죽음을 가슴 깊이 묵직하게, 새롭게 느끼게 한다.
지금까지 읽은 부분 중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었다.
안나는 계속 브론스키의 사랑을 의심한다. 여전히 아름답고 우아하고 부유한 상황의 그녀는 외적인 상황과는 다르게 그녀는 점차 피폐해져 간다. 모든 것을 잃은 안나에게 브론스키의 사랑은 유일한 동아줄이었는데 그것은 점차 균열이 생긴다.
내 사랑은 차츰 열정적이고 이기적으로 되어가는데 그이의 사랑은 점점 식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들의 마음이 멀어지는 원인이다.
안나 카레니나 - 레프 톨트토이
이 세상 모든 사랑의 종말이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여자와 남자의 사랑의 발화점이 다르다는 것. 하지만 안정적인 사랑은 그 형태와 모습을 바꾸며 사랑을 이어간다. 순수하게 남녀간의 사랑은 종말로 끝나지만, 그 사랑을 기반으로 우정, 신뢰, 연민, 애착 등 좀 더 다양하고 폭넓은 사랑의 감정으로 확산된다. 그렇게 가족이 되거나 혹은 관계가 끝맺음되거나.
안나 카레니나는 이미 가족의 모든 것, 혹은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버렸기 때문에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그이의 사랑'뿐이었을 것이다. 아무리 자신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노력해봐도 '그이의 사랑'에 집착하면 할수록 그녀의 시야는 좁아지고 기반은 불안정해질 수 밖에 없었다.
전남편은 이혼을 해주지 않고 그녀의 아들 세르쥐아는 그녀를 피하게 된다. 그녀는 독서와 다른 여러가지에 관심을 갖고 시도해보고 글도 쓴다. 브론스키를 닮은 딸을 사랑할 수 없던 그녀는 양녀도 입양해 보지만, 결국 그녀에게 남은 것은 브론스키의 사랑 뿐이고 유일하게 쥐고 있던 그 희망마저도 잃은 그녀는 기차역에서 뛰어 내려 생을 마감하고 만다.
그녀의 죽음과는 전혀 다르게 레빈은 키티를 통해 아들을 얻게 되고 자신을 괴롭혀 온 여러가지 문제들을 고심하며 결국 삶의 진실을 직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레빈의 가족과 안나의 가족의 삶을 함께 비추어 보여주며 사랑과 가족과 생과 죽음, 신앙과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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