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크로이드 살인사건 / 아가사 크리스티
황금가지 / 리디북스
*리뷰에 스포일러가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은 정말 고전적이다. 뭐랄까. 최근 즐겨보는 유럽권 스릴러 소설의 경우는 사건의 트릭이라던가 알리바이, 범인 찾기보다는 사건의 서사와 범인의 배경, 동기와 수사관들의 개인사 이런것들이 잘 어우러져 있다. 요컨데, '이야기'에 치중해 있다면 과거 혹은 일본의 추리 소설들은 '퀴즈'쪽에 조금더 무게가 실려 있다고 할까.
전자는 범인을 찾기가 힘들다. 저자가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혹은 서사적인 즐거움과 구성을 위해 저자는 범인의 정보를 감추며, 그의 범죄적인 면, 일부 극단적인 면만을 내비칠 뿐이다. 그의 개인적이고 일상적인 면은 철저히 감추어 둔다.
그에 비해서 후자는 범인의 대부분의 정보를 노출해준다. 독자에게 모든 정보를 오픈한다. 독자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 정확히는 아니더라도 범인의 윤곽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여러가지 트릭과 심리적인 기법들은 이후에 많은 추리소설에 영향을 주었다.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도 그렇다.
화자가 범인일 것이라니!
이미 이런 소설을 많이 접해 본 나는 중후반 이후부터 아, 이 의사 양반이 조금 의심스럽구만 하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었다. 론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추론을 통해서가 아닌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읽어본 독자로서의 감이라고나 할까. 처음 접해 봤다면 정말 뒤통수를 맞은 듯 얼얼했을 것이다. 아마도 이 작품이 처음 나왔을 때 독자들이 얼마나 극찬을 했을지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아마 추리소설을 많이 접해보진 못한 독자라면 뒤통수를 제대로 맞는 즐거운을 겪을 수 있을 것이다. 고전적이지만 그만큼 기본에 충실하고 재미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으며 읽히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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