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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하이 윈도 - 레이먼드 챈들러

by DORR 2020.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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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윈도 / 레이먼드 챈들러
북하우스 / 리디북스

 


거의 10여 년전, 빅슬립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추리 소설이란 말에 사서 읽었는데, 다 읽고 나서는...'이거 뭐지???' 란 느낌이었다.

기존의 추리 소설과는 완전히 다르다. 사설 탐정이라고 해서 셜록 홈즈나 포와로 같이 생각하면 안된다.  레이먼드 챈들러의 소설에 등장하는 필립 말로는 우리가 가장 먼저 상상하는 평범한 '사설 탐정'의 이미지에 아주 가깝다.

가만히 앉아서 회색 뇌세포를 쓰며 추리하고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직접 다니고 만나고 겪고 보고 이야기를 하고 사건에 휘말리고 그렇게 몸으로 부딪치며 사건을 해결한다.

하드보일드의 대표 주자인 레이먼드 챈들러의 필립 말로는 딱 뭐라고 정의 내리기 어려운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냉정하고 냉소적이고 차분하고 휩쓸리지 않는 단단한 사람이라  사건 한 가운데 서 있어도 쉬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잘 잡고 서 있는 사람이라고 할까.

하지만, 이번 이야기에서 멀을 따뜻하게 대하고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다정다감한 면도 느낄 수 있다. 평소에는 냉혹한 자가 안타까운 상황에 처한 아가씨에게 호의를 배푸는 것을 보니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이런 하드보일드 스타일은, 특히 필립 말로 시리즈 빅슬립에서 느껴졌던  딱딱하고 지루한 느낌과 겉멋이 잔뜩 든 단조로운 느낌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매력이 있다. 다음 이야기인 '안녕, 내 사랑'을 읽기 시작한 것을 보니.

+ 개인적으로 1940년~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들 중 유난히 미국소설은 온도가 다르다.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유럽이나 아시아)은 전쟁의 전후 사정이나 아픔, 폐해가 항상 문학이나 소설에 등장하는데 반해 미국만은 전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딴 세상처럼 느껴지도록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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