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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혼진 살인사건 - 요코미조 세이시

by DORR 2020.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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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진 살인사건 / 요코미조 세이시 

시공사 / 리디셀렉트 

 

과거에 긴다이치 시리즈의 몇 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악마의 공놀이 노래였던 것 같은데, 자세한 내용이나 세부적인 사항(범인을 포함)들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틈틈히 눈여겨 보던 책이었는데 이번에 셀렉트에서 전권이 나와 차근차근 읽어보기로 했다. 

 

소년 탐정 김전일은 지금까지도 놀숲이나 카툰스토리 같은 만화를 읽을 수 있는 곳에 가면 자주 찾는 만화이다. 기본적으로 미스터리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그 모든 것을 혼합해놓은 김전일 시리즈는 글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나 배경까지 제공해주니 즐겁고 쉽게 읽을 수 있다. 그 김전일이 항상 하는 말이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라고 하는데, 그 김전일의 할아버지가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쿄스케'라고 한다. 

 

더벅머리에 말도 더듬고 어설퍼 보이지만 날카로움을 갖추고 있는 긴다이치. 딱히 개인적인 서사나 매력은 없지만 시리즈가 케릭터에 의존하기 보다는 사건 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긴 하다. 

 

긴다이치 쿄스케 시리즈의 첫 작품인 혼진 살인사건. 혼진 사건 외에 두 가지의 중단편 이야기가 같이 실려있다. 옥문도 이후에는 전지적 시점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 초반 작품들에는 화자가 미스터리 소설가로 등장하여 긴다이치와 사건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다. 

 

요코미조 세이시는 전통적인 가문의 몰락을 많이 다루었는데, 전쟁을 겪고 근,현대화로 바뀌며 붕괴되고 변화하는 사회의 모습과 그에 따른 부정적인 모습들을 추리소설을 통해 많이 드러내고 있다. 혼진 살인사건도 그러한 맥락을 같이 한다. 

 

혼진 살인 사건

 

이치야나리 가문의 상속자 겐조 이치야나리는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그의 신부가 될 여자는 구보 가쓰오로 그녀는 여학교를 나와 선생을 하고 있고 청량하고 단정한 분위기의 여자이다. 구보 긴조는 돌아가신 형님을 대신해 가쓰오를 잘 키워 시집을 보내려고 하고 긴다이치 쿄스케는 미국에서 긴조와 알고 지내던 사이로 일본에서도 탐정을 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이치야나리 가문에는 맡아들 겐지와 출가한 둘째딸 가오코, 셋째 아들 류지, 넷째 아들 사부로, 막내딸 스즈코와 이들의 어머니 이코토 여사와 분가로 겐조와는 사촌인 료스케가 있다. 혼인시 신부가 거문고를 켜는 관습이 있었다. 그리고 결혼식을 치른 첫날밤 새벽, 거문고의 띠르릉-, 소리에 잠에서 깬 일행이 별채로 가보니 신부와 신랑 모두가 칼에 살해 된 채 죽어 있었다. .

 

손가락 3개의 손자국과 겐조가 남긴 '평생의 원수'라는 종이, 눈이 많이 내린 날씨, 나무에 꽂혀 있던 낫, 의문의 손가락이 세 개인 사나이. 모든 것이 혼돈 가운데에서 긴조는 긴다이치를 부르고 그는 사건을 해결한다. 

 

#스포일러#

 

사실 결벽증이었던 겐조는 가쓰오의 과거에 대한 소문을 듣고 친척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도 끔찍하고 그녀와 함께 사는 것도 견딜 수 없어 그녀를 죽이고 자살을 한다. 물레방아의 회전을 이용해 칼을 거문고 줄로 달아 자살을 위장한다. 세 손가락의 사내는 자연사한 아무런 연고 없는 남자였고 사부로가 겐조를 도와 이러한 추리 소설 같은 상황을 만든 것이었다. 

 

#

 

도드래 우물은 왜 삐걱거리나 

 

이 이야기도 혼진 살인사건과 비슷하게 가문의 몰락, 봉건적인 사고의 비극등을 다루고 있다. 이 이야기는 독특하게 쓰루요가 신키치에게 보내는 서간문 형식을 이루고 있다. K촌에 혼이덴 가문과 오노, 아키쓰키 가문이 K촌의 3대 명가였으나 두 가문은 몰락하고 혼이덴 가문은 3대째 부를 형성하고 있었다. 오노 가문은 이주를 하였고 남은 이카쓰키 가문의 젠타로는 아내인 류, 딸 린이 있었는데 혼이덴 가문의 가주 다이사부로의 처와 젠타로의 처 류가 동시에 임신을 했다. 각각 아들을 낳아서 다이사부로의 아들은 다이스케라 하였고 젠타로의 아들은 고이치라 이름지었다. 하지만 젠타로는 고이치가 태어난 뒤 얼마 후 바로 우물에 빠져 자살했다. 고이치는 양쪽 눈의 눈동자가 이중 동공으로 이는 다이사부로가 그랬고 혼이덴 가문의 특징이기도 했다. 결국 류가 낳은 아이는 젠타로가 아닌 다이사부로의 자식이었던 것이다. 

 

곧 류도 죽고 린과 고이치는 가난하고 힘들게 살았지만 다이스케는 혼이덴 가문의 장남으로 유복했다. 그 밑으로 동생 신키치와 여동생 쓰루요도 태어나고 린과 고이치는 다이스케와 혼이덴 가문을 증오하게 되었다. 그러다 전쟁이 터지고 다이스케와 고이치는 함께 참전하게 된다. 둘째 동생 신키치는 몸이 약해 요양원에 가 있고 쓰루요는 둘째 오빠에게 편지를 쓴다. 눈 먼 구즈노라 병풍을 찾으러 우이치로가 찾아오지만 조모 마키는 이를 거절한다. 쓰루요와 다이스케의 처 리에는 그 병풍의 그림을 이상하고도 불길하게 여긴다. 그러다가 전쟁에서 다이스케가 돌아오게 되는데 사고로 두 눈을 잃었다. 리에와 쓰루요는 눈을 잃은 사람이 다이스케가 아니라 고이치가 아닐까 자꾸 의심하게 되고 결국 리에는 살해 당하고 다이스케는 우물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우이치로의 아들 쇼지에게서 다이스케의 의안이 발견되어 범인으로 몰리고 쓰루요는 오빠에게 사건의 진실에 대한 편지를 보낸다. 

 

#스포일러#

 

다들 다이스케가 고이치였다고 의심하지만 고이치는 죽기 전에 리에의 옆구리에 점이 있고, 자신에게 몸이 더렵혀졌다고 말한다. 아내의 점을 확인할 수 없던데 린이 신키치와 리에와 부정한 사이라고 부추겨 아내 리에를 죽이고 밤에 신키치의 요양원으로 달려갔고 결국 몸싸움 끝에 신키치가 다이스케를 죽이고 말았다. 다이스케를 모셔왔던 시카조가 그를 다시 데려가 우물에 빠트리고 결국 그 죄는 쇼지가 덮으므로 끝난다

 

#

 

이 이야기는 혼진 살인사건과 비슷한 이유로 사건이 일어난다. 긴다이치는 신카이에게서 선천적인 병으로 죽은 여동생 쓰루요의 편지를 받으며 잠시 등장한다. 실질적으로 사건의 해결은 영특하고 똑똑했지만 몸이 약해 비극적으로 죽고 만 여동생이 다 해결한 것이다. 

 

흑묘정 사건

 

앞의 두 사건과는 조금 다른 배경이다. 흑묘정이라는 술집과 그 뒤의 연화정이라는 절이 사건의 중심이다. 화자는 미스터리 소설가 Y로 (요코미조 세이시를 뜻하는 것이겠다) 긴다이치와의 인연을 이야기하고 있다. Y는 긴다이치에게 '얼굴없는 시체' 소재를 얻고 싶다고 하고 긴다이치가 그에 관한 소재를 보내준다. Y는 혼진 살인사건을 통해 밀실살인사건은 다루어봤지만 1인2역이나 얼굴없는살인 같은 것에 흥미가 많았다. 

 

흑묘정 사건은 어느 술집이 운영하다가 주인 내외가 그곳을 떠나고 다른 사람이 들어오게 비어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 땅을 파고 있는 닛초란 스님을 발견한 하세가와 경감은 닛초가 발견한 땅속에 묻혀있던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여자의 시신을 발견한다. 흑묘정에서 일하던 여자는 다들 확실하지만 운영하던 이토시마 부부의 행방은 묘연했다. 

 

이토시마 다이고는 아유코라는 여자를 만나고 있었고 흑묘정을 떠나기 전에 마담 시게는 얼굴을 본 사람이 거의 없었다. 다들 이토시마가 시게를 죽여서 묻고 아유코와 떠났다고 하는 의견이 분분했는데, 결국...

 

#스포일러#

 

아유코는 시게가 1인 2역을 한 것이었으며 그녀의 목적은 다이고를 죽이는 것이었다. 결국 그녀는 총에 맞아 사망한다. 죽은 시체는 오노 지요코라는 이토시마가 사창가에 팔아 넘긴 여자였다. 

 

#

 

이렇게 세 개의 이야기가 끝난다. 긴다이치의 이야기는 옥문도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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