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선진국

눈 떠보니 선진국 / 박태웅

한빛비즈 / 리디북스

 

 

눈 떠보니 선진국. 

최근 유튜브 알고리즘에 국뽕을 다룬 내용이 많이 뜬다. 처음에는 '오호~'하는 마음으로 몇 번 보다보니 계속해서 유튜브가 띄워주는 것이다. 그렇게 시키는대로 반복해서 보다보니 깨닫는 것이 있다. 

 

어떤 한 가지 에피소드나 언급 정도를 크게 부풀려 과장을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물론 우리나라 위상이 좋아졌다. K팝, K드라마, K푸드,K화장품 등등. 그렇지만 몇 가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위상이 높아졌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냐 하는 점에는 의문이 든다. 

 

그러한 생각을 갖을 때 쯤, 이런 책이 등장했다. 물론 나와 같은 생각과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았으리라. 그러니 이 책이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겠지. 우리는 우리 나라가 선진국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책을 다 읽고 결론을 정리하자면 '아니다'이다. 가장 대표적인 지표가 '자살률'이다. 자살에 이를 정도로 극단적으로 불행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 나라. 그것이 어떻게 선진국일 수 있느냔 말이다. 물론 선진국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적절하지 않은 지표일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나라. 다른 나라와 환경과 상황에 비추어봐서 살만하고 행복함과 만족감이 큰 나라가 정말 좋은 나라가 아닐까. 

 

책의 첫 장에서는 무엇이 '선진국'이냐 묻는다. 결론적으로 해답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 진정한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하나씩 합의해 나가야 할 문제라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장에서는 고장난 한국사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센티브 시스템의 문제, 교육의 문제, 언론과 경검사법부의 경로독점 문제, 임대법과 정치의 문제, 재정 문제 등등. 놀라운 점은 문제점과 함께 저자가 생각하는 해결책들도 제시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많은 책들이 문제점들만 줄줄 나열하는데 비해 어느 정도 납득이 갈만한 해결책을 조금씩이라도 다루고 있어 좋았다. 

 

IT분야에서 오랜 시간 몸 담아 오신 분 답게 관련한 지식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다수의 방향성과 현실적인 조언을 담은 편지글도 색다르고 괜찮았다. 

 

그러나 마지막 장인 AI관련 장에서는 조금 의문이 들었다. 눈 떠보니 선진국이라는 제목에 미흡한 장이 아니었나 싶고, 안그래도 적은 페이지수를 늘리기 위해 추가로 더한 것이 아닌가 싶은....그러한 느낌. 물론 알아두면 좋을 법한 내용이지만 굳이 이 제목의 책에 넣어야 했나 싶은 글이었다. 

 

내용은 굉장히 알차고 좋았지만 한 권 분량으로는 매우 아쉬웠다. 좀 더 다양하고 깊은 관점에서 선진국과 그를 향한 한국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 부분 관련한 분량을 늘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하지만 지금 같은 시기가 책을 출간하기 적기였을 수도 있고. 그 시기가 잘 맞아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긴 하다. 

 

많은 사람들에게 현재 대한민국, 한국 사회에 대해, 선진국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조금이나마 생각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충분이 제 값을 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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