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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섭주 - 박해로

by DORR 2021.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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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주 / 박해로 

몽실북스 / 밀리의서재 

 

 

박해로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이쯤되면 저자의 왕성한 창작에 박수를 쳐주지 않을 수 없다. 항상 응원한다.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공포를 끊임없이 이어나가는 작가는 드물다. 전건우와 함께 이제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한국의 자랑스러운 호러 작가인 것 같다! 조만간 메가히트를 치고 모든 대중에게 박해로라는 이름을 알리는 서늘하고 무섭고 재미있는 토속적인 거대한 작품이 딱!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그러나 이번 작품도 아쉬움이 남으니, 가슴 속을 시리게 하는 그런 공포는 찾을 수 없어 안타깝다. 어쩌면 내가 공포에 무디어진 탓인지도 모른다.

 

이번 이야기도 초중반이 굉장히 어수선하다. 서경이 바뀌게 되기 전까지, 챕터로 따지자면 발굴과 잠복기까지가 4분의 1 분량인데 다소 늘어지고 지루하게 이어졌다. 발현 되고 폭주까지 가도록 점차 흥미가 떨어지고 있었는데 사파왕과 우녀의 전설부터는 몰입감이 높아져 눈을 빛내며 읽어갔다. 

 

특히 설신보살의 굿 장면은 그 장면이 생생이 그려질 정도로 묘사가 뛰어나고 그로테스크하면서도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잘 살아났다. 

 

그러나 아나콘다와 뱀의 신이 싸웠다는 부분에서는...이건 너무 공포를 블랙코미디로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도 있었다. 

 

이야기는 복역을 마치고 출소한 최영수라는 사람이 경북 다흥으로 내려간다. 장례식장에서 조의금을 갖고 달아난 그는 흉가에 돈을 묻어두었고 그곳에서 소머리를 쓴 사람을 보게 된다. 고열로 앓던 최영우는 돈이 묻혀 있던 곳에서 방울과 거울을 발견하고 무당, 설신보살을 찾아간다. 그러나 무당의 말을 무시한채 자신에게 들리는 목소리를 따라 섭주로 향한다. 

 

섭주 초등학교 담임인 강서경은 얌전하고 은둔적이고 폐쇄적인 성격이었다. 틈날때마다 성경을 읽던 그녀의 아버지는 목사였다. 일곱살 때 동생인 종혁이 오토바이에 깔려 죽는 사고가 난 후 가족들은 그녀를 원망했고 그녀의 어머니는 집을 나갔다. 목사는 목회보다 정치에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녀는 학교 내에서 다른 선생님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 

 

그녀는 거대한 뱀을 목격했고 고양이들이 잔뜩 몰려와 뱀을 공격했다. 이후 그녀는 방울 소리를 듣고 앓기 시작했다. 크게 앓고 악몽을 꾸던 서경은 다른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날것을 먹고 싶어했고 갈매기 떼에게 공격을 당하고 공격적인 성격으로 바뀌었다. 서경의 새엄마인 윤여사는 그런 서경을 걱정했지만 갑자기 서경이 실종되고 서경의 학교 학생과 선생님들까지 실종되고 서경의 아파트 사람, 학교 경비는 추락사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설신보살은 심상치 않음 일임을 감지하고 차형사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고자 한다. 설신 보살은 사파왕과 우녀의 전설을 차형사에게 이야기해 준다. 과부촌에 우연히 소화 함께 들어와 살던 우녀는 과부들을 제선정에 뱀 절대자인 사파왕의 제물로 바쳤고 결국 꼬리가 잡혀 다섯명의 종사관에게 잡히게 된다. 하지만 우녀는 자신이 낳은 다섯 마리의 뱀을 종사관의 입속으로 집어넣어 종사관들의 몸을 차지하도록 만들었다. 곧 사파왕이라는 눈 셋 달린 뱀과 다섯 종사관이 사라졌고 우녀는 음식을 거부하다가 죽었다. 

 

설신보살은 방울과 거울을 파괴하지 않으면 뱀의 왕을 사라지게 할 수 없다고 하며 소머리를 쓴 우녀와 뱀을 없애기로 한다. 설신보살은 학교를 설득해 겨우 학교에서 굿판을 벌이기로 하는데 굿을 하다가 죽고 만다. 한편 서경은 신인줄 알았던 뱀마저 자신을 속인거라고 생각했다 서경은 매우 약해졌고 목사는 서경이 무당과의 사이에서 때어난 딸이라고 말해준다. 서경이 죽자 서경의 어머니인 무당이 장례식장을 찾아온다. 하지만 그녀, 안미영은 서경이 누구의 딸도 아니며 신통력 있는 무당의 딸들 중 하나이며 자신들을 제외한 다른 종교의 해체를 위해 선택된 아이, 즉 기독교 교단에서 크게 될 목사인 서경의 아버지를 흔들도록 선택된 아이였다고 한다. 한편 안미영은 사파왕을 제거하러 가겠다고 하며 떠난다. 

 

안미영은 고양이들에게 죽은 다섯 종사관 중 하나를 제외 한 다른 네 마리의 뱀을 잡아 죽이고 우녀까지 처치한다. 사파왕은 아나콘다와 싸워 힘이 빠진 상태에서 차형사의 총에 세 개의 눈이 다치고 낙동강으로 뛰어들려는 찰나 서경의 아버지 목사를 만나 그가 메고 있던 십자가를 물어 버리려고 했지만 십자가에 위아래 턱이 벌려진 상태로 차형사의 총알이 뇌에 들어가 박혀 죽고 말았다. 

 

윤여사와 목사는 다시는 섭주를 찾지 않았다. 섭주는 그늘이 볕을 가려 사람의 얼굴을 어둡게 만드는 곳이며 공포와 아픔을 자양분으로 삼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내용을 정리해보자니 개연성도 없고 어설프고 아쉬운 구석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사파왕과 우녀의 전설이 주는 그 괴기함과 토속적인 공포가 잘 어우러진 것 같긴 하다. 아쉬움은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으로 남겨 둔다. 

 

덧. 표지는 정말...음. 뱀을 그려넣지 않는 게 낫지 않았을까. 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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