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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대나무가 우는 섬 - 송시우

by DORR 2020.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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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가 우는 섬 / 송시우 

시공사 / 리디셀렉트 

 

 

표지에 눈이 가서 선택한 책이다. 게다가 추리 소설이라고 하고. 드라마를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달리는 조사관이라는 드라마의 원작자라고도 한다. 

 

책의 첫 인상은 꽤 흥미로웠다. 아무런 정보와 편견 없이 접했는데 첫 느낌은 김전일식 고립 살인 추리물 느낌이었다. 민담이 등장하고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한꺼번에 섬에 모였는데 태풍으로 인해 고립되고 누군가가 살해되고. 다행이 살해되는 사람은 한 사람 뿐이고(다행인지는 모르겠다...이런류의 소설에서는 피해가가 워낙 많이 나오기 마련이니까) 물리학도 아마추어 탐정이 사건을 해결한다. 

 

아버지가 귀향을 떠나 계모와 단 둘이 사는 소년이 있었다. 아버지가 병이 중한데 산 사람의 눈알이 필요하다는 말에 소년은 두 눈알을 아버지에게 준다. 하지만 계모는 눈알을 비단 주머니에 싸서 바늘 상자 속에 넣고는 소년을 강에다 버렸다. 눈이 보이지 않는 소년은 떠내려가 대나무 밭이 있는 섬에 도착하는데 퉁소 소리가 들려왔다. 소년은 대나무로 퉁소를 만들고 내내 불어 소문이 났다. 원님이 소년을 불렀고 그 소리를 듣기 몰려든 사람 중에 소년의 아버지가 있었다. 원님의 상소로 집으로 돌아간 소년과 아버지는 계모를 추궁해 눈을 돌려받고 소년은 다시 눈을 볼 수 있었다. 소년은 계모를 용서해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 

 

바늘 상자속에 넣어둔 눈알 -블로그 <샤로니의 민담 따라 둥둥>에서 발췌 

 

1) 임하랑은 긴머리의 21살, 물리학과 대학생이다. 바른 소릴 잘하고 독특한 취향의 그녀는 통영의 호죽도란 섬에 호죽 죽향 연수원 설립자 정명선의 초대를 받아 호죽도로 향했다. 태풍이 북상하는 가운데 개인 어선은 호죽도로 들어섰다. 호죽도에 모인 사람은 모두 이었다. 

 

2) 가수 나리는 24세의 유명한 솔로 뮤지션으로 사회적인 내용을 담은 가사를 작사하고 인기 있는 가수이다. 정명선에게 직접적으로 연락을 받아 초대되었다. 3) 진정란은 42세 여자로 무역회사 직원이며 샤로리의 민담따라 둥둥이란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고 그를 통해 직접 정명선의 초대를 받았다고 했다. 4) 이윤동은 35세 웹툰작가로 웹툰협회쪽 대표로 초대를 받았다. 5) 최혁봉은 36세 남자로 역사 소설가이다. 그 또한 소설협회측에서 대표로 초대를 받았다. 6) 공치수는 40세 남자로 <탐사주간>에서 사회 범죄쪽을 담당하는 기사이다. 그 또한 신무사측에 의해 대표로 오게 되었다. 7) 신만수 40세 굿조이 엔터네인먼트 프로듀서로 그 또한 엔터테인먼트 측에서 와달라는 부탁을 받아 대표로 왔다. 8) 조동욱 68세 노인으로 호죽 죽향 연수원의 경비원으로 일자리를 제안 받고 왔다. 

 

그들이 이곳에 모인 이유는 건물주인 정명선의 초대를 받아 죽향 연수원에서 3박 4일간 지내며 체험을 해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경찰청 수사의 날 행사에서 열린 모의 범죄 해결 대회 대상을 수상하고 추리 퀴즈 모바일 게임 랭킹 아시아권 1위를 달리는 그녀는 무언가 다른 이유로 초대된 것 같다고 느낀다. 

 

결국 태풍에 의해 빠져나올 수 없게 된 이 곳에서 68세 조동욱이 살해 당하고 그의 죽음 뒤에 40년 전 살인 사건이 배경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40년 전 사건이란 마을의 군사용지 수용 문제로 마을에 나타난 강홍무란 사람이 마을 사람들을 설득한다. 그의 오른팔로 조풍기란 인물이 나섰다. 그러나 마을의 어촌 계장이자 정신적인 지주 같았던 김일구가 죽고 그의 아들 김형주가 와서 상황을 잘 파악하여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며 강홍무와 대립한다. 결국 김형주는 자신의 집에서 죽는데 그 용의자로 김형주를 찾아갔던 오배춘이 그의 뒤에서 대나무통으로 찔러 죽였다. 죽은 조동욱은 사실 조풍기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스포일러****

사실 40년전 사건의 범인은 강홍무와 조풍기로, 둘이 계획을 짜고 조풍기가 활을 쏘고 창문을 통해 김형주를 죽인다. 강홍무는 퉁소를 불어 목격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데 그 와중 피리를 불며 장난치는 박재귀를 혼내고 박재귀는 강홍무가 살인 무기를 회수하는 장면을 목격해 말을 하지 못하게 빙초산을 먹인다. 난독증이 있던 박재귀는 글씨를 잘 읽고 쓰지 못했다. 우연히 김형주를 찾아갔던 오배춘이 죄를 뒤집어 쓰고 감옥에서 지내는 동안 강홍무는 오배춘의 아내에게 감시할 사람을 붙였으나 오배춘의 아내는 그 사람과 가정을 꾸릴 생각을 하다가 그 사람의 존재를 알고 자살했다. 아버지는 감옥에서 죽임을 당했다. 범인은 오배춘의 딸 오성자로 나이를 7살 속이고 다른 사람 행세를 한 진정란과 박재귀가 함께 꾸민 일이었고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억울함과 진실을 알리기 위해 각각의 사람들을 부른 것이었다. 

****

 

우선 글이 굉장히 깔끔하고 몰입도가 좋다. 군더더기 없이 심플하다. 태풍으로 고립된 섬과 범인에 의해 모인 사람들, 평면도 등등이 일본의 범죄 소설이나 만화를 떠올리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좀 더 한국적인 느낌이 강하다. 오로지 하나의 범죄와 그 범죄를 해결을 하며 그 모든 것이 40년 전 사건과 맞물려 있고 그 40년 전 사건과 민화가 또 맞물려 있어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고 보았다. 누군가는 뻔한 케릭터라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임하랑이란 케릭터가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과,문과에 정통한 사기케릭터이긴 하지만 어설픈 걸그룹 댄스를 추고 냉정하면서도 허당기가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다시 보면 좋겠지만, 모르겠다. 저자의 다른 책을 우선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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