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의 테이프 / 미쓰다 신조
북로드 / 리디북스
일본 작가의 소설은 잘 구입하지 않지만 무시무시한 표지와 작품 소개에 나도 모르게 홀리고 말았다. 게다가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에서 느꼈던 오싹하던 공포감을 이번엔 추리 소설이 아닌 본격 호러 소설에서 느껴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에 이 책을 골랐는데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염매처럼 신들리는 것은 도조 겐야 시리즈로 호러적인 분위기가 많지만 결국은 추리 소설이다.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이 존재하고 주인공(화자)은 죽지 않고. 그런 추리소설의 기본적이고 변함없는 틀이 공포감을 억눌렀다면 괴담의 테이프에서는 한껏 빛을 발한다.
6가지의 단편 소설들과 마치 실화처럼 진행되는 막간의 이야기까지 전부 놓칠 수 없는 재미를 준다. 개인적으로는 스쳐 지나가는 것이 가장 공포스러웠다. 일상에서 느낄법한 사소한 일에 에피소드를 더해 조금씩 조금씩 다가와 옥죄는 듯한 공포감을 주는데, 미쓰다 신조는 정말 이런 서술에는 최고인 것 같다.
다만 일본과의 정서차이, 번역이 주는 언어자체의 즐거움이 덜해서 그런 부분이 좀 아쉬웠지만 '이야기'와 '공포감'에서는 최근에 본 책 중 가장 좋지 않았나 싶다.
오노 휴유미의 잔예보다 백배는 더 공포스러웠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오노 휴유미는 십이국기 좀 다시 집필해서 완결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건우씨의 밤의 이야기꾼과는 전혀 다른 느낌인데, 밤의 이야기꾼이 뜨뜻한 공포였다면 미쓰다 신조는 차갑고 축축한 공포라고 할까.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사건과 현상에 집중한 부분에 그런식으로 느끼지 않았나 싶다.
오랜만에 만족스러웠다. 미쓰다 신조의 책은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쭉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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