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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보기왕이 온다 - 사와무라 이치

by DORR 2020.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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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 / 사와무라 이치
아르테 / 아르테

 


최근에는 계속 바빠서 책을 볼 여유가 없었다. 잠시 틈이 나서 읽기 시작한 책을 다른 일을 제쳐두고 끝까지 읽을 줄은 몰랐다.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앞으로가 기대되는 호러 작가의 탄생'

개인적으로 일본의 소설은 추리 소설과 공포 소설만 사서 읽는다. 특히 최근에 좋아하게 된 호러 소설 작가 미쓰다 신조가 지역 특색을 잘 살린 민속 괴담과 공포 분위기에 특출나다면, 사와무라 이치는 친숙한 가족과 익숙하고 믿을만한 것을 서서히 공포로 물들여 버리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해야겠다.

'보기왕'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3개로 나뉘어져 있는 소설의 구성은 긴장감을 점층적으로 증가시키며 끊임없이 뒷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어 책장을 넘기게 만든다.

 

각각의 이야기는 연결 되어 있지만 화자는 다르다. 1장 방문자에서는 다하라 히데키의 시점으로 어린 시절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찾아온 회색빛의 여자. 할머니를 찾고 돌아가신 외삼촌을 찾고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세 번이나 불러 찾은 이상한 기억.

히데키는 후에 결혼하여 딸 아이를 낳는다. 그리고 자신에게 계속 다가오는 보기왕을 막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쓰며 마코토와 노자키에게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2장 소유자는 다하라 히데키의 아내, 가나가 화자로 등장한다. 1장의 히데키 입장에서 보는 것과 느끼는 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가나의 입장에서 펼쳐진다. 화목하고 가정에 충실하며 아내와 아이를 끔찍하게 생각하던 히데키는 가나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른 사람이나 마찬가지이다. 자신만의 육아 스타일을 강요하고 실질적인 모든 육아 자체는 아내에게 미룬 채 본인은 SNS나 블로그를 통해 육아를 하고 있다고 드러낼 뿐이다. 모든 일이 끝난 줄 알았는데 보기왕은 그들을 그대로 두지 않는다.

3장 제삼자는 노자키의 입장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가나와 치사를 구하기 위해 다친 마고토를 대신해서 고토코가 노자키를 도와 치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개인적으로는 보기왕이 등장하기 시작하고 여러 목소리로 히데키를 괴롭히는 부분에서는 몇 번이나 소름이 끼쳤다.

 

1장과 2장의 화자가 바뀌면서 드러나는 히데키의 반전에서는 기가 막혔다. 보기왕이라는 이질적이고 무섭고 낯선 존재와 가장 가깝고 익숙한 가족. 가족간의 깊은 틈, 그 골을 파고 드는 보기왕의 존재가 소름끼치게 무섭기도 했다.

공포스러운 면에서도 만족스러웠고 이야기의 마무리가 어정쩡하지 않고 확실하게 마무리 된 감에서도 흡족했다. 물론 약간의 여지를 남기며 끝낸 것도 그랬다.

미쓰다 신조 이후에 이토록 공포감을 잘 살리며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작가를 처음 만나봐서 앞으로 기대가 매우 크다. 사와무리 이치의 다른 소설들과 앞으로 저자가 만들어 내는 세계가 매우 궁금하다.

참고로 이 소설은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3월에 개봉한 영화 '온다'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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