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아더 피플 / C.J 튜더
다산책방 / 리디북스
초크맨과 애니가 돌아왔다에 이은 C.J.튜더의 세 번째 책이다.
최근 스릴러 작가 중에 가장 핫한 신인 작가가 아닌가 싶다. 그것도 그럴 것이 초크맨과 애니가 돌아왔다에 미흡하고 아쉬웠던 점들이 점차 보완되어 완성형이 되어가기 때문이다. 디아더피플이 딱 그랬다. 점차 업그레이드 되어 가고 좀 더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고 읽고 나서 아쉬움이 없는 완전한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여전히 아쉬운 점은 있다. 스티븐 킹 처럼 읽고 나서 "너무 기가 막히다!" 하며 여운이 남지는 않느다!)
이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는 나를 온통 사로잡아서 점심 시간에도 읽고 지하철에서도 읽고 틈날 때 마다 읽어 이틀만에 완독했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그 자리에서 다 읽었을 것이다.
시작부터 매우 흥미진진하다. 게이브는 약속에 늦지 않게 집으로 향하던 중 눈 앞에 있는 차를 바라본다. 온갖 스티커가 잔뜩 붙어 있는 차이다. 그런데 그 스티커 틈으로 그의 딸 이지가 보인다. 이지는 분명 아내인 제니와 함께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터였다. 그는 스티커가 붙어 있는 차를 따라간다. 하지만 놓치고 만다. 그리고 집에 가자 경찰이 와 있다.
3년후 게이브는 캠핑카에서 먹고 자며 고속도로 휴게소를 돌아다니며 전단지를 나눠주며 딸을 찾는다. 경찰에서는 아내와 딸이 이미 죽었다고 한다. 그의 장인 해리가 아내와 딸의 시체를 확인했다. 하지만 그는 스티커가 붙어 있던 차에 있던 이지를 분명히 보았고 딸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에게는 사마리아인이라는 조력자가 있다.
케이트는 게이브가 자주 다니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일한다. 그녀에게는 두 자녀가 있고 알콜 중독자인 어머니와 9년째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큰언니와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동생이 있다. 그녀의 가족을 온전하게 지탱해주던 아버지는 9년전에 강도의 사고로 인해 살해되었다.
프랜은 자신의 딸 앨리스와 함께 도망다니고 있다. 앨리스는 기이한 특징이 있다. 트라우마가 있어서 거울을 보면 갑자기 쓰러져 잠이 들어 버린다. 잠이 든 그녀는 조약돌을 갖고 온다. 그녀가 꿈을 꾸면 다른 한 소녀가 나타난다. 프랜은 가끔 앨리스가 무섭다.
미리엄은 이사벨라라는 소녀를 케어하고 있다. 그녀는 넓고 바닷가가 보이는 근사한 집에 누워있다. 그녀는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몇 년째. 직원들은 거의 금세 그만두지만 그녀는 홀로 이사벨라를 지키고 있다.
각각 네 명의 인물이 교차로 진행되다가 게이브가 이지가 타고 있던 스티커가 붙어 있는 차를 발견하며 이야기는 앞으로 나아간다. 차를 찾아 준 것은 사마리아인이다. 그는 흑인 남자로 게이브가 자살하려고 할 때 그를 구해준 남자이다. 그를 도와주겠다고 했고 종종 그에게 연락하며 정보를 주고 돕는 남자이다. 이름은 모르지만 사마리아인으로 부른다.
스티커가 붙은 차의 트렁크에는 남자가 죽어 있었다. 그리고 그의 성경책과 이지의 것으로 보이는 머리끈도 발견 되었다. 하지만 게이브는 사마리아인의 충고대로 경찰에 알리지는 않는다. 성경의 구절을 연구하던 그는 '디아더피플'에 대해 알게 되고 성경의 힌트를 따라 다크웹의 '디아더피플' 싸이트에 접속하게 된다.
디아더피플은 이런 곳이다. 이에는이, 눈에는눈.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상실의 사람들이 모인 곳. 그들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복수를 택한다. 증거가 없거나 혹은 범인을 알아도 처벌이 약한 경우, 법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경우, 그들은 그곳에 사연을 올린다. 그 사연은 검토 되고 원하는 바가 이루어진다. 즉, 범인을 처형시킨다. 그 일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저 다른 일에 도움을 주기만 하면 된다. 그것이 작은 도움이든 큰 도움이든, 다른 사람의 처벌을 돕는 것으로 페이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게이브는 자신의 과거 범죄 전력을 떠올린다.
***스포일러***
게이브는 젊은 시절 밤늦게 음주운전 중 갑자기 튀어나온 한 소녀를 친다. 친구들은 모두 도망갔지만 운전자였던 게이브는 그녀를 붙잡고 구급차를 부르고 내내 그녀의 손을 잡고 울며 그 자리를 지킨다. 하지만 그녀는, 이사벨라는 식물인간이 되어 생명만 유지하고 있다. 이사벨라의 어머니인 샬럿은 그가 평생 매주 월요일 이사벨라를 찾아오는 것으로 속죄하기를 바라고 그는 결혼해서도 이지가 태어나서도 항상 이사벨라를 찾아간다. 하지만 아내에게는 그것을 밝히지 않는다. 샬럿이 죽자 재산, 집과 재산은 이사벨라를 지킨 미리엄이 아닌 게이브에게 상속되고(이사벨라를 계속 찾아오는 조건으로) 미리엄은 그에 원한을 품고 디아더피이플에게 처벌을 요구해 그와 그녀의 딸 이지가 살해되게 된다. 프랜, 케이트의 언니 프랜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인 제이슨이란 소년을 처벌해 달라고 디아더피플에게 요청을 하고 제이슨은 자살로 죽게 된다. 케이트는 대신 이지를 죽이는데 찾아가서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어린 딸까지 죽임을 당하는 것이 끔찍하다고 생각했던 프랜은 살인범이 오도록 문을 열우두는 대신 경찰에 신고를 했다. 하지만 경찰이 늦게 오고 살인범은 총을 쏴서 제니와 프랜의 딸 에밀리를 쐈다. 프랜은 이지만이라도 데리고 도망쳤다. 즉, 게이브가 보았던 스티커를 붙인 차, 뒤에 이지가 타고 있던 차는 프랜이 운전하는 것이었다. 사마리아인은 샌드맨이라고도 불리고 프랜의 아버지를 살해한 제이슨의 아버지였다. 결국 프랜은 죽은 것으로 되어 있지만 다시 나타나 사실을 말해주고 미리엄은 죽는다. 사건은 해결된다. 게이브는 케이트와 함께 이사벨라가 누워있던 집에서 함께 지낸다. 두 사람은 마치 부부처럼 지내고 아이들은 형제처럼 지낸다.
***
모든 사건이 해결 되고 무덤 앞에서 슬프하고 있는 청년에게 한 노인이 다가간다. 그리고 디아더피플의 명함을 건네준다.
구약에서는 '눈에는눈,이에는이'를 그대로 믿었다. 하지만 신약은 다르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이후로 한쪽뺨을 맞으면 다른 한쪽빰까지 맞으라고 관용과 용서와 사랑을 강조한다. 구약만 믿는 유대인들은 세계 최고의 뛰어난 민족이지만 가장 많은 수난을 당한 민족이기도 하다. 복수는 다른 복수를 부르고 끊없는 악순환을 만들어 낸다.
흥미진진한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정신없이 흘러가며 푹 빠져서 읽을 수 있었다. 전체적인 이야기 흐름과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영화 속 이야기 같은 '디아더피플'의 존재와 실제로 초현실적인 무언가를 나타내는 조약돌과 이사벨라, 이지, 샌드맨의 이야기들까지 혼합되어 이야기는 더욱 신비하고 즐겁다.
흠잡을 수 없이 재미있었지만 이야기의 중반 이후부터 '아, 얘랑 얘랑 이렇게 얽히겠구나. 이게 이거겠구나. 하고 예상했던 부분들이 전부 들어맞아 반전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했으니 그 부분이 살짝 아쉽다.
점차 발전해가고 정교해지는 C.J 튜더의 이야기 세계. 처음에는 코웃음쳤지만 이거 정말 여자 스티븐킹이 될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지금도 쓰고 있다는 그녀의 다음 이야기가 정말,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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