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념 / 피트 데이비스
상상스퀘어 / 리디북스
삶의 대의와 신념을 부여하는 것은 숭고하다. 그러나 일상의 대의와 신념을
부여하는 것은 그보다 더 숭고하다.
전념은 기존의 가치과 상반되는 가치를 이야기한다. 물론 '전념'의 가치는 예전부터 꾸준히 중요시 여겨오는 가치이지만 하루가 달리 세상이 변해가는 요즘 시대에는 안맞는 것 같기도 하다. 4차 정보혁명 시대, 메타버스의 시대가 도래하며 1년,2년의 짧은 시간 동안 디지털 발전으로 삶의 방식이 쉭쉭 바뀌는 세상에서 '변화'보다는 과거의 가치가 중요하는 외침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랄까, 꼰대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저자는 '맞는 말'만 한다. 그 '맞는 말'은 겉만 번지르르한 말이 아니다. 오랜 사고와 경험으로부터 온 진실한 '맞는 말'이다.
여러 선택지를 열어둔 채, 무한탐색을 하는 지금의 세대, 지그문트 바우만은 이런 특징을 '액체 근대'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어떤 정체성이나 장소, 공동체에 묶이지 않고 상황에 따라 액체처럼 적응하고 유동적 상태에 머문다는 것이다. 좋게 말하면 적응력이 좋고 나쁘게 말하면 진득하지 못하다. 이런 문화를 선택지 열어두기 문화라고 정의한다. 한 사람과의 관계에 전념하지 못하고 직장과 집을 자주 옮기며 끊임없이 탐색을 한다. 이에 반대되는 문화는 반문화, 전념하기 문화라고 한다. 저자는 이 전념하기 문화를 강조하며 우리가 진짜 애정을 느끼는 것은 전념하는 대상이며 한 가지를 선택하여 끊임없이 전념을 해야 그곳에서 성과와 변화와 성취가 있고 전념은 일상에서 조금씩 꾸준히 이어가야 가능하다고 한다.
전념하기의 핵심은 시간을 통제하는 것에 있다. 죽음은 삶의 길이를 통제한다. 그러나 삶의 길이를 통제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전념하기는 우리에게 주어진 한정적인 시간을 인정하는 대신, 제한 없는 깊이를 추구하겠다는 결정이다.
전념의 문화에는 '헌신'이 포함되어 있다. 배우자에게 헌신, 지역 사회와 공동체에 헌신, 자신이 속해 있는 직장과 소속에의 헌신. '헌신'이라는 말은 요즘 사회에서 '미련함'같이 느껴진다. 누가 대우해주지 않는 직장에 헌신을 하고 별 이득이 없는 공동체에 헌신을 한단 말인가. 하지만 마틴 루터 킹이 이루어낸 성과는 신념을 갖고 자신의 공동체에 전념하며 헌신했기 떄문이라고 한다.
역사는, 내 힘으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거부하고, 그러나 변화는 시간이 올래 걸린다는 사실을 이해한 사람들의 헌신으로 가득하다. 헝가리 의사 이그나스 젬멜바이스는 손 씻기가 질병의 확산을 막는다는 사실을 알리는 데에 20년을 바쳤다. 근느 끊임없이 무시당하고, 해고되고, 공격받고, 극단론자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결국에는 19세기 공중보건의 아이콘으로 인정받았으며, 지금은 그의 이름을 딴 대학교, 병원, 동전, 심지어 행성까지 있다. 기미 카터 대통령과 기니 벌레, 참정권 운동가들, 시골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 인권 운동가들 등등도 헌신을 통해 변화를 이루어냈다.
전념하기는 쉽지 않은 길이다.
깊이 파고드는 것이 그렇게 좋은 거라면 어째서 우리는 항상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까? 힘들기 때문이다. 깊이의 결과는 비례해서 나타나지 않을 때가 많다. 대부분은 기하급수적으로 나타난다. 그동안 내가 뿌린 씨앗의 결실이 마침내 거둘 수 있는 변곡점에 도달하려면, 오랫동안 힘들게 노력하며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전념하기를 통해 깊이를 갖게 된다면 그것은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세계는 깊이 파고드는 사람을 필요로 하고 깊이 있는 전념에는 원자폭탄 같은 힘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작은 전념이라도 깊이가 더해지면 그 영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전념의 가장 큰 미덕은 나 자신을 바꾸는 것에 있지 않고 '세상'을 바꾸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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