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 이동진
위즈덤하우스 / 밀리의서재

워낙 유명한 이동진 작가의 책이다.
책을 아무리 많이 봐도 글을 많이 쓰지 않으면 모든 면에서 차이가 난다. 이동진의 책과 문장은 느낌부터 다르다.
적절한 비유를 들어 표현을 하며 감정적인 느낌이나 분위기나 딱 부러져 표현하기 힘든 부분을 여러 언어와 단어를 활용하여 사용한다.
예를 들면 "문학은 언어를 예민하게 다루기 때문입니다." 라는 문장을 보자. 문학과 언어를 의인화 시켜 '예민하다'와 '다루다'고 쓴 부분을 보면 저자가 말하고 싶은 뜻를 독자가 적절하게 캐치 할 수 있다. 이렇게 단어나 문장을 효율적으로 다뤄 능숙하게 표현하는 것이 글을 잘 쓴다는 작가의 특징 중 하나이다. 이런 글은 읽는 것은 재미있고 즐겁다.
저는 쾌락은 일회적이라고,
행복은 반복적이라고 생각해요.
쾌락은 크고 강렬한 것, 행복은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에 있는 일들이라고.
이동진 독서법
전체적인 맥락은 다른 독서법이나 독서를 다룬 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구성면에서는 3부로 나누어 1부는 이동진의 시선에서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2부는 이다혜 작가와의 대화, 인터뷰 형식으로 책에 대해 좀 더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다. 3부는 500권의 추천 도서 목록을 알려준다. 분량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특히 1부에서) 전체적으로는 퍽 좋았다.
저는 '있어 보이기 위해서' 책을 읽는 것, 지적인 허영심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이 매우 좋다고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런 이유로 책을 읽는다고 말하는 것을 지지합니다.
다른 독서책에서는 지적 허영심에 책을 읽는 것을 경계하라고들 하는데, 이동진의 생각은 다르다. 자신에게 빈 부분을 있다는 것을 알고 그것을 채우기 메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지적 허영심이라고 말한다.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른 어떤 책들은 지금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욕망하는지, 무엇이 결여되었다고 느끼는지를 직설적으로 보여줍니다.
베스트셀러는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 책, 여기까지만 생각했었는데, 그 관심이 욕망과 결여까지 뻗어있을거라는 생각까지는 닿지 못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 상승효과를 일으켜서 좋다고 말한다. 진화심리학에 관심이 있으면 역사와 지리에 관한 책을 동시에 읽으면 뇌에 더 나은 자극을 주는 것 같다고 하고 책과 책을 읽을 때, 공통점보다는 차이점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저자의 힘이 가장 떨어질 때가 바로 그 부분입니다. 무슨 책이든 시작과 끝은 대부분 나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앞쪽부터 읽어나갈테니까요. 한편 맨 뒤부터 슬쩍 보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맨 뒤에 넣죠. 그래서 3분의 2쯤 읽으면 저자의 약한 급소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책을 고르는 방법 3가지는 거의 모든 독서법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야기 같다. 1) 서문을 볼 것 2) 목차를 살펴볼 것 3) 3분의 2지점을 읽어볼 것. 3분의 2지점을 살펴보라는 이유가 있다.
좋은 독서를 위해서는 책을 읽는 자체가 아니라 책을 읽음으로써 나에게 일어나는 어떤 것, 그것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독서에서 정말 신비로운 순간은, 책에 있는 것도 아니고 내 마음에 있는 것도 아니고 책을 읽을 때 책과 나 사이 어딘가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것은 신비로우면서도 황홀한 경험입니다.
경험해보면, 목적 독서는 지쳐요. 왜냐하면 책을 읽는 행위 자체에서는 쾌락을 못 느끼는데 책을 다 읽고 나서 얻어지는 부산물, 결과를 겨냥하고 책을 읽게 되면 독서를 '견디는 게' 되거든요(...)재미있어서 읽는데, 읽다 보면 그런 것들이 튀어나오는 거죠.
저자는 철저히 '재미'로 책을 읽는다고 한다. 보통 질문하기 위해서, 목적을 위해서 책을 읽는데 재미를 따라가다보면 그런것들이 튀어나온다고 한다.
줄거리를 말한다는 것은, 전체의 핵심을 보아낼 줄 안다는 거예요. 어떤 작품이든 그 안에는 수없이 많은 갈래의 이야기들이 있어요. 한 문단으로 줄을 떄, 다섯 문단으로 줄일 때, 각각 자기가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추출해내는 능력이 있어야 하거든요. 핵심, 패턴, 플롯을 볼 줄 알아야 해요. 이런걸 다 보아내야 줄거리 요약이 가능하거든요. (...)줄거리를 요약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지적 활동이에요. 줄거리 요약을 잘하는 사람이 강연도 잘하겠죠. 대화도 잘하고(...)그래서 줄거리 요약을 잘하면 그 사람은 나중에 더 많은 것을 더 잘 기억하게 될 거예요.
항상 책리뷰를 쓰면서 고민하게 되는 점은 줄거리 요약이다. 리뷰에서 줄거리를 정리해서 써야할까, 말아야 할까. 장편소설의 줄거리를 정리하는 일은 매우 피곤한 일이다. 책을 다시 들쳐보며 인물과 사건들의 개요를 확실히 파악해야 한다. 책을 덮고 나면 주인공 이름도 잊어버리는 나에게 줄거리 요약은 번거롭고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줄거리 요약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리뷰를 쓰는 목적이 후에 이 책을 기억하기 위해서다. 기록을 해두지 않으면 아, 이 책 재미있게 읽었는데 무슨 내용이었지? 범인이 누구였지? 이런 질문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나를 위해서 줄거리 요약을 하면서도 회의적인 기분이 들었는데, 이동진 저자는 그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해준다.
오로지 재미있어서 책을 읽는다는 저자.
어쩌면 그것은 엄청난 축복인지도 모른다. 물론 재미있어서 읽는 사람들도 많지만 목적 독서를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는 반반인데,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 떄문이다. 이야기와 상상력 이 두 가지에서 가장 많은 즐거움을 느끼기 때문에 장르 소설과 SF 소설을 좋아하는 것 같다. 물론 이 책처럼 잘 쓴 문장으로 공감을 느끼고 어렵지 않게 풀어내며 느낌표를 찍는 내용이 담긴 책도 재미있다. 하지만, 사실과 현상을 다룬 책들에는 취약한데, 그런 책들은 오직 지적 허영심을 채우기 위해 읽는다고 봐야 한다. 이해를 못해도 보이지 않는 사실을 전달하는 과학 서적도 재미있기는 하다. 읽는데 집중력을 많이 요구해서 도전하기가 어렵지만.
이 책은 독서법에 대한 일반적인 론이 아닌 오로지 '이동진'이라는 사람이 생각하는 독서에 대한 의견이다. 이동진이라는 저자에 대해 호감이 가고 그의 생각에 공감한다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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