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원숭이 / J.D.바커
비채 / 리디북스
러스웰(러니의 스릴러 월드) 카페에서 재미있다고 극찬이 자자했던 책이다. 재미있는 스릴러가 보고 싶던 참에 구입했다. 그리고 읽기 시작하는데 초반부터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없었다. 빨리 읽기가 아쉬워 맛있는 빵을 야금야금 먹듯이 아껴가면서 읽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내용이 궁금하니까 그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끝에는 정신 없이 몰아 읽었다.
이야기는 짧은 호흡으로 진행된다. 외국의 스릴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챕터에 익숙할텐데 한 챕터당 매우 짧은 분량이 길게 이어져있다. 수어사이드하우스에서도 그렇고 호흡이 짧은 책은 시점과 인물을 변화시켜 이야기를 진행하며 변화시키는데 좋은 효과가 있지만 워낙 챕터가 짧다보니 몰입도가 떨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샘 포터는 강력계 형사로 사건 현장에 도착했다. 그를 부른 이유는 작은 상자 때문이었다. 희생자 일곱 명, 한 명당 상자 세 개, 5년 가까운 기간 동안 21개의 상자를 보낸 연쇄 살인범. 그들은 그를 4MK(4 monkey killer)라고 불렀다.
상자의 주소는 텔벳이라는 투자금융 전문가인 사람의 주소였다. 상자 안에는 다른 사건들과 똑같이 잘린 귀가 담겨 있었다. 상자를 들고 있던 시체는 버스에 치여 얼굴을 알아 볼 수 없었다. 죽은이가 갖고 있는 것은 세탁소 영수증과 회중시계, 동천 총 75센트였다. 샘과 일행은 드디어 네마리원숭이 킬러를 잡았다고 생각했다. 현장에 출동한 CSI요원 폴 왓슨은 삼촌이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신다고 시계에 대해 물어보겠다고 했다. 또 일기장이 발견되었다. IQ 156의 4MK의 일기가 적혀 있었다.
이야기는 샘 포터와 다른 요원들, 그리고 4MK의 일기 챕터로 짧게 나뉘어 반복된다. 독특한 것이 4MK의 일기 또한 독립된 이야기로 봐도 좋을 정도로 흥미진진하며(다소 엽기적이지만) 나중에는 전체적인 이야기와 어우러져 4MK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4MK는 악을 저지른 사람을 죽이지 않고 그와 가까운 가족을 잡아 처음에는 귀를 자르고 눈을 자르고 혀를 자르고 그 다음에 시체를 내버린다. 텔벗의 피해자는 숨겨진 딸 에머리 코너스였다. 그녀는 열 다섯 살로 4MK에게 납치를 당했고 귀가 잘렸다. 그들은 꾸준히 추격해 시체가 위암에 걸렸으며 결국 4MK가 아니라는 것을 밝혀낸다.
* * * 스포일러 * * *
한편, 샘 포터는 사실 아내 헤더가 강도 사고로 죽었고 그로 인해 휴가 상태였는데 4MK가 나타나 어쩔 수 없이 투입된 상황이었다. 아내의 살해범이 발견 되었다는 소식에 폴 왓슨과 범인을 확인 했지만 그는 존 왓슨이 CSI 요원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가 4MK임을 알게된다. 샘 포터는 4MK가 찌른 칼에 허벅지에 부상을 입는다. 경찰은 폴 왓슨이 앤슨 비숍이란 것을 알고 샘 포터는 그의 일기장을 끝까지 읽는다.
일기장에는 그의 유년 시절과 부모이야기가 나온다. 엄마가 옆집 카터 부인과 성적 관계 맺는 것을 보았고, 남편 사이먼 카터가 그 관계를 알아차리고 엄마에게 찾아왔으나 엄마는 그를 지하실에 가둬두고 죽인다. 아버지가 돌아와서 함께 가학적인 행위를 하며 원래부터도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던 비숍은 그런것에 굉장히 익숙하고 아버지로부터 쭈욱, 살인지가 되기 위한 여러가지 것들을 배웠다. 사이먼이 죽고 카터 부인까지 지하실에 가뒀지만 카터의 회사에서 낯선 남자와 스미스씨가 찾아오고 카터가 숨긴 것들을 찾길 원했던 그들은 카터 부인을 넘겨 받길 원했다. 아버지는 카터 부인을 넘겨주었지만 낯선 남자는 아버지를 쏴죽인다. 낯선 남자는 비숍까지 쏘려고 했지만 뒤에서 스미스가 낯선 남자를 쏜다.
엄마와 카터 부인과 스미스는 한패였다. 엄마는 아버지를 처리하기를 바랬다. 엄마는 그에게 열쇠를 가져오라고 했지만 열쇠는 없었고 돌아가자 그를 남겨두고 떠났다.
샘 포터는 그가 남겨 둔 퍼즐, 세탁소 영수증과 동전을 통해 그의 힌트를 따라 샘 포터를 기다리고 있는 비숍을 찾아간다. 귀에 이어 눈이 담겨 있는 상자가 발견 되고 샘 포터는 에머리를 걱정하며 나아가고 결국 비숍을 만난다. 비숍은 과거 스미스와 사이먼이 탤벗의 회사에서 일하며 돈을 빼돌렸는데 스미스가 사이먼을 배신하고 탤벗이 보낸 나쁜 남자까지 죽였다는 것을 이야기해주었다. 비숍은 커서 탤벗의 회사에서 일을 하게 되고 아버지의 죽음은 결론적인 책임은 탤벗에게 있다과 생각했다.
비숍은 눈과 귀와 혀가 잘린 탤벗을 데리고 있었고 결국 그를 11층에서 떨어뜨린다. 그리고 그는 카터 부인의 새 이름을 알려주었다. 그 이름은 카트리나 코러스로 에머리 코너스의 12년 전에 죽은 어머니였다. 그는 정신을 잃은 포터와 에머리를 두고 사라져 버린다.
탤벗이 죽긴 했지만 무고한 에머리는 죽지 않았고 샘 포터도 무사했다. 다만, 4MK, 비숍은 사라져 버렸다. 에필로그에서는 샘 포터는 자신의 방 침대에서 상자를 발견한다. 상자 안에는 누군가의 귀가 있었다. 포터는 그 귀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검은 문신이 있는 아내 헤더를 쏘아버린 강도 사건 범인의 귀. 비숍이 쪽지를 남겼다. 그는 샘을 위해 친절을 배풀었으니 자신의 어머니를 찾는 일을 좀 도와달라고 적어놓았다.
* * * 스포일러 * * *
주인공인 샘 포터보다 범인인 4MK에게 더 매력을 느꼈다. 그는 아주 악랄하고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다. 무엇보다 최악인 것은 그 범죄자를 해치기보다 가장 가까운 가족, 무고하고 죄없는 가족에게 해를 끼친다. 그런 끔찍한 범인임에도 매력을 느끼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살인은 용납할 수 없지만, 그가 악을 행하는 사람을 벌하고 있다는 점과 무엇보다 그가 남긴 일기 때문이다.
일기 속의 그는 처음부터 끔찍한 인간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악마의 기질을 타고 나고 있었다. 주변의 고양이를 죽이고 괴롭히고, 자신과 똑같은 부모님에게서 교육도 받았다. 그래도 그는 부모님을 존경하고 애정을 갖고 있었다. 그와 그의 세계는 견고하고 안락하고 행복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의 모든 것을 깨트린 것은 옆집의 카터 부인의 알몸을 보게 된 그 날 이후부터였다.
흥미롭고 어떻게 진행이 될 지 전혀 예상 할 수 없는 비숍의 일기장 속 이야기들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두 가지 중심적인 이야기 중 하나이며, 4MK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는 매체이다. 게다가 욕을 하지 않고 매너 있고 예의를 지키며 샘 포터에게도 줄곧 겉으로는 예의바르게 행동했다. 마지막으로 샘 포터에게 보낸 선물만 해도 그렇다.
하지만, 어떤 의미로든지 아무리 매력이 있고 사연이 있고 무엇이 있던지간에 무고한 사람을 죽이고 복수의 방법이 끔찍하기 짝이 없는 살인이었다는 점에서 비숍은 소설의 악당이자 범인, 악역 역할 또한 충실히 해내고 있다. 샘 포터가 잡히지 못한 4MK를 잡을 수 있을까. 뒷 이야기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니면 샘 포터와 클레어베어와 그 팀의 이야기라도.
오랜만에 정신없이 몰입하며 즐겁게 읽었던 소설이라 참 좋았다. 아아. 이런 스릴러 소설이 또 어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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