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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by DORR 2021. 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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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가의 살인사건 / 히가시노 게이고

소미미디어 / 리디북스 

 

 

히가시노 게이고는 다양한 면모를 지니고 있는 작가이다. 

예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고 특히 우리 나라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일본 작가 중 하나이다. 일본 문학을 그닥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재미있을 것 같은 장르(공포,스릴러,미스터리,추리 등) 아니면 읽지 않는데 미쓰다 신조 다음으로 호감을 갖고 있는 작가가 히가시노 게이고이다. 

 

워낙 유명 작품들이 많고 리디 대여 이벤트로 여러 권의 책들을 빌려 본 기억이 있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취향에는 썩 맞지 않아 이후로는 그의 작품을 거의 읽지 않았다. 그러다가 최근에 많이 보이는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사실 단편을 그지 좋아하지 않아서 단편집인 것을 알고 약간 실망했지만 생각보다 괜찮았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풍자적인 유머가 즐거웠다. 8편의 단편은 각각의 매력을 담고 있다. 가장 흥미롭게 본 이야기는 세금대책 살인사건과 장편소설 살인사건으로 헛웃음이 계속 나오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1. 세금대책 살인사건 

 

나는 얼어붙은 거리의 살인을 연재하고 있는 추리소설 작가이다. 그는 세금액수를 보고 깜짝 놀라 회계사인 친구 하마사키 고로에게 연락하고 하마사키 고로는 연재중인 소설에 경비로 처리 할 수 있는 장면을 넣어보자고 한다. 그리하여 얼어붙은 거리의 살인은 이상한 소설이 되어버린다. 그런 우스꽝스러운 소설과 그들의 상황이 재미있게 그려진다. 

 

2. 이과계 살인사건 

 

이 이야기는 '이 소설이 취향에 맞지 않는 분은 그냥 넘기세요'라는 첫 문구가 많은 것을 시사한다. 나는 과학을 좋아하는 이과계 활자애호가다. 그는 이과계 살인사건이라는 책을 발견한다. 온갖 이해하기 힘든 과학용어가 등장하는 이과계 살인사건. 그리고 그 책을 읽는 그에게 수사관이 나타나 함께 가자고 한다. 이과계 인간을 찾기 위한 이과계 살인사건 책에 내가 범인으로 지목된 것이었다. 

 

3. 범인 맞추기 소설 살인사건 (문제편.해결편) 

 

다른 출판사의 편집부 사람 넷이 모였다. 그들은 우도가와 선생의 집으로 향했다. 우도가와 선생의 아내가 얼마전에 사망했고 그는 신작을 꺼내 네 사람에게 보였다. 그는 네 사람에게 범인을 맞춘 사람에게 신작을 증정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날 밤, 우도가와 선생이 죽었다.  여기까지가 문제 편이다. 그리고 시마부쿠로에게 가타기리가 찾아온다. 그는 범인을 찾아냈다고 말한다. 속으로는 신작 장편소설은 자기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타기리가 범인을 맞추자 시마부쿠로는 안심한다. 아내의 유작 소설의 범인이 누군지 몰라 그들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하지만 시마부쿠로는 기타기리에게 신작 장편을 주지 않는다. 화가난 그는 넥타이를 들고 작가에게 다가갔다. 

 

4. 고령화 사회 살인사건 

 

야부시마의 담당자 고타니는 그를 담당한지 20년쯤 되었다. 야부시마의 글은 점차 줄거리에 억지가 많거나 수수꺠기가 논리적이지 못했다. 3회에 나타났던 사체가 7회에 다시 등장하고 이야기는 마구 뒤섞였다. 고타니는 그의 엉성한 원고를 애써 논리적이도록 수정했다. 가네코에게 원고를 넘기며 고타니는 쓴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야부시마의 전작과 이번작은 너무 비슷하며 그것을 수정한 70살의 고타니도 똑같은 트릭과 동기로 수정했다. 하지만 그 책을 읽는 독자 평균 연령도 76세다. 

 

5. 예고소설 살인사건

 

마쓰이가 쓴 살인의 제복이란 책 속의 살인과 똑같은 살인이 현실에서  일어났다. 경찰이 찾아왔다.  연쇄 살인 덕분에 책은 미친듯이 팔리기 시작했다. 그에게 범인이 전화를 걸어왔다. 범인은 다음 피해자에 대해 소설을 써달라고 말했다. 치어리더가 목표였다. 경찰이 다시 찾아와 누가 죽냐고 해서 스튜어디스라고 대답했지만 범인이 원한대로 안내 데스크 직원이 죽는 소설이 발표되었다. 범인은 다시 전화를 걸어 버스 가이드를 죽이는 글을 쓰라고 했다. 마쓰이는 살인 장면이 나오지 않는 글을 쓰고 범인이 얘기한 장소에 갔다. 버스 가이드인 아가씨가 나타났고 마쓰이는 그녀를 돌려보내고 범인을 기다렸다. 하지만 범인은 그를 밀어 절벽에서 떨어뜨렸다. 마쓰이가 이번에 쓴 소설에는 범인이 절벽에서 몸을 날려 자살한 내용이 적혀있었다. 그의 마지막 소설은 유서가 되었다. 

 

6. 장편소설 살인 사건 

 

모래의 초점을 완성한 구즈하라는 편집자 오기에 의해 억지로 더 늘려 쓴다. 대장편이 유행이라 2천장이 넘도록 책을 써야 한다고 했다. 신작 소설에도 필요없는 정보를 억지로 넣었다. 결국 3053장읜 원고가 마무리 되었다. 종이를 바꾸고 철판을 넣어 8.7킬로그램의 주사위 같은 책이 완성되었다. 

 

7. 마카제관 살인사건 

 

소설의 마지막, 범인이 밝혀지고 트릭이 밝혀져야 하는 순간, 어이없는 이유로 연재가 종료되는 사건.

 

8. 독서 기계 살인사건 

 

쇼횩스라는 고성능 독서 기계, 그것은 사람 대신 책을 읽어 줄거리도 요약해주고 혹평 혹은 호평의 서평도 써준다. 하지만 몬마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쇼횩스를 사용하게 되고 이 기계는 점차 놀라운 일들을 해내게 된다. 

 

요즘 세상에 느긋하게 책이나 읽고 있을 여유가 있는 사람은 없다. 책을 읽지 않는 데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 책을 좋아했던 과거에 매달려 있는 사람, 자신을 살짝 지적으로 보이고 싶은 사람 등이 서점에 드나들 뿐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책을 읽었다, 는 실적뿐이다. (...) 책을 별로 읽지 않은 주제에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책이 그리 팔리지 않는데도 베스트셀러 탑텐이 발표된다. 일반 독자가 전혀 모르는 문학상이 늘었다. 책이라는 실체는 사라지는데 그것을 둘러싼 환상만은 아주 요란하다.  독서란 도대체 뭘까

짧은 단편들로 구성된 이야기는 다양한 이야기로 출판계와 소설가와 이러저러한 사정을 풍자하고 희화화 한다. 마지막 독서 기계 살인 사건에서 보여준 요미, 쇼횩스를 파는 장사꾼의 독백은 이 책을 읽는 내내 어딘가 모르게 찜찜했던 주제를 콕 집어 보여주는 것 같다. 공감도 간다. 

 

독서란 도대체 뭘까. 저번 독서 모임에서도 왜, 독서를 하는가에 대답으로 나는 이렇게 답했다.

 

'재미있기 때문에', '유익하기 때문에' 

 

재미있고 또 유익했던 책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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