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에 갇힌 남자 / 데이비드 발다치
북로드 / 밀리의 서재

데이비드 발다치의 에이머스 데커 시리즈의 새로운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 이야기는 여러모로 흥미진진하고 또 만족스러웠는데, 가장 좋았던 부분은 바로 데커의 변화 부분이다. 항상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이 집중하고 있는 일을 무엇보다 중시했던 데커가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그 변화는 여러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데커 자신을 웃게 만든다.
"넌 정말 달라졌어, 에이머스. 여길 떠난 이후로."
데커 자신의 곁에 소중한 사람들, 재미슨과 엘빈 마스, 보거트, 그리고 메리 랭커스터 같은 좋은 사람들에 의해 그는 점차 변화한다. 변화하는, 그것도 좋은 쪽으로 변화하는 인물를 보는 것은 즐겁다. 이 전편에서는 점차 다치고, 능력이 사라지고 했는데 좋은쪽으로 변화하는 그를 보니 흡족스러웠다. 그것은 어느새 에이머스 데커란 케릭터를 퍽 좋아하게 된 것이겠지.
몰리의 생일날 고향을 찾은 데커는 무덤 앞에서 메릴 호킨스를 만난다. 공감각 증후군으로 데커는 그를 버건디 색으로 바라본다. 그것은 처음 보는 색이기도 했다. 그는 데커와 메리가 처음 형사가 되어 맡은 사건의 범인이었다. 명확한 지문과 DNA증거로 4명을 살해한 그를 감옥에 넣었다.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었다. 하지만 그는 암으로 죽어가고 있는 시한부라 인간적 석방을 당했다. 죽음을 앞둔 그는 데커에게 자신은 무죄이며 진짜 범인을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를 만나기로 한 날, 그는 자신의 숙소에서 총에 맞아 죽은 채 발견 되었다.
과거의 사건과 새로운 메릴 호킨스의 죽음을 추적하게 된 데커는 보거트의 반대로 재미슨도 없이 혼자 벌링턴에 남았다.
13년전 사건은 아메리칸 그릴의 주인인 데이비드 가츠와 은행가인 도널드 리처즈를 죽이고 리처즈의 딸 애비게일 리처즈를 죽였다. 둘 다 총으로 죽인 것에 비해 애비게일은 목이 졸려 죽었다. 여자아이의 손톱 밑에서 범인의 DNA가 검출되었다. 그리고 14살의 프랭키 리처즈 또한 가슴에 총을 맞고 죽었다. 아내 수전 리처즈는 자리를 비웠었다. 범인으로 지목 되었던 메릴 호킨스는 아내가 암 말기였고 직장에서 잘렸으며 딸은 마약 중독자였다. 피해자의 집에서 잡다한 것들을 훔쳐간 호킨스의 주머니에선 현금이 발견 되었다.
메리와 데커는 수전 리처즈를 먼저 만난다. 호킨스를 살해했다면 피해자의 가족이 가장 유력했기 때문이다. 그녀에게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다시 찾아갔을 때, 이웃이 그녀가 짐을 싣고 자신의 차를 끌고 사라졌다는 것만 알게 되었다.
호킨스의 부검을 한 일행은 그의 몸에 남겨진 문신 중 화살이 별을 관통한 것 같은 문신을 발견한다. 데커는 이번에는 데이비드 가츠의 아내인 레이철을 만나러 왔다. 그녀는 남편이 하던 일을 이어 받아 아메리칸 그릴도 운영하며 다른 사업에 손을 뻗어 부를 누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데커는 메리가 남편 얼이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고 두 사람이 이혼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데커는 호킨스의 마약 중독중이었던 딸 미치를 만나러 간다. 그녀는 마약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높은 연봉을 받는 헤드헌터와 결혼해서 아이까지 키우고 있던 미치는 아버지의 사건을 수사하러 온 데커가 반갑지 않았다. 숨기고 있던 과거의 자신을 밝힐까봐 두려웠다. 미치를 만나고 돌아오던 데커는 트럭이 들이 받는 바람에 죽을 뻔한 위험을 겪는다. 그리고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것이 호킨스의 사건 때문이며 그 말은 즉 제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한편 데커는 자신을 탐탁치 않아하는 블레이크 내티와 서의 언론 담당 직원인 샐리 브리머가 불륜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다. 내티와 그의 상사 차일드리스 경정은 사법방해로 데커를 기소했지만 그는 무죄로 보석금 없이 석방 된다. 그리고 그 순간, 엘빈 마스가 그를 찾아온다. 괴물이었던 남자에서 데커가 구해준, 시리즈에 종종 등장하는 데커의 절친, 엘빈 마스. 자꾸 등장해서 그런지 정이 많이 가는 케릭터이다. 아무때나 감옥 유머를 날리지만 그의 겉모양과 당당한 태도에 사람들은 그 남자의 말이 진실이 아니라 농담이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데커를 지지했던 밀러 서장의 힘을 입어 데커는 자유롭게 사건을 수사할 수 있게 되었고 샐리 브리머에게 정보가 담긴 USB도 받지만 저격수가 나타나 샐리 브리머를 죽인다. 엘빈 마스와 데커가 저격수와 싸웠지만 작고 예민한 살인자는 탈주에 성공한다.
샐리 브리머는 누군가에게 내티와의 관계로 협박을 받고 있었고 살해된 줄 모른채로 수전의 분장을 하고 그녀의 시체를(짐으로 알고) 차로 이동했다. 그 일과 연루되서 살해 당했다.
데커는 메리가 얼을 밀어냈고 그 이유가 조기 치매 탓임을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의 자식 샌디를 돌보는 일로도 벅차 자신을 돌보기 힘들거란 생각을 한 메리는 그를 놓아주기 위해 밀어냈다. 하지만 데커는 죽은 캐시를 변함없이 사랑한다고 메리에게 말하며 얼을 쉽게 포기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데커는 미치의 마약 거래자를 알게 되고 교도소에 있는 칼 스티븐스를 만나러 간다. 그들은 칼이 호킨스와 접점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호킨스가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를 듣자 칼의 태도는 변했고 그는 데커 일행이 떠난 후, 결국 교도소안에서 살해당했다. 그들은 호킨스의 죽음과 증거에 미치가 연루되어있다는 사실을 짐작한다. 그의 팔을 할퀴어 DNA를 얻어내고 대신 마약으로 바꾸었을지 모르겠으며 호킨스의 화살과 별이 사랑했던 딸에 대해 칼에게 무언가를 알아낸 후 호킨스가 자신의 무죄를 강력히 주장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엘빈 마스는 레이철 리처즈에게 접근해서 정보를 얻으려 하다가 레이철도 총에 맞는다. 그리고 그녀가 운영하던 아메리칸 그릴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게 된 데커는 화재 사건을 핑계로 소방대원들을 불러와 아메리칸 그릴의 지하를 조사한다. 그곳에서는 인간 세탁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미치의 남편 브래드 가드너도 그곳에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재미슨에게 알려 달라고 부탁한 단체와 회사와 러시아에서부터 들여온 스파이의 인간 세탁이 아메리칸 그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로스 보거트와 토드 밀리건, 알렉스 재미슨은 모두 데커의 곁으로 돌아온다. FBI가 맡아야 할 사건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마침 레이철 가츠가 수술에서 회복되어 정신을 차렸고 그녀를 지속적으로 노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데커는 함정을 파서 범인을 잡는다. 결국 그녀를 죽이려 했던 것은 차일드리스였고 그 배후에는 빌 페이튼, 즉 아메리칸 그릴의 매니저로 본명은 유리 이고르신이라는 남자가 있었다. 그는 러시아의 스파이로 러시아의 한 올리가르히(러시아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특권 계급)중 하나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사건이 해결되려는 찰나, 데커와 엘빈 마스와 재미슨은 도망갔던 유리 이고르신에 의해 납치 되어 돈 리처즈의 예전 집에 납치되었다. 그들은 가츠와 리처즈 모두 돈 때문에 나라를 팔고 골칫덩이가 되어 간 둘을 처리하기 위해 살인 사건을 꾸몄다. 미치는 이고르신이 미국에 유학했다가 만난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었다. 그녀의 어머니 리사는 메릴을 만나 결혼해 미치를 친 딸처럼 키웠다. 이고르신은 미치는 죽이지 않으려 했고 데커에게서 그녀의 행방을 알고 싶어했다. 마스와 눈짓을 교환하며 갑작스러운 반격으로 겨우 위험을 벗어났고 이고르신은 달아났다.
미치는 아버지의 무죄를 법정에서 입증한 뒤 가츠와 함께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갔다. 사건을 해결한 뒤에 데커는 다시 이 곳으로 돌아오겠다고 한다. 캐시와 몰리를 위해서 그리고 메리 랭커스터와의 우정을 위해서도.
*
이번 이야기는 여전히 위험하고 목숨의 위협을 받지만 그래도 점차 인간적인 매력이 늘어나는 데커의 이야기다. 군더더기 없이 스토리가 흘러가며 단서를 찾고 다시 등장한 엘빈 마스와 메리 랭커스터와의 케미도 좋다. 모든것을 기억하는 남자 이후로 이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 데이비드 발다치의 후속작을 기다렸던 독자들에겐 정말 좋은 작품이 아닐까 싶다. 다음 이야기가 또 나오겠지? 좀 더 사이가 돈독해진 보거트 팀과 엘빈 마스와의 우정도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기억력이 좋더라도 데커에게 누군가 따듯한 반려자가 생기면 좋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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