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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사관장 - 미쓰다 신조

by DORR 2020.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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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장 / 미쓰다 신조

한스미디어 / 도봉시립도서관 

 

 

 

이번 추석 연휴 동안에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를 읽고자 다짐했다! 이 시리즈들은 대부분 절판이고 특히 기관은 중고 서적마자 굉장히 비싸서 도서관을 알아보았는데 우리 지역에는 없었고 다른 지역에서 겨우 빌려 올 수 있었다. 

 

최근 노조키메를 읽고 느꼈던 기묘하고 오싹한 공포를 느끼고 싶어 찾게 된 사관장,백사당 시리즈 중 앞 권인 사관장. 

역시 미쓰다 신조이다. 지역 고유의 특색이 묻어나며 조금씩 조여들어 오는 공포감과 묘사가 일품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나'의 기억이다. 아주 여렸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다섯 살의 나이에 아버지를 따라 하쿠미 가(家)로 돌아간다. 정확하게 아버지는 돌아가는 것이지만 나는 처음 가는 것이 맞다. 아버지는 하쿠미가의 장남이었다. 고모와 삼촌들이 있었고 아버지의 아내, 나에게는 새어머니가 생겼다. 사실 나는 첩의 자식으로 새어머니는 본 부인이었다. 하쿠미가는 지역에서 오래되고 명문 높은 가문이었다. 새어머니는 가면을 쓴 것 처럼 차갑고 기묘한 여자였다. 

 

어렸던 나는 넓은 집안을 다니다가 금단의 방을 발견 했고, 그 곳에서 할머니를 보게 된다. 맹장지 너무 격자에 있는 할머니는 제정신일 때도 있지만 멀쩡하지 않을 때도 많았다. 할머니는 이상한 소리와 냄새를 풍겼고 나를 학대했다. 집안의 수치라고 했다. 무시무시한 할머니와 새어머니를 포함해 다른 가족 누구도 나에게 관심을 주지 않았고 아버지는 있는 듯 없는 듯 했다. 그나마 내가 가장 좋아한 것은 다미 할멈이었다. 집안 사람들이 무시하며 하찮게 여기는 다미 할멈은 나에게 따뜻하게 대해주고 많은 이야기와 지혜를 주었다. 

 

나는 대나무 숲을 지나 한 사당을 발견한다. '백사당'이라고 불리는 그 곳에서 눈을 피하기 위해 들어갔던 나는 슥, 스륵- 하고 다가오는 끔찍한 것을 마주하게 되었고 결국 정신을 잃은 그를 다미 할멈이 데리고 돌아온다. 그를 구한 뒤 다미 할멈은 10년은 늙은 것 처럼 보였다. 

 

여섯살이 되어 다오 초등학교에 가게 된 나는 하쿠미 가문의 자식이라며 구누기다를 비롯한 친구들이 자신을 대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누구와도 잘 어울리지 못하던 나는 도도야마 산에 올라가기로 하고 그 앞에서 스누가와라는 동급생을 만난다. 스누가와는 하쿠미가문인 자신과는 극과 극인 처지였다. 다미 할머니는 절대로 그 산에 가지 말라고 경고했고 굳게 약속했지만 나는 스누가와와 구누기다 친구들과 함께 도도야마 산으로 올라가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산에 가기로 한 날, 할머니가 죽고 다미 할멈에 의해 장송백의례가 진행된다. 하쿠미 가문은 업보에 의해 장례를 치를 때는 상주가 백사당 안에 들어가 탕관이라는 의례를 치룬다. 하지만 할머니의 장례식 날, 밖에서 자물쇠로 잠근 백사당 안에서 아버지가 사라졌다. 나는 도도야마 산에 올랐고 그 곳에서 신당을 발견했다. 그리고 신당 안에 있는 그것을 마주하고 기억을 잃었다. 

 

여기까지가 앞 이야기로 뒷 이야기는 아버지가 사라지고  다쓰미씨 부부에게 맡겨져 성인으로 성장했다.  다쓰미 부부는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30대가 되어 출판사에서 일하던 나는 새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다시 하쿠미라고 향한다. 27년만이었다. 사실 하쿠미가로 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다미 할멈이 아직 살아 있다는 말에 그녀가 보고 싶어 가게 된 것이 컸다. 하지만 그는 하쿠미가의 상주로 새어머니의 탕관을 진행해야 했다. 

 

다미 할멈은 탕관을 순서에 맞춰 완벽하게 잘 하지 않으면 시체에 마가 끼고 마모우돈이라는 괴물이 된다고 했다. 탕관을 잘 진행하던 나는 새벽에 다시 그것과 마주친다. 다섯살에 만났던 그것의 기억이 떠오르고 그는 다시 정신을 잃는다. 깨어났을 때는 집으로 돌아와 있었고 이번에도 다미 할멈이 그를 데려왔으나 그를 데려오고 나서 다미 할멈은 사망했다. 그리고 백사당 안에서 탕관을 했던 새어머니의 시체도 사라졌다. 나는 다미의 장례를 치뤄주고 다시 하쿠미 가를 떠난다. 

 

처음 소설을 읽자마자 만나게 되는 요괴 할멈, 기괴한 모습의 할머니와 만주를 억지로 먹이려고 하는 끔찍한 모습, 백사당안에서 그것과 조우하는 그 긴박하고 공포스러운 순간, 다미 할멈과 마을 사람들이 들려주는 마모우돈과 백사당, 그리고 도도야마 산의 괴담들까지. 아직 어리고 연약한 아이가 벌이는 체험들이 무섭게 다가왔다. 성인이 되어 다시 찾은 나의 이야기의 백미는 새어머니 경야 부분이었다. 시체를 앞에 두고 탕관을 진행해야 하는 긴장감도 그렇지만, 가면 같은 여인이자 아버지를 닮은 자신에게 집착했던 새어머니다. 게다가 백사당 안에는 그것도 있다. 여러가지 무서운 상황들이 얽이며 긴장감 넘치고 무서운 장면이 되었다. 

 

다소 미스터리나 비밀스러운 것들의 정체가 밝혀지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무엇보다 뒷 이야기에 해당하는 백사당이 있고, 혹은 단권으로 끝난다고 해도 살짝 밋밋하긴 해도 이 소설 안에서 느낄 수 있는 소름끼치는 공포감만 해도 책을 읽은 충분한 값어치는 되지 않을까 싶다. 역시, 믿고 보는 미쓰다 신조이다. 어느 작품도 실망을 시키는 일 없이 충실한 공포감을 전달해 준다. 다음 이야기 백사당도 너무나 기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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