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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내가 죽어야 하는 밤 - 제바스티안 피체크

by DORR 2020.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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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어야 하는 밤 / 제바스티안 피체크 

위즈덤하우스 / 리디북스

 

 

제바스티안 피체크의 책이다. 워낙 파격적이고 파괴적이고 앞을 예측하기 힘든 이야기를 쓰는 작가이다. 이 책도 그러한 저자의 느낌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영화 '더 퍼지'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에서 그 영화의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더 퍼지 The purge

그리고 사실인지 괴담인지 모를 '블루웨일 챌린지' 또한 비슷한 느낌이다. 

 

주인공 베냐민 뤼만은 밴드의 드러머였다. 하지만 딸의 사고 이후 그의 삶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막 잘 되기 시작한 밴드의 드러머였던 벤에게는 율례라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다. 매니저 존존과 딸 율례와 함께 차를 타고 있었다. 운전석에 있던 그가 열 다섯살짜리 딸의 가슴을 만지고 있는 존존을 보고 화를 내다가 차는 사고를 당했고 존존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지만 율례는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매니저 존존에 의해 밴드에서도 쫓겨나고 아내와도 이혼을 했다. 근근하게 삶을 연명하고 있는 그에게 또 다른 끔찍한 일이 닥쳤으니 사고 이후 희망을 잃지 않고 의족에 의지하며 대학에도 진학한 딸이 갑자기 자살을 한 것이다. 

 

벤은 내내 딸은 자살이 아니라 누군가에 의해 사고가 난 것이다라고 주장했지만 최근까지는 어느 누구도 그의 주장을 믿지 않은채 율례는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잃고 누워있었다. 

 

동시에 8N8이라는 끔찍한 사이트의 표적이 되었다. 약 1년전부터 SNS상에서 출몰하여 8월 8일 저녁 8시 8분부터 사냥이 시작되었다. 8N8은 죽이고 싶은 사람 하나를 추천하여 8월 8일 8시 8분에 추천된 사람 중 한 명이 사냥감으로 선정되어 아침 8시까지 12시간 동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채(물론 이는 허락되지 않았다) 사냥을 한다. 사냥감을 포획하여 죽이는데 성공한 사냥꾼은 상금 1,000만 유로를 받게 된다. 그리고 그 8N8의 두번째사냥감으로 벤이 선택된 것이었다.

 

벤과 함께 선택된 첫번째 사냥감은 아레추 헤르츠슈프롱이란 여자로 24세 심리학과 대학생이었다.  아레추는 사실 8N8을 처음 기획했던 사람이었다. 학창 시절 끔찍하게 따돌림과 괴롭힘을 당한 기억으로 범죄심리학을 공부하고 인터넷과 소셜 네크워크를 통해 전파되는 사회심리학적 바이러스를 연구하며 실험을 하기 위해 8N8을 기획해냈고 '오즈'라는 유명한 해커가 기획을 현실로 바꿨다고 했다. 

 

두 사람은 쫓긴다. 그들의 모든 개인 정보가 인터넷과 SNS상에서 풀리고 사람들에게 쫓기고 두 명의 불량해들이 등장해 혼수 상태의 율례의 목숨을 갖고 벤을 마음대로 휘두르려고 한다. (사냥 보다는 사냥 과정을 촬영해 이익을 얻으려 한다) 쫓고 도망가고 온갖 힘겨운 상황에 맞닥들이며 벤은 아레추와 함께 율례를 구하려고 한다. 

 

****스포일러****

 

사실 8N8에 베냐민 뤼만이라는 이름을 적은 사람은 벤 자신이었다. 아내와 이혼하고 딸의 인생을 망쳤다는 죄책감으로 죽어야 할 사람은 자신이라 생각해 그 이름을 넣은 것이다. 율례는 아레추와 아는 사이였고 아레추는 '오즈'의 인격을 갖고 있는 이중인격자였다. 율례와 알고 지내던 것은 아레추였지만 그녀를 밀어 떨어뜨린 것은 '오즈'였다.  벤은 자신을 죽이려던 불량배와 함께 옥상에 떨어지고 그가 사냥감인 자신을 죽였으므로 상금은 그에게 가게 된다. 하지만 그는 죽지 않았고 이미 인터넷과 SNS, 언론등에 심하게 훼손당한 명예와 신분을 버린 채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오즈도 아레추의 안에서 사라진 듯 하지만 그가 만든 8N8은 내년에도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한다.

 

*****

 

초반부터 내내 쫓기며 급박하고 억울하고 답답한 상황에 몰리는 주인공들. 아무 이유 없이 이런 상황을 겪어야 한다는 점이 화가 났고 보는 내내 답답하고 짜증이 났다. 막 책을 덮어 버리고 싶을 정도로. 하지만, 현실은 이보다 더 끔찍하다. 악플에 시달리고 누명을 쓰고 신상이 공개 되고 루머에 억측에 알 수 없는 비난을 받아야 하는 숱한 인터넷 혹은 SNS의 사람들. 저자가 전하고 싶었던 부분도 그러한 부분이 아니였을까. 

 

주인공의 현실이 매우 답답하고 화가 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였다. 물론 숱한 여러가지 납득하기 어려운 오류들은 그냥 넘기도록 하자.(허술한 오즈의 정체와 엄청 뛰어난 해커란 사람의 능력과 본 모습의 능력차이라던가 그외 다 열거하기 힘든 많은 문제들). 재미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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