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파이 살인사건 / 앤서니 호로비츠
열린책들 / 리디셀렉트

전부터 워낙 추천도 많이 받고 재미있다는 평이 자자해서 몇 번이나 시도했지만 초반에서부터 진도가 나가지 않아 방치해두었었다. 그러다가 마음 잡고 진득하게 읽기 시작했는데 초반을 넘기기 시작하니 재미가 붙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액자 소설이라는 점이다. 초반 주인공인 수전이 앨런 콘웨이의 맥파이 살인사건이라는 그의 원고를 읽으며 이야기가 시작한다. 실제로 책 안에는 맥파이 살인사건이라는 하나의 완성된 추리 소설이 하나가 제대로 등장한다.
앨런 콘웨이의 맥파이 살인사건은 아가사 크리스티풍의 고전적인 추리 소설의 느낌이 많이 난다. 아티쿠스 퓐트라는 형사가 나오며 아가사 크리스티와 셜록 홈즈 등 영국의 추리소설을 굉장히 오마주했고 그러한 영국 전통 추리소설 느낌이 많이 난다. 다소 지루하고 장황한 배경설명이나 인물 설명에 지쳐서 포기할 수 있지만(나도 초반에는 진도가 안나갔다) 어느 정도 분위기와 상황이 파악 되고 나면 이야기에 쭉 빠져 들게 된다.
저자인 앤서니 호로비츠가 창조한 인물이겠지만 아티쿠스 퓐트라는 시리즈를 실제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는 액자 소설로 9번째 이야기만 볼 수 있지만 말이다.
아티쿠스 퓐트의 맥파이 살인사건은 실제 소설에서 보는 편이 좋고 우선 수잔이 주인공인 맥파이 살인 사건을 보자면, 클로버리프 북스의 소설팀 팀장인 소전 라일랜드는 앨런 콘웨이의 인기 소설 아티쿠스 퓐트의 9번째 시리즈 맥파이 살인 사건의 원고를 읽는다. 한참 재미있게 읽어 나갔는데 퓐트가 범인을 밝히는 마지막 장이 사라져 있다. (이 부분에서는 나도 확 열이 받았다! 이제 범인만 밝혀지면 되는데!!!!) 아마 우리가 느낀 감정이 바로 수전이 느낀 감정이었을 것이다.
수전은 출판사의 사장인 찰스 클로버에게 묻자 그는 앨런이 보낸 편지를 받았는데 내용은 유서와 비슷했다. 앨런 콘웨이가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두게 되었다는 내용의 편지였다. 공교롭게도 앨런 콘웨이는 퓐트 시리즈를 끝내려고 하며 맥파이 살인 사건에서 퓐트가 뇌종양에 걸렸다는 설정을 해두었다. 사건이 마무리되면 그도 죽을 것이다. 그리고 앨런 콘웨이는 죽었다. 병으로 죽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집 난간에서 떨어져 자살로 판명되었다.
찰스는 그녀에게 맥파이 살인사건의 잃어버린 마지막 장, 범인이 밝혀지는 원고를 찾아보라고 한다. 그녀는 앨런의 원고를 찾기 위해 앨런의 주변인들 -앨런의 남자친구 제임스 테일러, 누나 클레어 젠킨스, 목사 톰 로브슨, 웨이터이자 앨런에게 소설의 아이디어를 빼앗긴 도널드 리, 제작자였으나 앨런의 부당한 요구에 화가 난 마크 레드먼드, 전처 멜리사 콘웨이, 아들 프레더릭 콘웨이까지 만나면서 앨런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고 확신한다.
****스포일러****
앨런 콘웨이가 쓰고 싶어하던 소설은 추리 소설이 아니였고 그런탓에 그는 퓐트 시리즈를 끔찍하게 생각했고 죽음과 함께 그것을 완전히 마무리 해서 같이 가져가고 싶어했다. 그렇다면 시리즈는 쓰레기가 되고 몰락해가던 클로버리프 북스는 겉잡을 수 없어질 것이었다. 그것을 염려한 찰스는 그를 죽인다. 그리고 모든 사실을 알아낸 수전까지 죽이려고 하지만 수전의 연인인 안드레아스가 그녀를 구한다. 그녀는 결국 모든 것을 접고 그와 함께 그리스에서 호텔을 운영한다.
****
저자 코난 도일의 이름은 셜록 홈즈와 절대로 뗄 수 없을 것이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포와로와 미스 마플과 뗄 수 없는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셜록 홈즈에 열광하지만 저자의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앨런 콘웨이가 그랬던 것 처럼. 자신이 쓰고 싶었던 작품은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았다. 그가 가고 싶어하던 방향성과는 전혀 다른 퓐트 시리즈가 그가 원하던 작가로서의 명성을 안겨주었다.
아직까지 추리 소설이나 장르 소설이 문학 작품으로 혹은 문단에서는 인정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에서는 많이 바뀌었지만 우리 나라의 현실만 봐도 그렇다. 그러한 현실과 저자의 가치관과 문학적인 목표와 성취, 그리고 성공과 독자들의 지지와 같은 여러가지 출판과 저자의 현실에 대해 조금은 들여다 보고 생각해 볼 수 있었다.
퓐트가 등장하는 맥파이 살인사건에서 맥파이 경을 죽인 범인이 누구인지는 소설의 말미 일곱번째 챕터, 절대 얘기하면 안되는 비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부분은 직접 읽어보며 추리 소설의 재미를 느껴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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