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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눈알사냥꾼 - 제바스티안 피체크

by DORR 2020.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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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알사냥꾼 / 제바스티안 피체크

단숨 / 리디북스 

 

 

차단부터 눈알수집가, 사냥꾼, 소포, 패신저23까지 제바스티안 피체크는 나의 스릴러 취향에 굉장히 부합하는 작가이다. 스릴러는 당연히 이래야 한다, 라는 손에 땀을 쥐고 긴장감 넘치며 범인과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와 주인공을 응원하는 마음까지 모두 합쳐져 정말 즐겁게 읽었다. 너무 재미있고 퇴근하는 길에 읽기 시작해서 중간에 운동하고 밥 먹고 동생과 이야기까지 나누었는데도 자기 전까지 다 읽어버렸다. 도무지 멈출 수 없었다. 

 

눈알수집가를 반드시 먼저 읽기를 바란다. 단독으로도 나쁘지 않지만 눈알수집가를 먼저 읽고 나면 재미는 두, 세배로 커진다. 내용도 이어진다. 

 

변호사인 남편에게 성적 학대를 당해 온 요한나 슈트롬, 남편은 그녀와 이혼을 요구하고 열 다섯살의 딸 니콜라를 데려가 버렸다. 그리고 알콜중독과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그녀에게 한 남자가 다가와 딸 니콜라가 벗고 있는 사진을 건네준다. 

 

알렉스(알렉산더 초르바흐)는 아들을 찾으러 간다. 제한 시간은 7분 남았다. 그는 46시간 내내 잠을 자지 못했다. 프랑크에게 전화가 온다. 아들을 살리고 싶으면 자살을 하라고 한다. 그의 밖에서는 스토야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그는 아들의 목소리를 듣고, 통화 내역을 녹음한 뒤 총을 쏜다. 

 

두 달 후, 알리나는 필립 스토야 반장의 부탁으로 차린 주커를 만나러 왔다. 정확히는 그를 마사지 하여 그의 기억을 혹은 미래를 보러 온 것이다. 대신 스토야 반장은 알렉스가 죽기 전에 녹음한 그 통화 테이프를 주기로 약속했다. 차린 주커는 시각 기관에 대한 최고 난이도 수술의 전문가지만 성도착자이자 무지막지한 고문가였다. 납치한 여자를 강간하고 고문하고 눈꺼풀을 없앤 채 사창가나 포르노 영화관 뒷문에 놓아주었다. 직접 죽이진 않았지만 여자들은 자살을 택했다. 그의 다섯번재 희생자 타마라 슐리어가 증언을 해주기로 했는데 그녀는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스토야는 어쩔 수 없이 알리나에게 도움을 청한 것이다. 

 

스토야 대신 숄레가 나타나 그녀에게 주소를 하나 알려주고 그 주소를 따라가자 토트라는 정신과 박사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납치당하다시피 그 곳에 왔는데 감시가 매우 엄중한 은닉처였고 이곳에서 타마라를 보호하며 치료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알렉스를 다시 만난다. 알렉스를 만나고 나간 알리나는 주커의 환상을 통해 납치되는 여자가 다름 아닌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그녀는 주커에게 잡치 되어 니콜라를 만난다. 

 

한편 알렉스는 알리나를 찾기 위해 은닉처를 나서 타마라가 그리고 있던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프랑크가 있었고 욕조에는 알리나의 강아지 톰톰이 위험에 처해있었다. 그리고 프랑크에 의해 숄레가 위험했다.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총소리가 났고, 결국 알렉스는 톰톰도 구하고 숄레도 구하고 프랑크를 따라가 총을 쏜다. 결국 프랑크는 어깨에 총을 맞은 채 달아났다. 

 

알리나와 알렉스는 타마라를 통해 또 니콜라를 통해 주커를 도와주는 이리스라는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주커는 니콜라의 한 쪽 눈을 알리나에게 이식하기 위해 (각막상피줄기세포 이식 수술) 뽑아낸다. 그리고 니콜라와 함께 애써 그 곳을 탈출한다. 

 

알렉스는 타마라의 유언장을 건네기 위해 그녀의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 하지만 그는 변장한 주커였고 때마침 알리나가 이리스가 몰고 온 차에서 내렸고 주커에 의해 알렉스또한 의식을 잃었다. 깨어난 알렉스는 주커와 실랑이를 벌이다 그를 죽이고 알리나와 니콜라를 데리고 탈출한다. 알렉스는 스토야를 만나기 위해 그녀들과 헤어지고 니콜라는 엄마가 있는 집으로 돌아가나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요한나가 아니었다. 일리야를 찾아 온 것은 요한나가 아니라 변장한 이리스였다. 

 

*****스포일러*****

 

프랑크가 발견 되었지만 그는 위독한 상태였다. 알렉스는 죽기 직전인 프랑크를 위협해 아들을 찾아내었고 죽었는 줄 알았던 아들은 살아 있었다. 그리고 숄레가 전화를 걸어왔다. 그가 진짜 눈알 수집가였고 모든 증거를 프랑크에게 돌렸을 뿐이었다. 프랑크는 율리안을 지키기 위해 숄레가 지시하는데로 행했을 뿐이었다. 알리나는 이리스의 칼에 자궁을 상처 입는다. 겨우 그녀가 본 미래를 기억해 총을 꺼내 이리스를 쏘아죽였다. 

율리안은 프랑크를 죽게 만든 아버지를 용서하지 않는다. 9개월간 한 마디도 나누지 않았다. 끔찍한 트라우마로 토트 박사에게 치료를 받고 있지만 이틀에 한번꼴로 오줌을 싸고 늙은 사람의 눈을 하고 있다. 알렉스는 공판을 기다리고 있지만 법원은 아내가 죽고 아들은 정신적 충격을 받아 충분한 벌을 받았다는 결론을 내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알리나는 다시는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진단 이후 알렉스를 만나지 않는다. 대신 각막과 줄기세포 이식에 대해 검색하며 시력을 찾겠다는 소망에 메달리고 있다. 숄레는 잡히지 않고 도망쳤다. 

모든 것이 헐리우드 시나리오 같지 않고 엉망이지만 율리안에게 검은 쥐를 선물한 뒤, 조금이나마 희망의 빛을 보이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

 

 

전편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지만 다소 아쉽다면 범인에 대한 반전과 더불어 그 과정이 너무 억지스럽지 않았나 싶은 생각때문이다. 주커의 동료 이리스도 무언가 껴맞춘 듯 전체적인 구성에 비해 조금 어설펐다. 반전이 효과적이었지만 부자연스러웠다. 그런 아쉬움 때문에 온전한 별 3개를 줄 수 없어서 아쉽지만 어느 구절 하나하나 긴장감을 놓치 않는 흥미진진함이 있었다. 

 

 

"이런 글을 쓰는 걸 보니 좀 이상한 분인것 같아요" 그럴 때 저는 항상 이렇게 개답합니다. "죄송하지만 당신도 만만치 않은 것 같네요. 심지어 이런 글을 읽기 위해 돈을 쓰다니 말입니다." (....) 저는 인간이 왜 소파에 편안히 앉아 연쇄 살인범이나 성폭행범들의 행각을 읽고 싶어 하는지, 왜 가장 편안해야 할 여가 시간에 인간 영혼의 가장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드는지 이해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피뢰침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죠. 스릴러를 읽는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안전하게 배출하는 일입니다. 그것을 다 읽은 책과 함께 덮어서 서가에 꽂아두는 거죠. (...)저는 글을 쓰는 것을 통해, 독자 여러분은 읽는 것을 통해 그것을 발산하는 거고요. 하지만 그러한 경우에 우리는 선한 사람들입니다. 이것은 한 심리학자가 최근에 빈에서 열린 낭독회에서 제게 확인시켜 준 사실이에요. 배출구가 없는 사람들, 다시 말해 스릴러를 읽지도 쓰지도 않고 모든 것을 속으로 꾹 눌러 참는 사람들이 오히려 우리가 걱정해야만 할 사람들입니다. 

 

나는 그의 작품 끝에 항상 달려 있는 작가의 말이 참 좋다. 어쩌면 다른 작품들보다 좀 더 잔인하고 엽기적이고 끔찍한 사건이 등장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대중들은 그를 어둡고 침침한 인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어두운 스릴러는 스트레스를 안전하게 배출하며 어두운 것의 피뢰침이라고 말한다. 깊이 공감한다. 나는 끔찍한 범죄가 무섭고 혐오스럽고 분노하지만 이야기에는 열광한다. 그것이 스트레스를 풀고 피뢰침이 되어 줄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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