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벌 / 요코미조 세이시
시공사 / 리디셀렉트
이번에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를 읽으면서 새삼 느낀 것인데 나는 장르물은 단편보다 장편을 훨씬 선호한다. 하긴 소설이면 거의 장편을 선호하는 것 같다. 문학 특히 한국 문학의 경우에는 단편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10권 이상의 시리즈도 퍽 좋아하는 편이고. (다만 퀄리티 좋은 10권 이상의 장편 소설이 출간 되려면 오랜 시간의 집필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이다. ) 지금까지 출간 된 많은 장편 소설들이 있고, 지금도 출간 되고 있는 많은 소설들이 있어서 행복하다. 그러나 이제 리디셀렉트에 남은 긴다이치 시리즈는 겨우 3권이 남았다. 그나마 2권은 한 소설의 1,2권이다.
여튼, 내가 꼽는 최악의 긴다이치 시리즈 삼수탑에 비해 여왕벌은 그나마 괜찮았다. 그리고 고전적인 틀과는 조금 비슷한 듯 다른 듯 제법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중후반에서 범인의 윤곽이 잡히긴 했지만 워낙 긴가민가 하는 장치를 많이 해놔서 끝까지 확신을 못하긴 했다.
월금도라는 섬은 주로 어업과 동백꽃 재배, 목축을 주로 하지만 과거 중국의 밀매매로 번성했던 곳이다. 다이도지란 가문이 과거 유명한 우대장 미나모토노 요리토모(12세기 일본 가마쿠라막부 정권을 세운 무장이라고 한다)의 후손이며 그 유품도 갖고 있다고 해서 잠시 신문에 오르고 유명해졌던 적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로부터 19년 전, 다이도지 가문의 수장 데쓰마에겐 고토에라는 굉장히 아름다운 딸이 하나 있었다. 그 딸은 마을을 찾아온 두 청년 중 하나, 구사카베 다쓰야(가명)와의 사이에서 딸을 낳았다. 하지만 딸을 임신하고 있던 중 구사카베 다쓰야는 죽었고 그녀도 딸을 낳은 후 5년 후 죽었다. 데쓰마는 그 전에 죽게 되어 결국 고토에의 딸 도모코는 조모인 미키와 가정교사 가미오 히데코에 의해 잘 자라났다. 그리고 그녀가 19살이 되던 해 죽은 어머니의 유언대로 그녀는 도쿄의 아버지에게로 가게 되었다. 목적은 신랑을 구하기 위해서이다.
그녀의 친아버지는 물론 19년전에 죽었지만 두 청년 중 하나, 즉 죽은 구사카베 다쓰야의 친구 하야미 긴조가 다이도지 가문에 데릴 사위로 들어오며 고토에와 혼인을 했다. (말 뿐인 혼인으로 고토에는 월금도에 하야미는 도쿄에서 따로 살았다) 즉 도모코의 아버지 다이도지 긴조와 그의 처(이자 하녀) 쓰타요와 그의 친 아들 다이도지 후미히코와 함께 살기 위해 도쿄로 떠나게 되어 있는 것이었다.
그 이동에는 마키와 히데코가 동행했고 도쿄로 가는 여정에 잠시 쉬게 되며, 긴다이치도 가노 변호사의 의뢰로 쇼라이소 호텔이 묵게 된다. 긴다이치는 그 호텔에서 다몬 렌타로라는 그리스 조각상 같은 남자를 만나며 다이도지 긴조와 쓰타요, 후미히코 및 쓰타요의 오빠인 이나미 로헤이가 있었다. 또한 도모코의 신랑감인 유사 사부로, 고마이 다이지로, 미야케 요시부미도 와 있었고 수행자이자 월금도에서 도모코에게 네 친아버지는 사고사가 아닌 살인당했다고 알려준 쓰쿠모 류마가 있다.
다이도지 긴조는 도모코를 도쿄로 데려오면 안된다는 신문으로 오린 편지를 받았고 도모코도 목욕을 하고 나왔다가 월금도로 돌아가라는 협박을 받는다. 그리고 유사 사부로가 사망하고 그의 사망 현장에서 다몬 렌타로와 정체를 알 수 없는 흰 수염의 노인도 등장한다. 이후 호텔의 정원지기였던 히메노 도사쿠가 교살되어 시체로 발견된다. 그는 아라시 신초 극단의 극단주였고 매년 월금도에서 연극을 행했던 극단이었다. 또한 미야케 요시부미도 살해당하고 만다.
긴다이치는 흰 수염의 노인이 기누가사 도모히토라는 황족이며 도모코의 친아버지인 구사카베 다쓰야는 기누가사 도모히토의 둘째아들인 도모아키라였다. 도모아키라의 편지에 '박쥐'에 대해 씌여있었고 그것에 관여해 찍은 8장의 사진이 있으며 아들의 죽음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가노 변호사를 통해 긴다이치에게 의뢰했던 것이다. 그는 손녀인 도모코의 짝으로 다몬 렌타로를 점찍어 놓고 있었고 두 사람을 이어주기 위해 변장도 하며 나름의 노력을 했던 것이다.(다몬 렌타로는 범죄자였지만 전쟁 이후 변한 것이고 그 전에는 매우 건실한 청년이었다)
****스포일러****
일행이 월금도로 다시 향해서 결국 도모아키라의 죽음을 밝혀낸다. 도모아키라는 고토에에게 자신의 신분을 밝히며 결혼할 수 없다고 그 이유를 밝히고 반지도 돌려달라 하고 반지를 가지러 고토에가 방을 비운 사이 범인인 하야미 긴조가 돌아와 그를 죽인 것이다. 하야미 긴조는 고토에를 사랑했고 그래서 그를 죽였다. 결국 히데코는 돌아온 월금도에서 긴조를 죽이고 자신도 죽는다. 사실 히데코는 하야미 긴조를 사랑했고 그가 고토에게게 빠진 것을 알자 자신의 말을 잘 듣는 고토에를 통해 하야미가 아닌 도모아키라를 선택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러면 그가 포기할 줄 알고 자신에게 올 줄 알았다. 허나 하야미 긴조는 친구를 죽이는 선택을 한 것이다.
****
결국 모든 가족을 잃은 도모코는 친조부와 친조부가 보낸 신랑감을 다시 만나게 된다.
여왕벌이라는 제목에 이미 아름다운 여성의 비극이 담겨 있다. 그러나 대부분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자 주인공은 비극의 주인공이고 결국 살아 남아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는 암시를 주고 있다. 어찌보면 매번 비슷한 패턴에 고루하기 짝이 없을 때도 있지만 그래도 무언가 즐겁고 흥미롭고 슥슥 읽히는 것이 요코미조 세이시의 긴다이치 시리즈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물론 일본 특히 전후의 일본의 배경과 사상은 불쾌하기 짝이 없지만 말이다.
'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 환자 - 재스퍼 드윗 (0) | 2020.08.24 |
---|---|
나는 언제나 옳다 / 길리언 플린 (0) | 2020.08.23 |
프랜차이즈 저택 사건 - 조세핀 테이 (0) | 2020.08.20 |
삼수탑 - 요코미조 세이시 (0) | 2020.08.18 |
살인자의 선택 - 에드 맥베인 (0) | 2020.08.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