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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그 환자 - 재스퍼 드윗

by DORR 2020.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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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환자 / 재스퍼 드윗

시월이일 / 리디북스(밤도둑)

 

 

 

내 유튜브 구독 목록을 보면 크게 네 분야로 나뉘어지는데 기독교, 스타 크래프트, 반려동물, 공포/미스터리로 나뉜다. 스타와 반려동물 관련 영상은 구독 알림이 뜨면 그 날 안에 바로바로 보는 편이고 공포물은 매우 아껴서 듣는다. 주로 공포 라디오 같이 화면보다는 음성에 집중된 쪽을 좋아한다. 애초에 단순 작업을 할 때 재미있게 들으려고 구독했으니 말이다. 가장 좋아하는 분은 역시 왓섭님니다. 목소리가 너무 좋으시고 연기력도 좋고 제보되는 사연도 퀄리티가 굉장히 좋다. 폭 넓게 나폴리탄 괴담, 레딧 괴담, SCP 괴담 등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가장 좋아하는 것은 제보 되는 시리즈 사연으로 하드론님 원작 괴담이나 잔벼리님 두자매 이야기 등등 같은 직접 제보한 시리즈 괴담이 좋다. 제보된 괴담은 내용이 재미있고 좋지만 아무래도 공포는 살짝 떨어진다. 왓섭님처럼 전체적인 퀄리티가 좋지는 않지만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좀 더 현실에 근접한 무서운'이야기를 전해주는 '그와 당신의 이야기'도 매우 좋아한다. 업데이트도 자주 되지 않지만 주로 한국을 배경으로 한 실제 있었을 법한 무서운 이야기들을 전해준다. 그 외에 80스튜디오, 심야서점등을 구독해서 듣는데...(책에 관한 리뷰를 하려고 하는데 왜 공포라디오 유튜브 채널에 대한 이야기를 풀고 있는지 모르겠다...) 흠흠.

 

여기까지는 사족이므로 직접적인 리뷰는 아래부터 시작...^^;;


 

여튼,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는 왓섭님의 공포 라디오에 소개된 영상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는 레딧의 레전드 괴담이었다고 한다. 의료진을 미치게 만들거나 죽게 만드는 접근 제한 특별 관리 대상 환자. 

 


'그 환자'를 만나고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의료진을 미치거나 자살하게 만든 접근 금지 환자
“내가 엄청난 비밀을 알고 있는 건지 아니면 나 자신이 미쳐버린 건지 현재로서는 확신이 서지 않아 이 글을 쓴다”
- 본문 중에서

엘리트 정신과 의사, 파커는 여러 모로 열악한 환경의 주립 정신병원에서 자신의 운명을 바꾼 한 환자를 만난다. 여섯 살 때 병원에 보내져 30년 넘게 수용되어 있는 진단 불명의 남성. 병원 내 누구도 그의 본명과 병명을 알지 못하며, 그 환자에 관해 말해야 할 때면 그저 ‘조’라고 불렀다. 조는 병실에서 나오는 법이 없고, 집단 치료에 참여하지 않는 데다, 의료진과 개별적으로 만나는 일도 없었다. 병원 내 최소한의 인원이 최소한의 용무를 위해 그의 병실을 드나들었고, 그나마도 그를 정기적으로 만나는 사람은 모두 미치거나 자살했다고 한다. 소문이 워낙 흉흉해 거의 모든 직원이 그를 기피하고 두려워했으며 말조차 꺼내기를 꺼렸다.
젊고 자신감 넘치는 파커에게 ‘그 환자’의 존재는 호기심을 넘어 집착이 되어 가는데…. 베일에 싸인 환자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그가 마주한 진실은 무엇이었을까?

 

왓섭님의 방송에서 소개 된 부분은, 파커가 병원장 로즈가 조의 담당으로 배정한 후 그가 조를 찾아가는 부분까지다. 그는 파커를 향해 이렇게 말한다. "내가 정말 미친것처럼 보이나? 의사선생?"

 

여기까지 들으니 정말로 궁금했다. 어째서? 왜? 무엇때문에? 이 환자의 특별한 점이 무엇이길래? 궁금하다. 궁금하다. 정말 궁금하다. 마침 리디에서 밤도둑 대여 이벤트로 1900원이란 가격이 대여를 하고 있었다. 망설임 없이 대여를 하여 읽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페이지수가 적다. 페이지 넘기는 속도가 엄청나다. 글씨를 흡입하듯 마구 읽어 내려갔다. 

 

파커는 조에 대한 정식 기록을 로즈 박사의 도움으로 읽게 된다. 그가 몰래 훔쳐 본 정보도 끔찍했지만 로즈를 통해 알게 된 정보 또한 마찬가지였다. 같은 병실의 환자를 미치거나 죽게 만들고 이제는 의료진까지 잡아 먹는 무서운 환자. 파커는 마음을 단단히 먹는다. 그는 아주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공포를 알아차리고 그 공포를 극대화시킨다고 한다. 해서 로즈는 그에게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파커는 자신의 어머니가 정신 병원에서 죽어가던 모습을 기억해내며 '소중한 사람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라고 답한다.

 

막상 조를 만나자 조는 굉장히 평범했다. 그다지 크지 않은 키에 왜소한 체구. 그토록 누군가를 위협하거나 공포를 줘서 미치게 만들 사람같지는 않아 보였다. 조는 의외의 말을 했다. 자신은 멀쩡하며 아주 평범했고 자신을 학대한 부모가 정신 병원에 집어 넣은 뒤 이 병원의 의자와 의료진들이 막대한 재산을 갖고 있는 부모에게 돈을 계속 뜯어내기 위해 자신을 환자 취급하고 가둬두고 있다는 것이다. 조가 이야기하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파커의 마음을 움직이고 연민을 느끼게 했다. 그가 아버지 몰래 키웠던 고양이 파이어우드 플라워 때문에 방에 가둬진 채 채찍에 맞아야 했다. 옆집에서 들을지도 모른다는 어머니 또한 아버지에게 얼굴을 맞아야 했다. 파커는 조에게 말한다.

 

"당신 말을 믿어요."

 

파커는 조를 탈출시키기로 작정한다. 의사 가운안에 열쇠를 넣고 그를 탈출시키기 위한 철저한 준비를 하는데, 결국 계획은 실패하고 그는 붙잡혀 로즈에게 끌려간다. 로즈의 옆에는 로즈 이전의 원장인 토머스도 함께 있었다. 토머스와 로즈는 그와 조가 나눈 대화를 궁금해 했다. 그리고 로즈는 자신이 조를 맡았을 때의 이야기도 했다. 이 병원에서 가장 처음 조를 맡았던 로즈는 당시 6살의 조를 애틋하게 여겼다. 자신에게 애착을 보이며 조의 병세는 호전되었다. 마지막 공감 능력을 검사하기 위해 고양이를 선물했었다. 그는 그 고양이를 파이어우드 플라워라 불렀다. 그러나 7일간의 공감 치료 마지막 날, 그는 고양이의 머리를 뽑아 죽인 뒤 참견쟁이 로지에게 라는 글자를 써두었다. 그 후 로즈는 사직서를 쓰고 병원을 나왔다. 물론 다시 치료하고 돌아왔지만 그는 병원으로 돌아 온 후 조를 다시 보지 않았다. 

 

토머스는 조가 친아버지에게 끊임없는 성적 학대를 당했고 초기 두 차례 치료로 인해 자신이 인간의 병든 생각을 먹고 사는 괴물의 표적이라고 믿어오다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믿게 되었다. 나쁜 생각에 지속되어 노출 되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는 공감 능력의 극대화로 발달해 상대방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었다. 토머스는 조에게서 손 떼라고 했지만 조는 조금 더 조의 병에 대해 노력해 보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그의 부모를 찾아 간다. 

 

****스포일러****

파커가 찾아 갔을 때, 조의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어머니만 남아있었다. 파커는 조의 방을 살펴보다가 핏자국과 흔적을 발견하고 벽을 부숴 석고판 뒤의 조그만 공간을 찾아낸다. 조각한 듯 딱 맞게 깍인 나무가 주변을 두르고 있었고, 안쪽에는 자그마한 아이의 두개골이 놓여 있었다. 진짜 조는 병원에서 돌아오던 날 죽었다. 아이의 공포와 고통을 먹고 살던 괴물은 아이의 모습을 취해 정신과 환자와 의사와 병원 직원들을 30년 넘도록 괴롭혔다. 그는 바로 조에게로 달려 가고, 그에게 정체를 묻자 조는 그가 두려워하던 어머니의 모습으로 변한다. 조는 자신과 그가 고통을 먹고 산다고 말한다. 타인의 고 통으로 그는 돈을 자신은 먹이를 얻는다고. 그리고 그가 나가려던 순간 겁에 질린 조의 모습으로 돌아와 녹음하고 있는 테이프를 들어보라고 한다. 테이프에는 자신의 목소리와 마지막으로 겁에 질린 조의 목소리만 들어있다. 다음날 파커가 병원에 갔을 때 조는 탈출해서 병원을 빠져나갔다. 이후 토머스는 자택에서 심장 마비로 죽었고 또한 조의 어머니 마사는 자살을 했다. 이후 파커의 약혼녀인 조슬린이 조로 추정되는 낯선 남자에게 폭행을 당했다. 

****

 

파커는 이후 조슬린과 결혼하여 살던 지역을 떠나 다른 곳에서 정착했다. 그곳에서 공포증이나 편집증성 망상을 겪는 아이들을 위한 병원을 열었다. 

 

 

이야기는 다소 모호하게 끝낸다. 우리가 짐작 할 수 있는 것은 실제 조는 사라졌고 조를 대신 하고 있는 무언가. 인간이 아닌 무언가. 인간의 공포와 고통을 먹고 사는 괴물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참 모호하다. 이런 열린 결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그 존재가 무엇이었는가는 명확하게 와 닿는 것이 없다. 누군가는 한국과 서양(미국)의 문화가 달라서 그 존재가 두렵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 도무지 하나도 무섭지가 않다. 만약 초반의 '조'라는 환자와 파커의 긴장감과 파커의 예상과는 다른 병원과의 대립으로 넘어가 진실을 찾을 때가 가장 재미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밝혀진 정체는 초고도의 사이코 스릴러>갑분싸 호러가 된 느낌이라고 할까.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재미있기는 하지만 밀도가 낮고 결말이 다소 허무하다. 그냥 그럭저럭 재미있게 읽을만한 킬링타임용 소설로는 괜찮지만, 무언가 전율을 느낀다거나 공포감에 찌릿찌릿하다거나 하는 매력은 없다. 그래서 좀 아쉽다. 좀 더 길고,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고 좀 더 폭 넓고 다양한 배경과 결론을 갖고 있는 소설이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곧 영화화가 된다고 하니 영상으로 만나면 어떨까 기대를 해보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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