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 / 데이비드 발다치
북도르 / 리디셀렉트
한 때 많은 화제와 인기가 있었던 소설. 그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이번 신작 '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의 평이 좋아서 읽으려다가 데이비드 발다치 시리즈로 엮이는 것을 알았다. 표지의 각각 다른 사람의 얼굴과 제목을 통해 주인공들이 각각 다른 같은 저자의 전혀 다른 이야기인 줄 알았다. 초반을 읽고 주인공 에이머스 데커의 과잉기억 증후군에 관해 알게 되면서 이런 능력을 갖고 있는 형사의 시리즈물이 있으면 재미있겠다 싶었는데 그 재미있는 시리즈가 이 시리즈였던 것이다!
시리즈라면 1권부터 읽어줘야지. 에이머스 데커는 2미터가 다 되는 키에 거구를 지닌 사내이다. 미식 축구 선수로 프로팀의 첫 경기에서 라크루아라는 선수와 충돌해 기절했다. 사람들의 환호성 속에서 그는 숨을 쉬지 못했다. 수석 트레이너가 두 번이나 죽어 숨이 멈춘 그를 살려냈다. 이후 그는 모든 것을 세세하게 기억하게 되는 과잉 기억 증후군 증상을 겪게 되었고 숫자와 색깔을 연결 지어 생각하고 시간을 보고 사람이나 사물을 색으로 인식하는 공감각자가 되었다.
후천적 기억 과잉 서펀트 증후군을 겪게 된 그는 굉장히 희귀 사례여서 많은 의사와 학자들이 그를 치료하고 연구했다. 외향적이고 사교적이던 그는 사고 이후 내성적이고 숫기 없는 사람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연민이나 공감이 없어지고 인간다운 면이 박탈되었다. 그래도 그를 사람답게 만든 것은 캐시였다. 카산드라는 그를 담당한 신입 물리 치료사였다. 뇌 이외에 다리에 상처를 입은 그를 다정하게 보살핀 캐시와 깊은 사랑에 빠졌고 결혼했다. 시카고에서 지적 능력자들을 연구소에서 함께 지내다가 그의 고향 벌링턴으로 이주해 경찰학교에 입학해 경찰이 되었다. 그의 탁월한 기억 능력과 어느 정도 회복된 전직 미식축구 선수의 신체 능력은 유능한 형사로 만들어 주었다.
이와 같은 에이머스 데커의 이야기는 굉장히 충격적이고 강렬하게 시작된다. 평범하게 경찰 업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데커는 집 안에서 죽어 있는 처남을 발견한다. 그리고 아내, 캐시가 머리에 총을 맞고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의 하나 뿐인 딸 10살 생일을 사흘 앞두고 있던 사랑스러운 딸 몰리는 변기에 앉아 목졸려 죽어 있었다. 모든 것을 잃은 그는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한다. 하지만 끝끝내 쏘지 못하고 결국 경찰들이 와서 그를 말릴때까지 방아쇠를 당기지 못했다.
15개월 21일, 열두시간 14분이 지난 후, 그는 공원에 앉아 있었다. 모든 것을 잃고 집과 직장, 아무것도 남지 않은 그는 점차 살이 찌고 노숙을 했다. 그마나 캐시와 몰리가 자신을 보면 얼마나 한심스럽게 생각할까란 생각에 정신을 차리고 사립탐정일을 변변찮게 하며 연명하고 있었다. 감방만한 여관방 침대에서 생활하며.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여관방에 전 동료인 메리 수전 랭커스터가 찾아왔다. 그리고 그의 사건의 범인이 잡혔다고 말해준다. 세바스찬 레오폴드라는 이름의 그는 세븐일레븐에서 데커를 보고 무시당한데 원한을 품었다고 했다. 데커는 기억을 아무리 수색해도 그에 대한 것을 찾을 수 없었다. 그 때, 데커가 다녔던 맨스필드 고교에서 총기 사건이 발생한다. 그는 혼란을 틈타 경찰서로 가 변호사로 위장해 그를 직접 만난다. 그러나 큰 단서는 찾지 못했고 매킨지 밀러이자 서장이 그를 찾아왔고 그는 벌링턴 경찰서의 공식 컨설턴트로 맨스필드 사건을 함께 수사하게 되었다.
범인은 키가 188센치 이상에 어깨가 굉장히 넒고 체구가 건장한 사내였다. 전투복에 마스크를 쓰고 학교 뒷편 문으로 들어와 유일한 CCTV에 딱 한번 포착되었다. 학생 여섯에 어른 둘을 죽였다. 그리고 캐시와 그의 가족을 죽인 범인이 그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서로가 필요하다며 형제 할까?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맨스필드 총기 사건에 사용된 총과 자신의 가족 살인에 사용된 총기가 같은 것이라는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첫번째 피해자 데비의 노트에서 위장복을 그려진 남자의 그림과 그 옆의 하트도 발견한다. 그들은 데비가 예수란 별명의 남자와 만났고 그 남자가 맨스필드 총격 사건의 범인이라는 것을 짐작하게 되었다.
벌링턴 경찰서와 함께 FBI 에서도 수사팀이 왔다. 팀장 보거트의 밑에서 일하던 래퍼티 요원이 범인에 의해 희생이 되어 데커의 여관방 앞에서 발견되었다. 그녀의 시체에는 그에 대한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그리고 알렉스 재미슨이라는 여기자가 그에 대한 악의적인 기사를 냈다. 이후 데커는 범인이 사실은 키가 180정도에 날씬한 체구지만 자신을 위장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레오폴드가 말한 세븐 일레븐이 편의점을 말하는 곳이 아닌 연구소를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연구소는 그가 예전에 검사 받던 곳이고 그곳에서 벨린다라는 여자에 관한 정보를 얻게 된다. 그녀는 자웅동체로 태어났고 그것 때문에 열여섯살에 윤간을 당했다. 범인들은 그녀가 죽은 줄 알고 쓰레기통에 버리고 도망갔고, 그녀는 그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한 과잉기억 증후군을 겪고 있었다. 데커와 비슷한 증상이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강간을 입 다물어주는 대가로 피의자에게 돈을 받아냈고 딸을 버린 뒤 이사가서 근사한 집을 짓고 살았다.
****스포일러****
벨린다를 강간한 녀석 중 하나는 못된 경찰이었고 그녀는 그에게 큰 원한을 갖고 있었다. 나머지는 미식축구 선수들이었다. 그녀와 같은 치료소에서 데커가 단체 치료 시간에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고 그는 미식축구 선수였었다. 맨스필드에서 죽인 학생들도 대부분 미식축구 선수들이었다. 정신이 불안정한 그녀는 '외면당하는 정의'를 운영하는 레오폴드를 만나게 된다. 그의 가족은 모두 살해당했다. 하지만 데커는 벨린다에게 레오폴드에 대해 폭로한다. 사실은 그의 아내와 딸은 살해당한것이 아니라 그가 죽이고 '외면당한 정의'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갖고 있는 돈이 사라지고 죽는다는 사실을. 그는 총으로 위협받던 도중 몸싸움을 해 레오폴드를 죽인다. 그리고 레오폴드가 쏜 총에 벨린다 마저 죽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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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목적은 확실한데 과정이 중구난방으로 튀어간다. 데커의 가족 살인범과 맨스필드 고등학교 총격 사건이 얽히면서 그를 타깃으로 한 메시지가 남겨지고 그로 인한 희생자가 자꾸만 생겨난다. 하지만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는 가장 앞서나가긴 하지만 그 능력만큼의 매력은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도 자신과 관련된 범인을 꾸준히 추적해 나간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그렇겠지만 가장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은 범인의 살해 동기이다. 아무리 정신적으로 불안했고 옆에서 누군가 부추겼다고 해도 전직 미식축구 선수이자 경찰관이 되었다는 이유로 데커의 가족들이 살해당했다는 것은 충분한 동기가 되지 못해 공감을 불러 일으키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는 재미있었고 흡입력이 있었다. 게다가 끝은 동화처럼 잘 끝나고 마무리 된다. 비호감이었던 기자 알렉슨 재미슨은 그들을 도와 사건을 수사하고 결국 보거트에 의해 데커와 함께 FBI에서 함께 일할 기회를 얻게 된다. 첫 권만 봐서는 조금 아쉽다. 여러가지 아쉬운 점과 매력이 공존하기에 다음권이 더욱 기대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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