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속 소녀 / 도나토 카리시
검은숲 / 리디북스
순종적이고 성실한 10대 소녀 애나 루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사라진다. 알프스 산골에 위치한 다소 폐쇄적이고 정적인 마을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 젊은이들이 종종 벌이는 가출로 여기는 지역 경찰과 달리, 가족 모두 독실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부모의 생각은 다르다. 전국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신문 1면을 장식하는 대형 사건이 아니면 관심을 두지 않는 스타 형사 포겔 또한 단순한 가출이 아님을 직감하고 사건을 맡는다. 과거 증거조작으로 무고한 사람을 연쇄살인범으로 몰고 간 일이 밝혀지면서 형사 이력에 큰 오점을 남겼던 포겔. 그는 실종사건이 일어난 이 작은 산악마을이 자신의 화려한 재기를 위한 최고의 무대임을 확신한다. 포겔은 치밀한 탐문과 경험을 통한 직감 등 형사적 역량을 총동원하여 용의자를 찾아내지만 검사는 증거불충분을 근거로 체포영장 발부를 거부한다. 포겔은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검사를 압박할 요량으로 언론 플레이에 능한 기자에게 용의자에 관한 정보를 흘린다. 그리고 다음 날 평범한 하루하루를 살던 한 남자의 집 앞에 천둥번개를 연상케 하는 기자들과 이웃들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터진다.
#스포일러가 없는 리뷰입니다#
가장 처음 만나 본 도나토 카리시의 작품이다. 이탈리아의 스릴러 소설이다. 장 르노가 주연을 맡아 영화로 조만간(11월달쯤?) 개봉 될 예정이라고 한다. 전작(속삭이는 자)이 엄청난 화제로 평이 굉장히 좋은편인데 전자책으로는 이 책이 최초의 출간작이다.
주인공이 참으로 애매한데 포겔이라는 형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아베쇼라는(볼때마다 일본 총리 이름이 생각나서 난감했다....-0-) 작은 마을에서 신앙심이 투철한 평범한 가정의 모범적인 소녀가 실종 된다. 그 소녀의 실종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미디어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포겔이라는 형사가 투입되는데 이야기의 시작은 포겔이 살인 용의자로 잡히게 되고 플로레스라는 늙은 정신과 박사가 포겔과 상담을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날짜가 계속 바뀌고 반복되고, 포겔과 프로렌스, 마티니까지 여러 사람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데 정신이 없고 흡입력이 떨어질 것 같지만 꾸준히 읽다 보니 흥미가 붙는다.
작가는 충실하게 복선을 깔고 있고 분명 독자들에게 그 복선과 힌트에 반응을 하도록 되었다. 이미 여러가지 복선과 트릭에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나는 뻔한 범인과 뻔한 결말이라고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허를 찔린 듯한 기분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여튼, 즐겁게 읽을 수 있었고 작가가 던진 물음에, 그리고 평소에도 생각하던 문제, 제 3자의 입장에서의 범죄를 보는 시선, 사람들의 호기심과 그런 호기심에 부응하기 위해 점차 자극적이고 확실하지 않은 보도를 하는 미디어들, 그런 미디어들에 의해 감정을 쏟아내고 그로 인해 피해자나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는 대중들. 그런 모든것들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따지고 보면 미디어는 그렇게 위험한 존재가 아닙니다. 언제든 원하기만 하면 리모컨 버튼 하나로 무장해제 시킬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버튼을 누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겁니다. 너도나도 호기심을 채우기 바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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