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이었던 소녀 / 마이클 로보텀
북로드 / 리디북스
조 올로클린 시리즈는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스릴러 시리즈 중 하나이다. 너무 어렵지 않고 흡입력 있고 재미있고 매력있다. 비슷하게 추천하는 시리즈로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타우누스 시리즈와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이다. 모두 최소 다섯 권 이상 발간된 시리즈이고 모든 시리즈마다 일정한 수준 이상의 퀄리티와 재미를 선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증명해봐, 네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죽음도, 그보다 더한 거라도”
이야기는 아직은 싸늘한 3월의 영국 서머싯에서 시작한다.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 조 올로클린의 집 문을 두드리는 소녀. 맨발에 풀어진 동공, 마구 헝클어진 머리의 소녀는 입을 꽉 다물고 몸을 굳힌 채 정신을 잃는다. 마치 어떤 끔찍한 일을 겪었거나, 아니면 그보다 더 끔찍한 일을 저지른 것처럼. 그리고 몇 시간 뒤, 처참한 시체로 발견된 전직 형사의 옷에는 그의 딸, 소녀의 피 묻은 손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다. 소녀가 아버지를 죽인 것일까? 왜?
모든 증거와 정황이 소녀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상황, 그러나 심리학자로서 소녀의 정신 감정을 맡게 된 조의 육감은 그 반대를 지목하는데……. 조는 딸의 친구인 소녀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천재적인 기억력의 전직 형사 빈센트 루이츠, 터프한 레즈비언 크레이 경감과 함께 동분서주하고, 그러면서 소녀의 존재는 영국 전역을 뒤흔든 인종 혐오 재판과 묘하게 얽혀들어가기 시작한다.
마이클 로보텀의 소설을 읽을 때는 일정한 패턴에 따르게 된다. 우선 초중반은 매우 더디게 읽힌다. 대부분 며칠에서 1~2주 정도 조금씩 읽어간다. 한번에 쭉 읽을 수 있는 흡입력이나 매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중반을 넘어서면 그 때는 달라진다. 중반을 넘어서면 그 날 하루에 끝이 난다.
마이클 로보텀의 세 번째 책이자 조 올로클린 교수의 세 번째 이야기다.(국내 번역 기준) 용의자부터 함께 해와서인지 이제 조 올로클린 교수가 가까운 내 친구 같기도 하고 오래된 미드 시리즈의 주인공 같기도 할 정도로 애착이 간다. 오히려 미드 시리즈보다 더 가깝게 느껴진다. 미드에서는 그 인물의 표면적인 모습이 주로 나타나지만 나는, 우리는 조 올로클린의 심리적 상태와 그의 고통, 그의 고뇌, 그의 많은 기분들을 지면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이번 이야기는 많이 성장해서 10대 소녀가 된 찰스의 단짝 친구, 시에나가 중심에 있다.
시에나의 아버지 레니가 살해당하고 그 자리에 있던 시에나가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조 올로클린 교수는 딸의 친구인 시에나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에 확신을 갖고 추적하면서 시에나가 자신의 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받은 적이 있으며 나이가 많은 남자친구가 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그리고 시에나의 연극 선생님, 상담교사 등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시에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애가 숨기려고 하는 비밀이 무엇인지 알아나간다.
조 올로클린은 여전히 파킨스 병과 싸우고 있고 별거중인 아내를 사랑하고 있으며 귀여운 두 딸들을 그리워 한다. 용의자에서 그를 구속했던 루이츠 형사와 산산이 부서진 남자에서 등장했던 로니 경감까지 다시 등장해서 그의 지원군이 되어준다. (이미 두 형사들에게 정이 많이 들었다!)
발단 전개부분이 유난히 긴 것 같지만 전개가 중반을 넘어서고 사건의 흐름이 보이기 시작하면 책을 읽는 속도는 매우 빨라진다. 그만큼 강력한 흡입력이 생긴다.
아쉽게도 조 올로클린 시리즈의 번역된 이야기는 이것이 끝이다. 원서로는 8편까지 나와있고 국내에는 2편에 해당하는 LOST가 나와 있지 않다. 번역된 내용으로 봐도 그렇게 쉽게 읽히는 편이 아닌데...원서로 읽기에는 벅찰 것 같다;;; (페이지 수도 꽤 많다;;;)
모든 조 올로클린 시리즈가 전부 번역되어 기쁜 마음으로 읽었으면 좋겠다. 줄리안과 조가 어떻게 되었는지(결국 이혼을 하는지 안하는지...)도 궁금하고, 혹 이혼했다면 조는 다른 여자를 만났는지도 궁금하고 루이츠나 레니와도 여전히 우정을 유지하는지도 궁금하고
찰스와 엠마는 무사히 예쁘게 잘 자라는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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