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악마의 공놀이 노래 - 요코미조 세이시

by DORR 2020. 7. 30.
728x90

 

악마의 공놀이 노래 / 요코미조 세이시

시공사 / 리디셀렉트 

 

 

이번 이야기는 지금까지 읽었던 긴다이치 시리즈의 총 합계라고 할까. 이런저런 긴다이치 소설들의 특징을 집대성해 모아 놓은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시리즈 중 한 권이 아닌가 싶다. 

 

우선 귀수천 공놀이 노래와 20년전 사건이 이 이야기의 배경으로 작용한다. 

 

집 뒤뜰에 참새가 세 마리 앉아 한 마리 참새가 말하기를 우리네 마을 촌장 진베 주군 어르신의 명을 받들어
아가씨를 찾으러 나섰네. 이세에 일곱 차례, 구마노에 세 차례, 기비츠 신사에는 달구경
아가씨는 골랐지만 말 많은 촌장 여기저기 다 말하고 다녀서 촌장님 죽이기로 잠을 재웠네. 잠을 재웠네. 

집 뒤뜰에 참새가 세 마리 앉아 한 마리 참새가 말하기를 우리네 처소의 주군님 사냥 좋아해, 술 좋아해, 여자 좋아해

그중 제일은 여자라네. 여자답고 어여뿐 술잔 집 아가씨. 어여쁘지만 술고래인 술잔 집 아가씨.
잔으로 어림잡아 깔때리로 마시고 아침부터 밤까지 종일 술에 절어 그래도 모자란다며 퇴짜 맞았네. 퇴짜 맞았네.

두번째 참새가 말하기를 우리네 처소의 주군님 사냥 좋아해, 술 좋아해, 여자 좋아해
그중 제일은 여자라네. 여자답고 어여뿐 저울 집 아가씨. 어여쁘지만 구두쇠인 술잔 집 아가씨.
요 금화 저 은화를 저울에 달아서는 종일 감정하느라 밤낮이 저물고 잠잘 틈도 없다며 퇴짜 맞았네. 퇴짜 맞았네.

두번째 참새가 말하기를 우리네 처소의 주군님 사냥 좋아해, 술 좋아해, 여자 좋아해
그중 제일은 여자라네. 여자답고 어여뿐 자물쇠 집 아가씨. 어여쁘지만 돌계집인 술잔 집 아가씨.
돌계집 아가씨 자물쇠 고장났네. 자물쇠 고장 나면 열쇠가 안 맞지. 열쇠가 안 맞는다 퇴짜 맞았네. 퇴짜 맞았네. 

긴다이치는 휴식을 하기 위해 이소카와 경부의 소개장을 받아 귀수촌으로 간다. 가기 전에 귀수촌에 얽힌 이야기를 듣는데, 그것은 이소카와 경부가 소개시켜 준 거북이탕의 주인 아오이케 리카라는 사람의 남편의 살해 사건에 관한 이야기였다. 

 

역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약대 세력가가 있다. 과거에는(전쟁 전에는) 농사꾼들이 으뜸이고 그것도 벼농사가 최고의 세력을 지니고 있었고 그 다음에 밭농사 그리고 다음이 다른 일이었다고 한다. 귀수촌에는 유라가와 니레가 둘이 으뜸이었다. 다타라가라는 촌장의 가계로 최고의 세력이어야 하나 몰락했다. 유라가는 많은 밭을 갖고 있었고 니레가는 산이 많았다고 한다. 니레가가 포도를 제배하면서 세력을 크게 확장시키기 시작했다.  농촌 불황에 이어 니레가에게 밀리기 시작한 유라가의 주인 우타로는 온다이쿠조라는 외부인의 말을 듣고 몰 사업으로 농민들에게 부업을 시작한다. 그러나 온다 이쿠조는 사기꾼이었다. 거북탕의 아오이케 리카의 남편은 외부에서 자란 인물로 마을에 돌아온지 얼마 안되었고 고베나 오사카 등지에서 지내며 세상 물정을 익힌 인물이었다. 그가 온다 이쿠조의 꼬리를 잡고 그를 혼내주러 갔다가 되레 당해 살해된 사건이었다. 범인은 온다 이쿠조로 여겨졌지만 그는 모습을 감춘 뒤였고 이후 그를 볼 수 없었다. 

 

긴다이치는 귀수촌의 거북탕에서 푹 쉬며 지냈다. 리카는 50쯤 된 여주인으로 남편인 겐지로는 이소카와 경부가 들려 준 이야기처럼 28살의 나이에 살해 되었고 26살의 잘생기고 인기 많은 아들 가나오와 겐지오가 살해 당했을 시 임신해 있던 딸 23살 사토코가 있었다. 사토코는 얼굴에 큰 반점이 있어서 항상 그것을 가리고 숨어 있었다. 

 

긴다이치는 탕에서 다타라 호안을 만났다. 부인을 여덟이나 갈아치운 남자로 호탕하고 유쾌한 사람이었다. 현재 귀수촌의 최고 권력자인 니레가의 가헤이도 만났다. 그는 유라가의 주인 우타로가 죽고 나서 유라가의 미망인 야츠코와 한 때 정을 나눈 사이였다는 것도 이야기를 한다. 

 

호안의 초대로 그의 집에 간 긴다이치는 호안의 도망간 다섯번째 아내 린이 보낸 편지의 답장 대필을 부탁받는다. 린은 혼자 적적하니 남은 여생을 함께 살자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고 호안은 좋다는 뜻을 비치는 답장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이후 다른 마을로 가던 긴다이치는 한 노파와 스쳐 지나가는데 노파는 '린입니다, 촌장님 댁에 돌아왔습니다'라고 중얼거리며 지나갔다. 긴다이치는 잘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날 밤 엄청난 뇌우와 함께 비가 내리고 다음날 촌장은 실종되었다. 

한편 귀수촌 출신 유명한 배우이자 가수인 오조라 유카리가 귀수촌으로 돌아오기로 되어 있다. 그녀는 온다 이쿠조의 딸이었다. 당시 촌장의 집에서 거주하던 온다 이쿠조는 하루에라는 17살 아가씨와 만났고 온다 이쿠조가 사라진 후 하루에는 유카리를 낳은 것이다. 

 

촌장님을 집을 찾던 이소카와 경부와 긴다이치는 린이 이미 얼마전에 죽었으며 호안이 린의 편지를 매우 뒤늦게 받았고 린이 아닌 린으로 변장한 누군가가 범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라 야스코가 공놀이 노래처럼 잔으로 깔때기를 마시는 모습으로 살해 된다. 이후 미레가의 딸 후미코도 살해 된 채 발견되는데 그녀 또한 유라처럼 목이 졸려 죽었고 저울과 마유다마가 옆에 있었다. 술잔집에 이어 저울집 아가씨까지 살해 된 것이었다. 또한 사토코가 다음 희생자가 되었다. 그녀는 알몸으로 죽었고 목 졸린 것이 아닌 둔기에 맞아서 살해 되었다. 

 

긴다이치는 유카리도 위험할까 고심하지만 결국 살인은 거기서 멈추었고 범인을 찾을 수 있었다. 

 

**스포일러**

 

범인은 거북탕의 리카였다. 그녀의 남편 겐지로는 온다 이쿠조와 동일 인물로 여성편력이 화려하고 책임감이 없는 남자였다. 그는 온다 이쿠조로 유라 가문의 며느리 야츠코를 임신 시켜 딸 야스코를 낳고 미레가의 딸 사키에를 꼬득여 임신 시켜 후미코를 낳았다. 결국 리카는 남편의 다른 딸들을 죽인 것이고 마지막으로 유카리를 죽이려 했는데 사토코가 알아차려 그녀 대신 죽은 것이었다. 결국 유카리 집에 불을 지른 리카는 린으로 분장한 모습으로 저수지에 몸을 던져 자살한다. 남편인 겐지로 또한 리카가 죽인 것으로 호안이 이를 알고 있어 항상 주시하고 있다가 결국 호안도 죽인 것이었다. 

 

**

 

젋은 아가씨들이 차례로 피해자가 된다는 점에서는 옥문도를 떠오르게 하고 대립되는 두 가문의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의 이야기들에서 나오고 그 외 여러가지 트릭들도 기존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이 있다. 다르다면 귀수촌에서 전해진 공놀이 노래를 모티브로 살인이 일어났다는 점. 과거의 일이 있었고 그 과거의 일에 의해 현재의 사건이 벌어진다는 점은 팔묘촌과도 유사하다. 

 

항상 비슷한 듯 재미가 없는듯 하면서도 즐겁고 흥미롭게 볼 수 있는 긴다이치 시리즈다.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전후 일본 분위기나 그 시절의 우리나라와 다른 전통, 사상, 문화를 살짝 느낄 수 있으면서도 추리 소설 본연의 즐거움도 함께 느낄 수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