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링크로스 84번지 / 헬렌 한프
궁리 / 소라의 선물
이 책이야 말로 책을 위한, 책에 의한 책이라고 할까.
풍성하고 다양한 책을 소개시켜 주고 있어서 세상은 참으로 넓고 책과 문학의 세계는 무궁무진하구나 하고 깨닫는다. 책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들과 함께 헬렌과 마크스 서점의 직원들과의 다양한 우정.
2차 세계대전 이후 다른 여러 나라들도 어려운 상황이였구나... 영국도 배급을 하는 정도로 힘든 시절이 있었을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사실 편지는 간격을 두고 뜨문뜨문 주고 받았고 (특히 초반 1940년대가 뒤에 보다 훨씬 주고 받은 편지들이 많다) 대부분의 대화는 책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정말 책에 관한 내용이 대부분이고 그것도 우리나라의 문화나 분위기에서는 잘 알 수 없는 혹은 번역된 적이 없는 책들이 대거 등장한다.
그럼에도 왜 나는 감동을 받는걸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깊은 감동을 받는걸까.
'책'이 주는 마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멀리 떨어진, 그래도 언어가 같은 두 나라에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판매자와 구입자간의 켜켜이 쌓인 '책'을 매개체로 한 우정과 공감이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것이 아닐까 싶다.
처음에는 그냥 키다리아저씨나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쿨럽 같은 소설인줄 알았다. 하지만 무명이자 가난한 희곡작가와 서점 주인의 실제 주고 받은 서신을 책으로 낸 것이라는 것을 깨닫자 더욱 감동적이였다.
오랜만에 종이책을 읽으니 참 좋았다. 나는 전자책을 선호하고 대부분의 책을 전자책으로 사들여 읽지만 책장에서 나는 종이 냄새, 책장을 넘길 때의 사각거리는 종이의 소리, 책의 매끈한 혹은 거칠거림이 느껴지는 그 촉감들을 전부 너무나도 좋아한다.
하지만, 보관의 한계 때문에 쭉 전자책으로 책을 읽겠지만, 비가 오는 오늘은 딱딱한 느낌이 나는 전자책보다 종이책을 실컷 읽고 싶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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