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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3) 문학소설,에세이,시

공중 곡예사 - 폴 오스터

by DORR 2020.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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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곡예사 / 폴 오스터
열린책들 / 리디북스

 

 


폴 오스터의 책은 표지만으로 항상 나를 매혹시켰다. 도서관에 가면 항상 폴 오스터의 책을 꺼내 몇 번이고 목차를 들여다보곤 했다. 표지도 마음에 들고 제목도 또한 폴 오스터라는 저자의 이름마저도 내 마음을 울렁이게 만들었다.


물론 그러려면 당신 자신이기를 멈출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출발점이고 그 밖의 모든 것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당신은 자신을 증발시켜야 한다.



그러나 처음 보게 된 책 뉴욕3부작은 굉장히 매혹적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어낼 수 없었다. 재미가 없던 것도 아니고 굉장히 좋고 마음에 들었는데도 나는 어째서 그토록 그 책을 초반만 수번을 읽고 중간까지도 읽지 못했던 것일까.

리디북스에서 풀 오스터 전집을 구입하고 묵혀 두었다가 최근에 다시 읽기 시작했다.

 

딱, 기대했던 만큼, 내가 매혹되었던 만큼 아름다웠다.

살아 숨쉬는 듯, 지나가다가 보게 된다면 바로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주인공. 우리의 월트와 그의 스승 예후디 사부. 그리고 이솝과 수 아주머니. 위더스푼 부인. 그들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리고 재치있는 문장들과 주인공 윌트에게 빙의한듯 전달되는 그의 생각과 감정, 기쁨과 절망, 모든 것들.

책의 어느 부분을 읽을 때는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쏟아져서 견디기 힘들었다.

이야기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극적으로 진행이 되어간다. 가난하고 어린 아이였던 월트. 9살의 나이에 예후디 사부를 만나 공중 곡예사의 삶을 살게 된다. 이솝과 수 아주머니를 만나고 위더스푼 부인의 후원도 받는다. 힘들고 어려운 모든 시련을 거쳐 결국 공중 곡예사로 성공하려는 시점. 그에게는 끊임 없이 시련이 닥쳐온다. 가장 꼭대기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순간, 바로 나락으로 추락한다. 그의 롤러코스터와 함께 나의 마음도 한없이 치솟아 올랐다가 바닥으로 떨어지곤 했다. 그의 의식과 함께.

소설은 이래야 하지 않나. 재미도 있고 가슴을 치는 문장도 있고 주인공의 삶을 바싹 곁에서 마치 주인공이 된 듯 빙의를 한 듯 그렇게 밀착해 구경해보고 그의 울음, 웃음을 함께 느낀다. 책장을 덮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나고 이 세상을 평소와는 다르게 살피게 되는 것.

소설은 이래야 하는게 맞지 않나 싶다.



결핍에 대해서는 그런 법이다. 뭔가가 부족하면 우리는 끊임없이 그것을 갈망하면서 속으로 <만일 그걸 가질수만 있다면 내 모든 문제가 풀리게 될거야>라는 말을 하지만 일단 그것을 얻고 나면, 갈망하는 물건이 손에 들어오고 나면, 그것은 매력을 잃기 시작한다. 다른 욕망들이 고개를 들고, 다른 부족한 것들이 느껴지고, 우리는 어느 새엔가 조금씩 조금씩 원위치로 되돌아가게 된다.

공중 곡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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