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복수 / 안드레아스 그루버
단숨 / 리디북스
지옥이 새겨진 소녀와 새까만 머리의 금발 소녀에서 스나이더와 자비네의 콤비로 즐거움을 주었던 안드레아스 그루버의 다른 소설시리즈다. 시리즈라고 한 것은 가을의 복수가 출간되었고 여름의 복수에서 등장했던 발터 폴라스키 형사가 다시 등장하기 때문이다. 얼핏 책 소개를 보니 빈의 변호사 에블린 마이어스가 또 등장해 이번에는 폴라스키와 에블린 콤비가 아닐까 기대해본다.
여튼, 아내를 잃고 홀로 딸을 키우는 폴라스키 형사와 과거 끔찍한 기억을 안고 있는 변호사 에블린 마이어스가 두 주인공이다. 두 사람의 시점이 번갈아 가며 교차하다가 결국 두 사람이 쫓고 있는 것이 하나의 사건에서 시작된 것임을 알게 된다. 중후반까지 각자 활동하다가 중후반 이후 둘이 만나고 단서가 합쳐지면서 모든 사건의 전말과 범인과 그 배후까지 드러나는 과정이 매우 즐거웠다. 안드레아스 그루버 작가 작품의 특징이기도 하다. 다른 화자가 각자의 사건을 접하다가 두 화자가 만나고 각각의 사건이 하나로 귀결되는.
여지껏 보았던 모든 스릴러 범죄 소설을 통털어 여름의 복수에 나오는 범죄가 가장 끔찍하고 잔혹했다. 그것은 바로 10세 이하의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기 때문이다. 그것도 다수의 어른들이 10세 이하의 고아 어린아이들을 철저하게 '도구'로 취급하며 자신들의 욕망을 충족시키기위해 끔찍한 짓을 서슴치 않는 범죄가 나온다. 그나마 그런 잔인한 범죄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그다지 등장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나영이 사건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어찌할 줄 몰랐었다. 하지만 이 소설에 등장하는 사건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그것은 정말 소돔과 고모라를 상케 하는 비윤리적이고 끔찍한 사건일 것이다. 소설이라서 다행이지만 제발 이 세상 어딘가에 이렇게 끔찍한 일은 벌어지지 않길 바란다.
에블린 마이어스도 과거 어동성범죄자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동생은 죽임을 당하는 괴로운 기억을 갖고 있다. 그것이 트라우마가 되어 누군가를 사귀고 깊은 관계가 되는 것도 힘들지만, 폴라스키와 함께 이 사건 속에 뛰어들면서 조금씩 극복해가는 과정도 그려지고 있다.
범죄는 모두 잔악하지만, 아직 성장하지 않은 어린 아이를 대상으로 한, 그것도 어른의 추악한 욕망을 채우기 위한 가학적인 범죄는 가차없이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째서 보호 받아 마땅한, 앞으로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어린아이가 더럽고 썩어빠진 어른들에 의해 그 미래가 훼손되어야 한단 말인가.
다시 한 번, 이 이야기가 소설이라 다행이고, 소설속에서 범죄자들이 처벌당해서 다행이다. 물론 복수라는 방법이었지만 그래도 마땅하다고 생각될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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