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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섬,짓하다 - 김재희

by DORR 2020.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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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짓하다 / 김재희
시공사 / 리디북스

 

 

 


 

평이 좋은 한국 스릴러 소설이라길래 구입했다. 무엇보다 프로파일러가 주인공인 시리즈 소설이라길래 얼씨구나, 구입했다.

자자, 기대감을 잔뜩 갖고 뚜껑을 열어보았다. 처음은 괜찮았다. 퍽 괜찮았다. 100페이지가 넘는 동안(400여 페이지 기준) 특출난 사건이 등장하지 않고 뭔가 발단이 더딘 것 같긴 했지만 그래도 이야기와 케릭터 제법 흥미로운 편이였고 잘 읽혀졌다.

하지만 300페이지가 넘도록 읽어가면서 의문이 들었다.

우선 섬,짓하다에서 첫 사건은 한 남학생이 주간파 사이트에(일베를 떠올리게 하는 사이트다) 성형수술을 한 여자에 대한 비난을 쏟고 글을 올렸는데 그 여자가 살해를 당하며 용의자로 붙잡힌다. 난 여기서 이 사건이 주된 사건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용의자로 붙잡힌 학생이 자살 시도를 하고 주인공 김성호 프로파일러는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범죄행동과학계 소속) 삼보섬의 연쇄 여성 실종 사건에 투입된다. 김성호는 필적 감정 전무가, 국립민속박물관 소석 여도윤 학예사와 함께 삼보섬으로 내려간다.

 

여기서 문제.

이 소설을 읽는동안 실질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은 오로지 진돗개 새끼들 방화 사건 뿐이다. (아니 왜 개한테 그래, 그것도 새끼한테 ㅠㅠ) 주간파 살인사건은 이 이야기에서 직접적으로 다루는 사건이 아니며, 삼보섬 실종 사건은 전부 과거에 일어난 일로 그것을 수사하는 과정이 진행되지만 삼보섬에서 더이상 실종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실종 사건을 수사와 함께 주된 이야기는 김성호의 과거의 편린이다. 홍태기라는 친구가 한남기라는 친구를 괴롭히며 폭력을 가하고 자신은 방관자가 되어 항상 구경만 했다. 어린 시절 사고로 과거의 기억이 없는 김성호가 어린 시절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것은 어렸지만 고양이를 죽이고 방화를 저지르는 소시오패스 홍태기와 그에게 괴롭힘을 받던 한남기라는 친구에 대한 기억 뿐이다. 결국 사건은 허무하게 범인이 잡히며(내 입장에서는 굉장히 임팩트 없고 재미없고 의미도 없는 범인이었다) 김성호의 과거가 드러나게 된다.


#스포일러#


김성호가 악인으로 생각했던 홍태기는 사실 김성호의 과거였다. 사고 후 김홍택에서 김성호로 개명하며 기억을 잃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 홍태기를 분리시켰다. 여도윤 학예사는 한남기였으며 김성호에게 괴롭힘을 받은 것에 대한 복수를 하려고 그를 따라온 것이었다.

 

#

퍽 괜찮았지만 여러가지 아쉬움이 남는데, 가장 먼저 이런 스릴러 사건의 핵심이자 중심이 되는 '사건의 부재'이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시에 사건이 일어나 사건과 범인을 쫓는 것이 아니라 그런 긴박감과 긴장감이 덜했고

두번째로, 삼보섬 실종 사건의 원인을, 어떤 사연이나 인과 관계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범인 어떤 이유로 이 여자들을 납치했는지 (뭐 성범죄를 저지르기 위해서나 살인을 하기 위해서였는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성호의 이야기와 그에 관한 반전을 함께 진행해 나가기 위해 사건의 비중을 줄였는지 모르겠지만, 수사 과정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사건 자체가 원인과 목적 사연이 뚜렷하지 않아 재미없었다.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았던 소설.

김성호의 다른 이이기가 또 있으니 읽어보고 있다. 좀 더 발전된 김성호의 이야기를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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