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리뷰5) SF,디스토피아,판타지

달라구트 꿈백화점2 - 이미예

by DORR 2021. 8. 8.
728x90

달라구트 꿈백화점2 / 이미예 

팩토리나인 / 밀리의서재 

 

작년 한 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책인 달러구트 꿈백화점의 2편이 출시되었다. 출시하자마자 엄청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이다. 우선 궁금한 분들을 위해 한 줄 감상을 적자면, '1편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여지없이 즐거운 2편'이라고 평을 하겠다. 

 

짧은 에피소드의 느낌은 다소 줄었지만 좀 더 확장된 꿈의 세계와 등장하는 여러 케릭터에 대한 밀도가 더 높아져 친밀감도 쌓이고 상상력도 풍부해졌으며 감동도 여전히 놓고 있지 않다. 

 

페니는 입사한지 1년이 되었고 연봉협상을 잘 성공한다. 그녀의 올해 목표는 꿈을 꾸기 싫어하는 단골 손님들을 되찾는 것이다. 1년이 지난 직원에게는 꿈 산업에 종사하는 인재로 인정되어 컴퍼니 구역의 출입증이 나온다. 출입증을 달고 있으면 민원관리국으로 가는 출근열차에 탑승할 수 있다. 

 

단골 손님을 되찾기 위해선느 민원을 해결해야 한다. 컴퍼니 구역은 중앙에 민원관리국과 식당, 테스트 센터가 있고 중앙을 중심으로 외각으로 각 꿈 제작사들이 위치하고 있다. 나무 밑동처럼 생긴 민원관리국의 민원은 3단계까지 있다. 

 

1단계 민원 - 꿈자리가 뒤숭숭하신 분

2단계 민원 - 꿈자리가 사나우신 분(일상 생활에 피해가 갈 만큼 불편한 정도)

3단계 민원 - 꿈 꾸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운 수준

 

달라구트 백화점을 향한 3번째 민원이 하나 있었는데 792번 손님이 '왜 저에게서 꿈까지 뺏어가려고 하시나요?'라는 민원이 들어와 있었다. 

 

페니는 손님을 기다렸지만 그는 길에서 사라지기 일쑤였다. 페니는 그가 남긴 후기를 통해 그가 병을 통해 시력을 잃었고 점차 꿈에서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서 그것을 두려워해 꿈을 뺏지 말아달라고 한 것이었다. 그는 안내견 반디와 함께 꿈속에 들어왔고 페니는 그를 불러세웠다. 페니는 와와 슬립랜드와 킥 슬럼버를 남자와 만나게 해주었다. 

 

모든 힘은 제가 가진 행복에서 나오고, 의욕도 행복해지고 싶다는 열망에서 나와요. 저는 이곳에서 저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의 희망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기쁜 일이죠. 하지만 제가 하는 행동은 대부분 그저 내가 행복하기 위함이에요. 다른 사람의 희망이 되기 위해 평생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처음 만든 꿈도 마찬가지예요. 그 꿈은 해안에서 멀어지는 범고래의 시점으로 진행돼요. 그건 저 자신을 나타낸 거였어요. 제가 살아가기에 너무나 제약이 많은 이 세상을 벗어나고 싶었어요. 다리 한쪽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두 다리를 아예 쓰지 않아도 더 큰 세상을 보는 범고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정말 그렇게 됐어요. 바다에 빠지면 죽는 줄 알았는데, 그 아래에 더 큰 세상이 있더라고요. 지금은 참 다행이다 싶어요. 만약 내가 해안을 달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면, 굳이 바다에 뛰어들려고 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퀵 슬럼버와 이야기를 나눈 792번 손님, 박태경은 페니를 따라 백화점을 구경하며 꿈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그는 꿈에서 깨어나며 이렇게 말한다. 

 

전 그냥 앞을 못 보는 사람이 아니에요. 저는 박태경이에요.

 

페니의 단골 되찾기는 꾸준히 계속 된다. 루시드 드리머였던 1번 단골 손님 윤세화의 이야기가 있고 놀라운 상상력이 빛나는 테스트 센터를 찾아간 모태일과 페이의 이야기, 니콜라스와 막심의 푸드 트럭의 죄책감을 넣은 포춘 쿠키 이야기, 시간과 신의 세 제자 중 2번째 제자의 후손인 아틀라스 이야기, 달라구트의 파자마 파티에 초대장을 받아야 하는 잃어버린 단골 330번과 620번 손님의 이야기. 추억을 소재로 하는 달라구트의 파자마 파티가 대성을 거둔 이야기. 

 

이번 이야기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각자 중심 에피소드로 큰 이야기를 그리고 있으며, 세심하고 소소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부분은, 일생을 열심히 살아서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고 집을 좀 더 나은 곳으로 이사하고 자식들을 대학 보내고 막내까지 결혼을 시키고 은퇴 후 방전해 버리듯 무기력증에 빠져 있던 330본 손님이 압축된 추억의 꿈을 통해 회복하는 과정이었다. 달콤한 낮잠을 자다가 애들이 찾는 소리에 깨어난 주말, 기쁜 일과 걱정스러운 일에 울고 웃으며 남편과 서로를 다독이던 순간, 철마다 피어나는 꽃과 제철 음식에 감사하던 일상, 회사에서 성취의 순간과 실망스러운 순간, 동료들과의 시시콜콜한 이야기, 단칸방에서 첫 아이를 낳고 이사한 녹색 대문집에서 이사할 때 못내 아쉬워 울던 순간.

 

언제나 인생은 99.9%의 일상과 0.1%의 낯선 순간이었다. 이제 더 이상 기대되는 일이 없다고 슬퍼하기엔 99.9%의 일상이 너무도 소중했다. 계절이 바뀌는 것도,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도, 매일 먹는 끼니와 매일 보는 얼굴도. 

 

달라구트 꿈백화점은 실제 현실과 이어진 가상의 꿈의 세계, 꿈을 제작하고 그 꿈을 통해 얻는 감정을 금전처럼 얻어 그것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놀라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친근한 주인공 페니를 중심으로 일상에서 흔한 이웃들 같은 꿈백화점의 직원들, 각자 개성 넘치는 꿈 제작자들 케릭터들을 잘 그려내고 있고 소소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다. 무엇보다 좋은 점은 달라구트 꿈백화점을 통해 받는 감동이 격렬하지 않다는 것이다. 널찍한 그릇에 물이 넘칠듯 넘치지 않을 듯 찰랑거리는 간질간질하고 눈가가 저절로 촉촉하게 젖어가는 편안하고 소소한 감동은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준다. 과하지 않은 감정으로 최고의 감동을 끌어내는 저자의 능력은 과한 것에 거부감을 느끼는 요즘 시대에 더 잘 파고들어가는 것 같다.

 

이 소설 안의 꿈을 찾으러 온 사람들처럼 우리에게 잊었던 추억과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이야기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 

 

1편만한 2편이 없다는데 내가 느끼기에 달라구트 꿈 백화점의 2편은 딱 1편만큼 좋았다. 1편을 즐겁게 읽었다면 무조건 2편도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