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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1) 미스터리,스릴러,추리,공포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 조엘 디케르

by DORR 2021.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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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 조엘 디케르 

문학동네 / 리디북스 

 

1975년 8월 30일. 

한 여자애가 뛰어가고 그 뒤를 어떤 남자가 따라간다. 열 다섯살 놀라 켈러건이 사라진 사건이었다. 

 

실종 이후 33년이 지난 2008년 10월. 주인공 골드먼은 두번째 책으로 33년전 사라진 놀라 켈러건과 그에 얽힌 해리 쿼버트 책을 출간한다. 책 출간 8개월전으로 이야기는 돌아간다. 

 

마커스 골드먼은 첫 책을 성공 시킨 뒤 두 번째 책을 집필하지 못해 출판사의 압박을 받는다. 그는 뉴햄프셔의 오로라에서 사는 해리에게 도움을 청한다. 해리는 학생때처럼 그에게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권한다. 해리는 악의 기원이란 책으로 문학상을 수상한 뒤 미국의 자랑인 유명한 작가였다. 그가 교수였을 때 제자였던 마커스는 우연한 계기로 그와 우정을 나눈뒤 좋은 친구이자 스승으로 지내고 있었다. 

 

마커스는 우연히 해리의 서랍에서 1975년 여름에 열 다섯 짜리 놀라란 소녀와 해리가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해리는 그녀와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던 사이였지만 그녀가 실종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마커스가 뉴욕으로 돌아간 뒤 그 해 여름에 놀라의 유해가 해리의 집 정원에서 발견되었다. 해리는 수갑을 찼고 마커스는 그를 믿었기에 오로라로 내려가 진실을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사건의 진상은 복잡하다. 클락스의 주인인 제니와 그의 남편이자 경찰서장인 트래비스 던이 클락스에 와 있는 마커스에게 사건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75년 8월 30일 데보라 쿠퍼라는 여인이 여자애가 숲속으로 뛰어가고 어떤 남자가 쫓는 것을 경찰에 신고했다. 트래비스와 프랫 서장은 여자애를 쫓아갔고 곧 쿠퍼 부인의 집에서 총 소리가 났다. 쿠퍼 부인은 경찰에 전화를 다시 걸어 여자애가 자기 집에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이 다시 가 보았을 때는 쿠퍼 부인은 총에 맞아 죽었고 놀라는 실종되었다. 쉐보레 몬테카를로 차량이 수배 되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해리는 자신을 탐탁치않게 여기는 페리 게할로우드 경사를 만나게 된다. 놀라의 유해에는 악의 기원 원고도 같이 발견되었었다. 마커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며 위협하는 쪽지도 나타났다. 곧 해리의 차가 불타고 누군가 또 쪽지를 남긴다. 

 

1975년 클락스의 딸 제니는 해리를 사랑했지만 해리는 놀라에게 마음을 뺏기고 있었다. 한편 마커스는 놀라의 아버지 켈러건을 만나보는데 그는 알고 있는게 거의 없었고 항상 큰소리로 음악을 틀어 놓는 사람이었다. 그는 놀라의 친구였던 낸시를 만났는데 그 때 낸시는 놀라의 가슴에 피멍이 들었었고 그녀가 엄마에게 맞았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또한 놀라가 나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엘리야 스턴이라는 40대의 갑부였다고 했다. 

 

제니의 엄마 태머라는 제니와 해리가 잘 될줄 알았는데 해리가 놀라에게 쓴 편지를 보고 질겁을 한다. 그녀는 해리를 파멸시키고자 생각했다. 하지만 증거였던 그 종이는 사라져버렸다. 그는 엘리야 스턴을 만나 묻는다. 루커 케일럽이라는 그의 운전기사가 놀라를 태우러 왔다는 것을 본 사람이 있었다. 루터는 죽어서 증언을 할 수 없었다. 

 

'삶'이라 불리는 무의미하고 하찮은 것을 가치 있고 훌륭한 것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책이라서, 그래서 책을 쓰는 것이어야 하네.

 

 

마커스는 출판사의 압박으로 해리 사건을 책으로 쓰기로 하고 해리는 75년 7월, 놀라에게 자신은 유명 작가가 아니라고 고백하며 책을 쓰러 별장을 엘리야로부터 빌렸지만 이제 돈도 다 떨어졌고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 놀라는 자기가 해결하겠다고 했고 그는 알겠다고 했지만 떠날 결심을 한다. 하지만 엘리야가 소설을 끝낼때까지 그 곳에 머물라고 말했고 그는 열심히 소설을 쓴다. 

 

스턴의 집에 놀라의 누드화가 걸려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림을 그린 사람은 루터였다. 그리고 놀라의 유해에서 나온 악의 기원의 필적이 해리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게다가 놀라는 프랫 서장에게 오랄섹스를 해 그를 성범죄자로 만들어 버리기도 했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이성과 열정 사이에서 끝없이 선택을 해야 하는 곳이네. 이성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되고, 열정은 파괴적일 때가 많지.

 

마커스의 책은 출간도 한참 전에 이미 기사회 되기 시작한다. 덕분에 오로라 주민들의 미움을 받고 급기야 누군가의 방화로 인해 집까지 타버렸다. 마커스는 게할로우드 경사와 만나 루터의 여동생을 만난다. 루터는 그림에 재능이 있고 결혼할 여자도 있던 행복한 남자였다. 다만 필드골 단이라는 불량배 무리를 만나 혼수상태에 빠지고 목숨을 구했지만 얼굴은 다 망가졌다. 파혼당하고 그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2년뒤 우연히 엘리야 스턴을 만나고 그가 루터에게 일을 주고 그림도 그리게 도와주었다. 마커스와 게할로우드는 루터의 필적감정을 해본다. 

 

한편 혐의를 벗은 해리는 마커스에게 이별을 고한다. 한편 놀라는 루터의 그림 모델을 하고 있었다. 놀라는 루터의 전 약혼녀를 닮았었다. 그것 뿐 두 사람의 사이에도 엘리야 스턴과 놀라 사이에도 다른 관계는 없었다. 그리고 프랫이 모텔에서 살해되었다.

 

실패를 사랑하는 범을 배우게.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실패니까. 승리의 맛을 선사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바로 그 실패들이니까. 

 

제니의 아버지이자 태머라의 남편 로버트 퀸은 태머라가 갖고 있던 쪽지를 놀라의 부탁으로 없앴다고 마커스에게 고백했다. 그리고 놀라의 무덤에 있던 원고의 글씨는 루터 케일럽의 글씨로 밝혀졌다. 루터 케일럽에게 모든 오명이 갔다. 마커스는 책 집필을 마쳤다. 책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놀라는 모두를 울린 소녀가 되었다.

 

하지만 책은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번째로 놀라에겐 어머니가 없었다. 어머니에게 학대 받던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마커스는 해리를 만나러 갔지만 해리는 오로라의 갈매기라는 책만 남겼다. 그 책이 진실을 알려줄 것이라면서. 마커스는 놀라의 어머니가 화제로 세상을 떠났고 그 때 불을 낸 사람이 놀라라는 것과 놀라는 인격분열로 자기 엄마가 되어 스스로에게 벌을 가했다. 그때마다 데이비드(놀라의 아버지)는 음악을 크게 틀어 놓았었다. 

 

한편, 해리의 집에 불을 지른 것은 로버트 퀸으로 밝혀졌다. 또한 호수 아래서 38구경 권총과 놀라라는 이름이 새겨진 금 목걸이가 발견되었다. 로버트 퀸은 고백했다. 놀라가 걸어가길래 태워준다고 했고 외로운 그는 놀라의 머리카락을 만져보려고 했는데 놀라가 도망갔다. 그는 놀라를 따라잡으려 했지만 그애는 데보라 쿠퍼의 집으로 도망갔고 그는 그렇게 범행을 저질렀다고. 

 

* * * 스포일러 * * * 

 

하지만 곧 다른 진실이 밝혀진다. 범인은 제니와 그의 남편인 트래비스 던이었다. 마커스의 집에 불을 지른 것도 제니였고 프랫을 죽인 것도 트래비스였다. 그리고 또 다른 진실도 밝혀진다. 악의 기원을 쓴 것이 해리가 아니라는 것. 

 

루터는 놀라가 해리의 집에 둔 편지를 가로채 해리인 척 답장을 쓴다. 놀라는 그 편지에 또 답장을 한다. 그렇게 놀라와 루터가 주고 받은 편지가 악의 기원이 된다. 루터는 책을 써 해리에게 봐달라고 부탁하며 원고를 놓고 갔고 한 달 뒤에 그가 죽게 되자 해리는 그 책을 자신의 이름으로 출간하게 된다. 

 

사실 엘리야 스턴은 루터의 인생을 망친 불량배였다. 그는 죄책감 때문에 루터에게 도움을 주었었다. 루터는 해리와 놀라가 떠나기로 한 것을 알고 마지막으로 놀라에게 작별을 고하러 왔다. 1975년 8월 30일 새벽이었다. 

 

루터는 가지고 있던 타자 원고를 우편함에 넣어두기로 했다. 그녀가 행복하길 바라며 "잘 가, 사랑하는 놀라' 라고 썼다. 빨간색 원피스를 입은 그녀는 우편함에 원고를 꺼내 읽고 울면서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해리와 같이 떠날거라 예상했는데 루터가 쓴 편지를 보고 작별인사를 한 것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그 날 저녁 놀라는 집 밖으로 나왔고 루터는 놀라를 차에 태웠다. 두 사람이 놀라의 부탁대로 해리와 만나기로 한 모텔로 가는 것을 트래비스가 발견한다. 그는 제니가 사랑하는 것이 루터라고 착각을 하고 있었다. 그는 사이렌을 울리며 루터를 쫓았고 두 사람은 숲 안에서 차를 세우고 도망쳤다. 

 

데보라가 본 것은 트래비스에게서 도망치고 있는 놀라와 그의 뒤를 따라가고 있는 루터였다. 그녀는 쫓기고 있지 않았다. 트래비스가 데보라에게서 진술을 듣고 루터와 놀라는 헤어졌다. 놀라는 모텔로 향했다. 트래비스는 루터를 발견했다. 그는 루터를 구타했고 놀라는 루터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그녀가 발견한 것은 숨을 거둔 채 늘어진 루터였고 프랫과 트래비스는 그 장면을 목격한 놀라가 도망가자 그녀를 쫓는다. 프랫은 데보라에게 총을 쏘았다. 

 

* * * 스포일러 * * * 

 

기본적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추리 스릴러의 기본 틀을 하고 있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추리 소설의 흥미진진함과 미스터리와 긴장감을 잘 유지하면서 갖가지 복잡하고 다양한 삶의 이면들과 개개의 관계들, 또한 작가의 자세, 작가의 삶, 작가와 글에 대한 풍부하고 폭넓은 생각들을 비춰준다.

 

해리가 주는 가르침을 우리 또한 감사하게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사건의 진실을 즐겁게 찾아가면서 말이다. 

 

한편, 열 다섯살과 서른 여섯 살 남자의 '사랑'에 읽는 내내 거부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무리 아름답게 포장을 한다고 해도, 본인들이 서로 진심인 관계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열 다섯살과 사랑을 경험한 적이 있는 여성이자 한 개인으로 그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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