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받으라 / 박해로
네오픽션 / 리디셀렉트
저자의 전작이 살이라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전작에 비해 엄청나게, 눈부시게 발전해서 정말이지 놀랐다.
전작이 케릭터와, 스토리, 공포 분위기, 관계 설정 등 전부 공포 소설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작품은 모든 거추장스러운 것들을 전부 제거하고 이야기와 공포(무속신앙과 오컬트적인 느낌)에 집중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제법 만족스럽게, 지루하지 않게 읽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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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1876년 금생재륜교의 교주 장일손이 현령 김광신의 명령으로 천주교도로 몰려 망나니 석발에게 죽임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하늘이 어두워지고 핏빛 비가 내린다. 장일손의 내린 저주에 의해 목이 잘린 장일손을 계속 보던 석발은 선녀 보살을 찾아간다.
그리고 1976년, 돌아래마을의 목사 정균은 신학교를 졸업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 위해 작은 산골 마을에 자리를 잡고 교회를 개척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르며 함께 예배를 드리던 평범한 나날이었다. 갑자기 마을의 무당 월수보살이 사라지고 그녀의 딸 묘화는 교회를 가고 싶어했지만 마을 사람들의 멸시와 방해로 가지 못하던 중, 난정호에서 십자가를 주웠고 예수님을 만나 기적을 행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정균은 10대 후반에 귀신이 보이고 들러 붙어 끔찍한 몸살에 고통 받다가 장군 보살을 만나 귀신을 떼어 내고 후에 예수님을 알게 되고 목사가 되었었다. 장군 보살은 절대 귀신이나 무당이 있는 곳에는 가지 말라고 당부를 했고, 과거에 굉장히 고생하며 아팠던 기억이 두려워 그는 묘화를 두려워하며 기적을 일으켰다고 말하는 마을 사람들의 권유에도 그 아이를 보러 가지 않았다.
곧 마을 사람들은 못 걷는 할머니를 걷게 하고 취직을 시키고 기적을 일으키는 묘화를 묘화 아가씨로 여기며 교회에 나오지 않게 된다. 그러다 묘화를 싫어하던 순남이 뱀에 물려 죽고, 묘화는 자신에게 메달리는 순남의 부모에게 순남을 살려보겠다고 한다. 한편 예전에 겪었던 몸살을 다시 겪게 된 정균은 두려움에 맞서 묘화를 만나보기로 한다. 그리고 묘화가 순남을 살린다고 했던 곳으로 간다.
한편, 마을에 세 명의 신부가 들어왔다고 했지만, 그들은 신부들이 수학선생이자 애란의 아버지인 영준이 부른 무당으로 묘화에게 역살을 날려 그녀를 죽이고 그녀가 얻었다는 영물을 얻기 위한 욕심으로 온 것이었다. 순남은 묘화에 의해 좀비처럼 살아나지만 정균이 굿을 가로막고 묘화의 뒤에 서 있는 머리가 긴 예수님을 닮은(묘화가 예수님이라고 믿었던) 귀신의 존재를 보게 된다. 정균과 영준이 부른 세 무당에 의해 묘화의 굿은 멈추게 되고 묘화는 몸이 찢겨 죽게 된다. 정균은 전과 달라진 마을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게 되고 애란의 집으로 가는 도중 소설가 이병호와 함꼐 간다.
소설가 이병호는 정균에게 과거에 일들을 말해준다. 1876년 장일손이 창시한 금생재륜교는 심전심활술이라는 비법으로 죽음에 처한 사람이 지정한 다른 이의 몸에 정신이 들어가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비법이었다. 이를 통해 신분 때문에 출세길이 막힌 젊은이들이 사교를 적극 지지하고 권력자들의 육체를 장악한 후 나라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야먕도 갖고 있었다. 정균의 조상 중 다흥 김씨 사람 현령 김광신이 있었고 같은 다흥 김씨로 재주와 인맥이 좋음에도 서얼이라는 신분 때문에 벼슬길에 나가지 못하는 김육설이라는 자가 장일손의 수제자였다. 김육설은 장일손의 도움을 받아 김광신의 육체를 뺏는데 성공했지만 막상 현령의 자리에 앉아 권력과 돈을 맛 본 김육설은 자신이 연류된 금생재륜교가 아닌 천주학의 누명을 씌워 장일손을 죽인 것이다. 장일손을 죽인 석발은 자꾸만 그의 귀신이 나타나자 선녀보살에게 도움을 청해 그녀의 수양딸 앵두를 인질로 장일손의 혼백을 달래기 위해 선녀보살에게 도움을 받아 김광신의 목을 잘라 죽인다. 김광신이 조카 김중선이 석발과 선녀보살까지 죽이고 앵두도 죽이려고 한다. 선녀 보살은 죽기 전 두 개의 해가 뜨는 날에 돌아오겠다는 저주를 내리고 죽는다. 소설가 이병호는 김중선의 하급관리였지만 어린 앵두를 불쌍해 여겨 살려 도망친 남자의 후손이었다.
한편 묘화를 죽이려던 세 무당은 궤짝에 담긴 영물에 의해 죽고 우사만 살아 남아 도망친다. 그러나 순남의 아버지와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히고 김동우 측과 순남 아버지측이 대립하며 갑자기 우사가 괴이하게 죽고 조필순 노인이 날뛰고 갑자기 마을이 아수라장이 되면 모두 광기에 휩쌓인다. 김동우와 애란이,이장은 교회로 가기로 하다가 정균은 김집사 부부를 데려가기 위해 일행을 먼저 보낸다. 가던 길 묘화의 집에서 궤짝을 본 정균은 그것이 하나님의 십자가라고 믿고 정신을 잃으며 쓰러졌다.
이병호에 의해 정신을 차린 정균은 마을사람들끼리 서로 죽이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교회로 가던 중 이병호는 죽고 도착한 교회는 불타고 있었고 목이 잘린 시체가 보였고 다흥 김씨 종친회 회원이 관광버스를 타고 가다가 추락해 다수가 죽었다는 소식도 접한다. 김동우에게 갔다가 자신을 죽이려는 그를 죽이고 집으로 돌아온 정균은 패배자의 기분으로 잠에 빠진다. 잠에서 깨어낫을 때 그를 맞이한 것은 부모님과 장군 보살로 그들은 정균이 간택되었다고 말한다. 그가 18살 때 보았던 귀신, 그가 바로 장일손이였던 것이다. 정균의 등에서 황금 십자가가 나타났고 그것은 신칼이었다. 정균은 사람들에 의해 동굴로 끌려 갔고 장일손 교주의 정신이 들어 있던 거북이를 죽이고 그의 정신을 정균에게 불어넣으려고 하고 있었다. 죽음 직전의 정균을 구한 것은 이인우(앵두를 구한 이병호의 증조 할아버지)였고 그는 정균의 동의 하에 정균을 죽인다.
그리고 에필로그로 그 모든 것이 쉽게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하며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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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에서 보니 곡성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하는데, 아마도 역살을 날린다는 부분 때문인 것 같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전혀 달랐다. 사교와 전통 신앙이 잘 버무려져서 공포스럽고 오컬트 적인 분위기를 잘 만들어 냈고 지루할 틈 없이 이야기를 끌어 나갔다. 다만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기독교를 등장시켜 사교와 대립시키려는, 혹은 주인공 정균의 바른 의지를 나타내기 위함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독실한 기독교 목사님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운다는 부분도 좀 당황스러웠고 에필로그와 기타 여러 부분들이 기독교인들에게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막 몰아치다가 후반에 가서는 조금 피치가 떨어진 듯한 느낌도 살짝 아쉬웠지만, 근래에 본 공포 소설 중에 단연 구성이나 오컬트적인 분위기에서는 최고가 아니었나 싶다. 살에 이어 신을 받으라가 급격히 발전 되어 이 다음 소설은 또 얼마나 발전된,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줄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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