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인윈도 / A.J. 핀
비채 / 리디북스

읽으면서 또 읽고나서도 떠오른 책이 있다. 아마 읽은 사람들은 대부분 떠오르지 않을까. 바로 폴라 호킨스의 걸온더트레인이다. 제목부터 비슷하다.
https://10000books.tistory.com/107
우먼 인 윈도 /걸 온더 트레인
기본적인 구성과 반전, 상황 같은 것이 굉장히 비슷하다고 느꼈는데 자세하게 풀어보자. 사실 이 광고 글을 보는 순간부터, 약간 비슷함을 느꼈다. 아니다 제목부터 느꼈을 것이다. 여튼 걸온더트레인을 꽤 재미있게 봤기 때문에 선택을 했다.
읽히기는 매우 술술 읽혔다. 가독성면에서는 짧고 간결한 문장에 날짜별로 딱딱 떨어져서 걸온더트레인보다 낫다. (걸온더트레인은 3명의 여성의 시점이 교차된다. 그 중 한 명의 이름이 또 공교롭게도 애나이다.)
주인공 애나는 사고 이후 남편과 딸과는 떨어져 혼자 지내고 있다. 그녀는 광장 공포증에 걸려 밖을 나가지 못한 채 집 안에서만 지내고 있으며 모든 생필품과 약을 배달을 시키고 상담도, 운동도 집에서 한다. 그녀의 직업은 정신과 의사이다. 아이들을 중심으로 상담을 했다. 하지만 그녀는 현재 아고라라는 사이트에서 같은 증상을 갖고 있는 광장 공포증 환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상담을 해준다.
그녀의 즐거움은 창 밖으로 이웃들을 살피며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것이다. 대부분은 살펴보고 사진은 종종 찍는다. 그러다가 이웃에 이사온 러셀 부부와 그의 아들 이선을 보게 된다. 이선 러셀이 먼저 그녀를 찾아오고 엄마가 선물을 해줬다며 향초를 건넨다. 그리고 선물을 보낸 제인 러셀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애나는 제인에게 매력을 느낀다. 그러나 창문으로 바라보는 중, 제인이 누군가에게 칼로 찔려 쓰러지는 모습을 목격한다. 경찰에 신고를 해봤지만 경찰도, 러셀도, 누구도 전부 그녀의 말을 믿지 않는다.
"술을 너무 많이 드셨네요."
"정신과 치료를 받고 계시다면서요."
걸온더트레인의 주인공도 알코올에 취해 거의 제정신이 아니다. 남편의 외도로 가정이 붕괴 되었으며 기차를 타고 가며 자신이 살던 집을 훔쳐보다가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둘 다 가정의 기반이 무너져있고 취약해져 있으며 알코올에 의존하며 주변 사람들은 그녀들을 믿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 사건을 만나게 된다. 아무도 그녀들을 믿지 않는다. 혼란과 괴로움 고통이 지나가고 그녀들은 결국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내가 이 소설에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장면은 에드와 올리비아가 죽었다는 사실이다. 사고의 이야기를 보면서도 그 힘든 와중에도 어떻게든 살아 났구나 싶었는데 결국 살아남은 것은 그녀 뿐이었다. 또한 범인은 처음부터 예상이 되었다. 워낙 등장인물과 경우의 수가 적어서 몇 가지로 추려내다보면-, 그리고 처음부터 느낌이 딱 왔다.
*
우먼인윈도를 먼저 봤다면 느낌이 달랐을지 모르겠지만, 비슷한 설정 - 주인공 여성이 정신적으로 알코올에 의존하며 매우 취약한 상태에서 살인을 목격하고 그에 대해 아무도 믿어주지 않고 결국 진실에 다다른다 - 에 구성이 좀 더 허술하지 않았나 싶다. 더 뛰어난 점도 있다.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광장 공포증과 가족을 잃은 슬픔과 상실감, 고통등이 생생하게 전달이 되었고 그래서 좀 더 애나에게 몰입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평들처럼 지속적인 술과 가운에 대한 반복된 묘사가 약간 거슬렸다. 매번 술에 취해 자포자기한 상태도 계속 되니 지루할 수 밖에 없었다.
가볍게 읽을만한 소설로는 괜찮지만, 막 추천하는 정도는 아니고 무섭지 않고 흥미롭고 흡입력 좋은 (크게 잔인하지 않고 여성이 화자라 좀 부드러운 느낌이다) 스릴러를 원한다면(나를 찾아줘 같은 스타일의) 읽어볼만 하다. 참고로 걸온더트레인도 함께 즐기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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