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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을 쏴라 / 정유정
은행나무 / 리디북스
7년의 밤이란 책 한권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정유정 작가.
내 심장을 쏴라는 7년의 밤보다, 28보다 훨씬 더 좋았다.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문장문장 배여있는 유머러스함과 자신의 존재와
자신을 살아있게 하는 중심에 대한 고찰이 찬찬히 다가왔다.
초반이 무척 지루해서 읽는데 좀 어려웠다. 그런데 승민과 수명의 케릭터, 그리고 그 외
수리병원 인물들에게 익숙해지고 그들을 알게 되면서는 페이지가 쑥쑥 넘어갔다.
특히 내 마음을 건드렸던 부분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첫번째로 우울한 청소부(수험생)의 눈에 어른 거린 뭉게구름 부분.
인생의 바닥까지 다다랐던 알콜 중독자가 꿈을 갖는다.
사회복지사의 꿈을 안고 공부를 시작한다. 그가 갖는 삶과 꿈에 대한 희망.
그것을 눈에 어른 거린 뭉게구름이라 표현한 부분에서 가슴이 뭉클했다.
또, 승민이 본 별들의 바다.
그토록 가까운 거리에서, 그토록 많은 별을 본 건 처음이었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바다로 흘러 들어온 기분이었어. 비가 내리듯 별똥별이
떨어지고 갖가지 색의 별들이 궁륭을 이루는 바다. 별들의 바다. 아름다웠어.
숨이 막힐 만큼. 그대로 죽고 싶을 만큼.
우울한 청소부의 눈에 어른거린 뭉게 구름과 승민이 본 별들의 바다.
우리가 찾아야 할 별들의 바다.
별들의 바다가 아니면 심장을 쏴버리라는 세상을 향한 승민의 외침.
정말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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