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 러네이 엥겔른
웅진지식하우스 / 리디북스
외모 강박은 아프다. 외모 강박은 수많은 여성에게 우울증과 분노를 유발한다. 뿐만 아니라 여성의 시간과 돈, 에너지를 앗아간다. 그리고 꿈과 삶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한다. 세상을 마주하는 대신 계속 거울을 마주하게 한다.
꽤 오랜 대여기간이 있었는데 대여종료 14시간 전에서야 책을 다 읽었다. 이 책은, 아마도 연말에 올해 읽은 책 베스트 3에 속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좋았다. 종이책을 사서 주변 사람(남자 포함)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
초반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반감이었다. 당연히 여자라면 날씬해지고 싶고 예뻐지고 싶고 외모를 가꾸고 그런게 당연한게 아닌가. 왜나면 한국 사회에서 '미모'라는 것은 권력이니까. 똑같은 일을 해도 외모가 아름다운 사람이 훨씬 더 좋은 대우를 받으니까 뭐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찌보면 저자를 비웃으며 읽었다. 하지만 점차 진행될수록 그따위로 건방진 생각을 했던 나 자신을 반성했다.
우리가 스스로 드러내는 방식이 다른 사람이 우리를 대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외모가 인간관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우리가 아름다움에 쏟는 시간과 돈을 어느 정도는 다른 것을 위한 노력으로 바꿔놓을 수는 없는지, 그리고 그럼으로써 여성의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지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이상화되고 대상와 된 여성의 이미지. 자신의 몸을 '자신'이 아닌 '대상'으로 여기게 하는 이미지를 내보내는 미디어, 미디어의 여성 이미지와 자신을 계속 비교하며 고통스럽고 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자신을 비하하고 끊임 없이 피곤하게 하고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는 신체 모니터링을 지양하고 우리가 우리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기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은 너무 많다.
확실히 말하지만, (저자가 강조했듯이) 이 책에서 외모에 대해 신경을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생물학적 아름다움이란 유전적이고 오랜 진화에 걸쳐 이루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 특히 외적이고 이상화 된 아름다움에만 집착하는 시간에 좀 더 다른 가치에 투자를 하자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인정 받고 싶을 때, 혹은 다른 사람에게 나를 인정 받고 싶은 부분이 오로지 '넌 예뻐. 넌 섹시해. 넌 아름다워. 넌 몸매가 정말 멋져.' 이런 외적인 부분만 인정 받고 싶은걸까. 물론 자기 관리를 잘한 사람에 대한 노력에 칭찬을 해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그렇지만 외모 때문에 다른 많은 장점들이 무시되는 것을 더이상 두고보지 말자는 거다.
'넌 참 다정하고 친절해, 너는 항상 즐거움과 웃음을 줘, 넌 참 용감해 두려움이 없고 항상 진취적이야, 넌 예술적인 감각이 참 뛰어난 것 같아 항상 나도 네게 영감을 받아, 넌 필요할 때 항상 도움을 주는 좋은 사람이야'
나의 가치를 외적인 것이 아닌 내적인 것에서 더 찾기를 바란다고 하는 메시지다.
나는 여성이 외모를 가꾸는 모든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건 현실적이지 않으니까. 또한 대부분의 여성이 원하는 바도 아니고 말이다. 우리는 언제나 외모에 신경 쓸 것이다. 이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외모에 신경을 쓰느라 다른 중요한 목표에서 멀어질 때 발생한다. 이제는 외모에 신경을 쓰면서도 그에 맞춰진 눈금판을 조금 낮출 필요가 있다.
'거울로부터 고개를 돌려 세상을 마주하라 ' 이것이 저자가 우리에게 주는 큰 메시지이다. 외모 강박은 상처가 된다. 그리고 세상과 나를(내면의) 바꾸는 일에는 소홀해 지기 때문에 문제이다.
세상에서 보는 그대로 우리 몸을 대상으로 삼아 평가하지 말고,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하게 해주는 '몸'자체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몸의 기능에 좀 더 충실하자는 것이다. 운동할 때도 체중감량보다 '스트레스 감소, 건강 증진에 초점을 맞추어 몸의 움직임과 몸에 기능에 초점을 맞춘다면 훨씬 더 즐겁고 지속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을거라고 말해준다.
당신의 꿈과 욕망이 사회가 당신에게 기대하는 (외적인 ) 모습보다 훨씬 더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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