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가족
고령화 가족 / 천명관
문학동네 / 리디북스
천명관님의 고래를 읽고 그 힘있는 문체와 탁월한 이야기에 빠져
그 분의 대표작들을 한꺼번에 구입!
박해일, 윤여정, 공효진이 주연으로 출연했던 고령화가족 영화를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 작품이 천명관 작가님 소설이 원작인 줄은 몰랐었다.
고래랑 비교하자면,
고래에서 보여주었던 그 강력하고 정신을 쏙 빼놓을 정도의 강하고 힘있는 이야기는
아니였지만,
그래도 시선을 뗼 수 없는 이야기들과 그 안의 크고 작은 감동과 슬픔과 울림이 좋았던 소설이다.
"일찍이 꿈을 안고 떠났지만 그 꿈은 혹독한 세상살이에 견디지 못하고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이 문장이 마음에 걸려 몇 번이나 반복해 읽었다. 그 떄마다 너무나 슬퍼졌다.
"지루한 일상과 수많은 시행착오, 어리석은 욕망과 부주의한 선택...... 인생은 단지 구십 분의
플롯을 멋지게 꾸미는 일이 아니라 곳곳에 널려 있는 함정을 피해 평생 동안 도망다녀야 하는
일이리라. 애초부터 불가능했던 해피엔딩을 꿈꾸면서 말이다."
"나의 진짜 삶은 언제나 미래에 있을 거라고 믿었다. 그 결과 나에게 남은 것은 부서진 희망의
흔적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헤밍웨이처럼 자살을 택하진 않을 것이다. 초라하면 초라한대로
지질하면 지질한 대로 내게 허용된 삶을 살아갈 것이다. 내게 남겨진 상처를 지우려고 애쓰거나
과거를 잊으려고 노력하지도 않을 것이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겟지만 그것이 곧 나의 삶이고
나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꿈과 가정, 모든 것을 잃은 남자가 엄마에게 돌아가고 가족들을 다시 만난다.
몰랐던 것들을 알아가고, 잃어버렸던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떄로는 웃기고 때로는 유쾌하면서
때로는 가슴을 아프게 하고 또 한편으로는 코를 찡하게 하는 감동도 준다.
소중하지만 가볍게 생각했던 가족과 현실, 삶에 대해 환기시켜 준 계기가 된 것 같다.
+영화 고령화 가족도 보았는데,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책의 감동을 반에 반에 반도 표현하지 못해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