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은혜, 하나님의 은혜 - 리 스트로벨
은혜,은혜, 하나님의 은혜 / 리 스트로벨
두란노 / 리디북스
리 스트로벨의 세번째 책이다. (내가 읽은 기준에서다) 이 책은 정말 감동적이고 은혜가 넘쳐서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읽는 내내 눈가가 촉촉해지며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듬뿍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신앙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유익한 무언가를 얻어 갈 수 있을 것이고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색다르고 큰 감동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변신 전 후를 알려주는 (정리나 미용, 등 변화 전후를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처럼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역시 The case for grace란 원제목은, 은혜를 입은 여러 사람들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채우고 있다. 케이스는 그러한 의미이다. 이번에 리 스트로벨이 만난 사람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삶이 바뀐 여러 사람들이다. 물론 너무나도 극적이고 엄청난 변화가 있는가 하면 평범하고 있을법 하면서도 마음이 완전히 바뀐 것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극적이고 놀라운 변화로 놀랍고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가장 먼저 소개된 케이스는 스테파니 패스트의 이야기였다. 그녀의 과거는 낯설지 않은 곳에서 시작한다. 바로 한국에서다. 50년대 발발한 6.25(한국전쟁)에 참여한 미군의 아이였을 그녀는 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로부터 버려진다. 4살이라는 정말이지 어린 나이에 혼자 살아남으려 한 그녀의 삶은 정말이지 끔찍했다. 온전히 한국 아이에게도 힘들었을 그 아이의 삶은 혼혈이라 튀기라고 불리며 몇 배로 더 고달퍼졌다. 음식을 움치며 얻어맞고 죽임을 당할 뻔 하고 7살의 나이에 한 청년을 따라가 고아가 모인 곳에서 지내다가 여러 명의 노리개가 되기도 했다. 농부들이 하수구에 그녀를 던져 넣었고 목숨이 위험하던 그녀는 월드비전 간호사인 아리리스 에릭슨에 의해 구조된다. 하지만 한국 전쟁 이후 도처에 버려지던 아이들이 많았던 터라 그 곳에 가장 나이가 많았던 9살의 스테파니는 기저귀를 빨며 아이들을 돌보았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미국인 선교사 부부에게 입양이 되었다. 원래 그들은 어린 남자아이를 입양하려고 했고 이름을 스티븐으로 지으려고 했지만, 그녀를 만나 그녀에게 스테파니라는 이름을 주었다. 입양이 되었다고 그녀의 외적인 삶은 편해졌지만 그녀의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을 이 집의 식모라고 생각했다. 언제 나에게 일을 시킬까, 내가 뭔가 잘못하면 쫓겨 나는게 아닐까 하던 그녀는 한 아이가 그녀를 향해 "넌 그 집의 딸이야"라는 말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그녀는 미국에서 열 일곱 번째 생일을 앞두고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 한국인의 흔적을 지우고 완벽한 미국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자신을 튀기에 쓰레기처럼 생각했다. 그러나 예수님이 자신을 이해한다는 것을 깨닫고 꾹꾹 참아난 눈물을 쏟아낸다.
예수님이 나를 아신다, 그런데도 나를 사랑하신다!
예수님은 그녀의 모든 수치, 두려움과 분노, 외로움을 다 아신다. 실수로 태어난 죄의 결과물, 혼혈아, 강간당하고 학대당하고 마음속에 지독한 분노가 있고 용서할 마음이 없는 그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다.
그녀는 이렇게 고백했다.
솔직히 고백하건데 제 삶에 없었더라면 더 좋았을 뻔한 사건은 하나도 없습니다. 왜냐고요? 제 삶의 모든 일이 저를 예수님께 인도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펴내기도 한 스테파니 패스트. 한국계 미국인인 그녀가 궁금해 찾아보았다.
그녀가 과거에 어떤 일을 겪었든, 어떤 삶을 살았든 사진으로 보이는 그녀는 행복하고 온화하고 사랑 넘치는 따뜻한 눈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녀의 삶에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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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의 저드 윌하이트는 14살에 처음 대마초를 접했다. 대마초와 술이 필로폰과 코카인으로 이어지고 그의 삶은 통제불능이 되었다. 물건을 훔치고 차를 훔쳐 난폭 운전을 하고 처음 대마초를 한 14살부터 17살, 4년간 그는 모든 것이 몽롱했다. 혼합 마약을 한 뒤 여전히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해 하면서도 깨어나자마자 다시 마약을 주사하는 그는 이러다 죽을지도 모르지만 죽어도 좋다, 라고 생각했다.
그 끔찍한 순간에 그는 하나님을 찾았다. 하나님, 도와주세요! 저는 완전히 엉망이 되어 버렸습니다. 하나님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간절하게 부르짖던 그는 다음날 마약을 전부 버렸고 금단 현상을 견디며 교회에 다니게 되었다. 다행히 교회 공동체는 그가 마약 중독자라는 것을 알았지만 판단하거나 정죄하지 않고 존중해 주었다. 그는 온갖 범죄의 도시 라스베가스에서 목회를 하게 된다. 그는 술고래, 중독자, 노름꾼,낙오자, 창녀, 사기꾼 등 죄인들을 하나님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일컬으며 그들을 하나님의 은혜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그는 그들이 엉망, 정말 엉망이라고 한다. 하지만 하나님께는 하나하나 다 중요한 이야기라고 한다. 작년에만 그 엉망인 2천 여명에게 세례를 베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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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즌 크레이그는 모범생이고 착한 학생이자 과학광이었다. 하지만 잘나가고 착한 그에게도 하나님의 은혜는 필요했다. 회의론자였던 그는 딱히 뭐라고 꼬집어 말할 수 없는 불안감과 소외감을 겪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그 사람의 문제들을 다루기 시작하며 그는 교만, 잘난 척, 이기심, 온갖 기만과 잘못된 욕망에서 벗어나 예수님을 통해 은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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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왕궁의 종교 고문이었던 아버지와 평화롭게 지내던 크리스토퍼 라펠은 공예가에게 십자가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이유없이 그것이 갖고 싶었던 그는 크메르 루주가 캄보디아가 장악하며 도시를 강재로 소개할 때도 그것을 갖고 있었다. 가족들은 모두 죽고 끔찍한 노동과 극악한 살인 정권에서 살아남아 탈출했고 예수님을 만났다. 이후 그는 폴 포트 정권이 몰락한 뒤 다시 캄보디아에서 교회를 지었고 항 핀이라는 자를 만났다. 그는 예수님을 만나 크게 변화했고 누구보다 최고의 봉사자였다. 하지만 그와 연락이 끊기고 나중에서야 그가 자신의 가족과 사촌을 죽인 골수 크메르 루주라는 것을 알게 된다. 그는 기자의 추적에 자신의 신분을 드러내고 범행을 자백했고 순순히 반인도적 학살과 고문죄로 재판을 받았다. 종신형이 선고 된 그는 프놈펜의 교도소에 수감되었는데 라펠은 그를 찾아간다. 자신의 사촌을 죽인 그가 원망스러웠을 법 하지만 라펠은 그에게 말한다.
나는 당신을 그리스도 안의 형제로 사랑합니다. 당신이 제 가족들에게 저지른 일에 대해 당신을 용서합니다.
그는 눈물을 보였다. 그는 자신이 죽어 마땅하고 이런 벌을 받아 마땅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감사가 넘친다. 그는 다른 죄수들에게 예수님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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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의 삶은 강도, 마약 밀매인, 화폐 위조범, 사기꾼이었다. 주먹에 맞고 총격을 당하고 칼에 찔렸으며 돈방석에 앉았다가 마약으로 다 날려버리고 결국은 쓰레기통을 뒤지는 노숙자가 되었다. 하지만 식사와 옷을 구하기 위해 앞서 마약 중독자에서 라스베가스의 목사가 된 저드 윌하이트의 교회를 찾아간다. 지저분하고 더럽고 냄새가 나는 그에게 미셀이라는 자원봉사자가 다가와 말한다.
선생님, 안아 드려도 될까요?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그 순간 코디 허프의 내면에 영적인 불꽃이 튀었다. 그녀가 겉모습이나 냄세에 개의치 않고 그를 포옹해준 것에서 그는 하나님의 순전한 사랑을 느꼈다. 그는 세례를 받고 교회의 자원 봉사자가 되고 교회의 아는 사람을 통해 일자리와 거처를 얻었다. 그는 현재 안수받은 사역자로 라스베가스의 한 교회를 섬기고 있고 자원봉사 책임자로 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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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미첼은 신학교를 졸업한 사역자였다. 하지만 그는 간음으로 혼인 서약을 어겼다고 고백하며 교회에서 사임했다. 잘나가던 강사이자 사역자였던 그는 점차 교만과 방어적인 태도와 원한이 계속 쌓이다가 한 유부녀와 외도를 저지른다. 그는 아내 하이디에게 고백을 했고 그녀는 그 모든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극복하고 남편을 용서했다.
제 상처가 너무 깊었어요. 그냥 용서하기로 결단한 겁니다. 어쨌든 은혜는 감정이기 전에 결단이니까요. 전혀 쉽지 않았어요. 브래드를 용서한다는 건 제게 정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관계적으로도 모두 고통스러운 일이었어요. 하지만 예수님이 저를 용서하시려고 십자가에서 당하신 고통에는 비할 바가 아니죠. 그리스도가 겪으신 일에 비추어 볼 때 어찌 제가 브래드에게 용서를 거둘 수 있겠습니까?
그 이듬해에 제 영혼이 가장 크게 자랐습니다. 정말 굉장했어요. 삶을 바꾸어 놓는 교훈을 수없이 많이 배웠죠. 결혼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하나님과 그분의 선하심, 신실하심, 은헤에 대해서 말입니다. 이 부분만은 무엇과도 바꾸고 싶지 않아요. 그 과정을 통과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저는 없을 겁니다. 자신해서 선택한 일은 아니지만, 하나님은 그 경험을 통해 저를 이전 어느 때보다도 그분께로 더 가까이 이끌어 주셨습니다.
그들은 현재 부부관계 바로 세우기 라는 이름의 사역기관을 통해 의사소통, 친밀함, 갈등 해결 등에 대해 강의했다. 하이디는 남편의 외도 때문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묻는 여자에게 말했다.
예, 우리가 도와드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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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여러가지 케이스를 통해 리 스트로벨은 하나님의 은혜를 전달하고 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완전히 360도 달라자지는 성공 스토리처럼, 극적이고 끔찍한 고난을 벗어나 하나님의 은혜로 새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들과 함께 착하고 똑똑하고 앞날이 창창한 평범한 청년이 교만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은헤를 체험하는 다양한 케이스는 매우 아름답고 또 은혜로웠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몇 번이나 울컥했다. 또한 정말이지 행복했다. 그 사람들의 고난을 함께 겪은 듯 괴롭고 힘들었지만 결국 하나님의 은혜가 다가올 것을 알고 하나님의 은혜로 바뀐 그들의 아름다운 삶을 보며 감격에 목이 메였다. 이토록 감정적으로 행복하게 만들고 하나님의 은혜에 온 몸을 푹 담구고 있는 것처럼 즐거운 책 읽기 경험은 새로웠다.
고난은 끔찍하고 견디기 힘들고 피하고 싶지만, 그 고난 뒤에 항상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있다는 것을 알고 믿기에 견딜만 한 고난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