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6) 드라마,로맨스

앨저넌에게 꽃을 - 대니얼 키스

DORR 2020. 9. 1.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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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저넌에게 꽃을 / 대니얼 키스
황금부엉이 / 황금부엉이

 

 

 

 

 


앨저넌에게 꽃을은 IQ 70정도의 청년이 수술을 통해 IQ 185의 천재가 되고 수술이 실패하여 결국 다시 돌아가는 과정의 이야기다. 책의 형식은 그 청년, 찰리의 보고서 형식으로 기술되고 있다.

앨저넌은 찰리의 수술 전에 실험을 한 쥐의 이름이다. 부모와 가족에게 버림 받고 빵가게에서 일을 하는 찰리는 순수하고 밝은 청년이다. 남들이 자신을 놀리고 조롱거리를 삼아도 그들이 친구라고 믿고 더 똑똑해지고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한다. 수술을 받고 점차 그의 지능이 올라감에 따라 7,8살 아이 같았던 그의 보고서는 자신이 누구인지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며 점차 바뀌어간다.

읽고 쓰기를 알려주었던 선생님 앨리스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고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면서 찰리는 지독한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게 된다.

고어를 포함한 20개의 언어능력을 갖추고 자신을 실험한 박사들의 연구에 참여해 논문을 쓰고 그러다가 그는 깨닫게 된다. 결국 이 수술은 실패하고 자신은 예전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이전 실험대상이였던 앨저넌은 퇴행 후 결국 죽게 된다. 앨저넌을 집 뒤뜰에 묻고 항상 꽃을 주던 찰리는 자신의 퇴행도 준비하게 되고 결국 자신이 가게 될 시설까지 살피게 된다.


인간의 존엄성, 지식의 가치, 인간의 인간다움, 행복함의 척도, 진정한 성숙에 관해 한차례 물음을 던진다.



영화 리미트리스와 테드 창의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 단편 이해는 모두 갑작스럽게 증가한 지능에 따른 변화와 그로 인해 생기는 일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앞선 두 이야기가 두뇌와 지능의 발달로 인한 물리적이고 과학적인 것에 집중한 반면, 앨저넌에게 꽃을은 좀 더 감정적이고 휴머니즘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인간적인 애정이 뒷받침이 없는 지능과 교육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말이오.



아무리 뛰어난 지능과 능력에 '인간적'이 결여 된다면 그것은 무기가 될수도 있고 끔찍한 무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능이 높았던 찰리는 항상 외롭고 고독했다. 끊임없이 진실을 찾아야 했고 자기 자신과 싸워야했다. 하지만 빵집 청년 찰리는 행복하다. 본래의 긍정적이고 인간적인 면모를 다시 찾게 된다.

보고서의 마지막, 앨저넌에게 꽃을의 마지막 문장은 이것이다.


추신, 혹시 기해가 있으면 딧마당에 있는 앨저넌의 무덤에 꼿을 좀 놓아주세요.


이 마지막 문장에서 울컥해 눈물을 쏟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무엇이 그렇게 슬프고 무엇이 그렇게 감동적이였냐고 묻는다면 내 표현력과 감정을 드러낼 문장을 만들어 낼 능력이 부족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그저, 바보 청년 찰리가 -, 이렇게 말했기 때문이다.

 


똑똑해져서 인생에서 두 번째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기뻐요. 세상에 있는지도 몰랐던 많은 것들을 배웠기 때문이에요. 잠깐일지라도 그것을 볼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 저도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 황금부엉이 출판사에서 새로 번역된 앨저넌에게 꽃을을 재독했다. 훨씬 아름다워진 표지와 묘한 느낌의 삽화가 함께 한다. 무엇보다 좋은 책은 재독해도 다를바없다. 새벽에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다시 한 번 소리내서 울었다. 여러가지 많은 부분에서 생각할 거리들을 주지만 내 마음에 직접적으로 와닿아 슬프게 만들었던 것은 과거의 상처를 접하게 되고 자신이 비웃음을 당하며 인간적인 존엄성을 존중 받지 못했음을 깨닫고 다시 상처 받는 찰리가 그 모든 것을 다시 '상실'하게 된다는 점에서였다.

 

하지만 상실하지 않는 삶은 '고독'했다. 이전의 찰리는 모르지만 행복했다. 하지만 알고 있는 찰리는 고독하다. 그가 진정으로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정말 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치'는 누구에게나 그 무게가 다르니까.

다시 읽어도 너무나 좋은 책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고 싶다.